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를 알고 계신가요? 서울대학교 병원과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의 자료를 보면 면역계의 이상으로 온 몸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자가 면역질환을 루푸스라고 합니다. 정확한 이름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라고 해요. 루푸스는 피부, 관절, 혈액과 신장 등 각 기관과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킵니다. 주로 가임기 여성이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합니다.
자가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을 공격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폐,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루푸스는 오랜기간동안 증상의 악화와 완화가 반복된다고 합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정보를 보면 루푸스는 다른 질병에서와 같이 조직검사나 어떤 한 가지 검사를 통하여 확진하는 경우는 없고 환자의 병력과 증상, 일반검사, 면역기능과 관련된 몇 가지 검사 결과들을 세심하게 종합해 진단한다고 합니다.
아래는 1997년 미국류마티스학회(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ACR)는 루푸스를 진단하는 11가지 증상이에요. 4가지 이상 나타나면 루푸스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증상 및 징후들은 한꺼번에 전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일정한 시차를 두고 증상이 나타나도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루푸스는 정확한 원인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한 질병입니다. 일반적으로 루푸스 환자는 정상인보다 훨씬 많은 자가항체를 갖고 있다고 해요. 루푸스 전문 치료제는 2011년 미국 FDA에서 승인한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 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약이 정확히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던 상태였습니다. 최근 건국대학교 화학과 연구팀이 약의 작동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죠. 연구진은 루푸스 치료제 벤리스타와 체내의 단백질이 결합한 복합체의 분자구조를 규명하여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원리를 제시했습니다.
벤리스타(성분명 : 벨리무맙)는 BAFF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서 자기 신체를 공격하는 자가항체의 생성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작동 원리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어요. 연구진은 벤리스타가 BAFF에 결합했을 때 3차원 구조를 X선 결정학적 방법으로 밝혀내, 벤리스타의 정확한 작동 원리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해냈습니다.
루푸스 환자는 B 세포의 생존을 유도하는 인자인 BAFF라는 단백질이 많이 발생합니다. 자가항체를 생산하는 자기 반응성 B 세포는 사라져야 하는데요. 많은 양의 BAFF가 결합하면 계속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자가항체를 생산해 루푸스 질환을 진행시킨다고 해요.
벤리스타는 BAFF의 수용체 결합부위에 미리 달라붙어 자가면역반응 신호를 차단하고 BAFF의 구조를 변형시킨다고 합니다. 아주 강한 신호 전달 활성을 갖는 BAFF 60합체 형성을 방해하고 활성이 낮은 형태로만 존재하게 하는거죠.
허용석 교수는 "이번 성과는 더 효과적인 루푸스 치료제, 기존 항체의약품의 단점을 극복한 저분자 BAFF 억제제를 발굴하기 위한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면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다양화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