고려대학교 김준곤 교수와 서울대학교 이민재 교수 연구팀이 구리 이온에 의한 신경독성 물질 형성 원리를 밝힘으로써, 파킨슨병의 발병과정을 제시했습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데요.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몸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운동장애가 발생합니다. 그 원인으로 뇌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응집된 뒤 신경세포에 유입되어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다양한 응집체 중에서 구리 이온과 함께 결합된 응집체가 강한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해냈습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응집이 잘 발생하는 뇌의 흑질 부분에 구리 이온이 다른 부분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분자구조 연구, 세포독성에 대한 연구 등을 다각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알파-시누클린 단량체들이 서로 결합하여 섬유핵을 형성하고, 여기에 다른 단량체들이 이어져서 긴 섬유형태를 이룹니다.
반면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 단량체와 결합되면 거대 고리구조 형태가 만들어지면서 섬유핵 형성이 촉진되지만, 구조적인 뒤틀림 때문에 길게 신장되지 못하고 짧은 섬유가 형성되죠.
짧은 알파-시누클린 구리 응집체는 신경세포 안으로 쉽게 유입되고, 정상적인 세포 기능들을 방해함으로써 신경독성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이민재 교수와 김준곤 교수는 “이 연구는 구리 이온이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을 발생시키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분자와 세포 수준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세포의 금속이온 항상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습니다.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Angewante Chemie>에 2월 16일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