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 물 흡수하듯...리튬-황 기반 이차전지?!
종이가 물 흡수하듯...리튬-황 기반 이차전지?!
  • 박연수
  • 승인 2018.03.29 11:10
  • 조회수 2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도경 교수 연구팀이 종이가 물을 흡수하는 모세관 현상처럼 탄소나노섬유 사이에 황을 잡아두는 방식을 통해 리튬-황 기반 이차전지 전극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윤종혁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하고 김도경 교수, UNIST 이현욱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는데요.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Nano Letters>에도 게재됐습니다.

 

참고로 모세관현상이란 액체 등 유동성이 있는 물질이 매우 좁은 공간 안에서 응집력과 부착력의 작용에 의해 흡수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식물의 뿌리가 물을 흡수하는 원리나 물수건이 물을 빨아들이는 것, 알코올 램프의 심지를 통해 연료가 빨려 올라오는 것 등은 모세관 현상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탄소나노섬유에 황이 맺히는 현상과 그로인한 전지의 안정적인 수명 특성. 출처: KAIST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탄소나노섬유에 황이 맺히는 현상과 그로인한 전지의 안정적인 수명 특성. 출처: KAIST

최근 전기자동차,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기존 리튬이온 전지를 뛰어넘는 높은 에너지 밀도의 이차전지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리튬-황 전지는 차세대 고용량 리튬 이차전지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이론적으로 리튬이온 전지보다 약 6배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고 합니다.

 

또한, 현재 리튬이온 전지팩을 자동차에 적용하면 한 번 충전 시간으로 약 200Km 내외를 주행할 수 있지만 리튬- 황 전지는 한 번 충전으로 400km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다량 생성되 양이 풍부하고 값도 저렴하다고 해요. 리튬이온 전지에 적용되는 금속 산화물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무독성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1저자인 윤종혁 박사과정은 <이웃집과학자>와의 인터뷰에서 "황은 이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어서 황 함량을 높일수록 에너지 용량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 충전과 방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피 변화, 리튬 폴리설파이드 중간상이 전해질로 녹아 배출되는 현상은 리튬-황 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공성 탄소 분말로 황을 감싸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키고 부피변화를 완화시키며 폴리설파이드가 녹는 것을 방지하는 황-탄소 전극 개발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해왔죠. 하지만 이 역시 탄소 분말들의 입자 간 무수한 접촉 저항 발생했습니다. 접촉 저항은 물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 저항 값이 아니라 전극이나 연결부와 같은 외부의 다른 물질과 접촉했을때 발생하는 저항이죠. 황을 감싸는 합성 과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입자들을 연결하기 위해 고분자 바인더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탄소나노섬유들 사이에 흡수되어 맺힌 형태 그대로 고체화 된 황의 미세구조와 모식도. 출처: KAIST
탄소나노섬유들 사이에 흡수되어 맺힌 형태 그대로 고체화 된 황의 미세구조와 모식도. 출처: KAIST

연구팀은 기존 탄소 재료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방사를 통해 대량으로 1차원 형태의 탄소나노섬유를 제작하고 고체 황 분말이 분산된 현탁액에 적신 뒤 건조하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접촉 저항을 대폭 줄인 황-탄소 전극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주사전자현미경(SEM)을 통해 현상을 관찰했는데요. 종이가 물을 흡수하듯 고체 황이 전기화학 반응 중 중간 산물인 액체 리튬 폴리설파이드로 변화하고 이들이 탄소나노섬유들 사이에 일정한 모양으로 맺힌 후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그 형태를 유지하며 밖으로 녹아나가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복잡하게 황을 감싸지 않고도 황이 탄소 섬유들 사이에 효과적으로 가둬지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또한 기존 연구 결과가 단위 면적당 황 함량이 2mg/㎠ 이내인 것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10mg/㎠이 넘는 황 함량을 달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7mAh/㎠의 높은 면적당용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면적당용량인 1~3mAh/㎠를 능가하는 값입니다.

 

액상의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탄소나노섬유 구조체
액상의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탄소나노섬유 구조체. 출처: KAIST

1저자인 윤종혁 박사과정은 "금속집전체 위에 전극물질을 도포하는 기존의 전극 제조 방법과는 전혀 다른 전극 구조 및 제조 방식을 적용한 연구로 향후 리튬 이차전지의 연구 범위를 넓히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김도경 교수는 "고용량 리튬-황 상용화에 한 단계 다가선 연구성과로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무인항공기(UAV) 및 드론 등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윤종혁 박사과정. 출처: KAIST
윤종혁 박사과정. 출처: KAIST

또한, 1저자인 윤종혁 박사과정은 <이웃집과학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리튬-황 기반 이차전지 관련 동향을 설명해주었는데요. "미국 에너지국 (Department of Energy) 역시 리튬-황 기반 이차전지를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하고 있다"면서 영국 옥시스 에너지 사에서는 무인항공기와 군사목적으로 리튬-황 기반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상품이 제작된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윤종혁 박사과정은 "현재 리튬-황 기반 이차전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파우치셀 베터리 구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