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뒷면을 만져봅시다! 부들부들하신 분 손? 매끈하신 분 손?! 이건 거의 반반일 것 같군요. 그럼 혹시 플라스틱이 아니신 분 손?! 이건 거의 없으실 겁니다.
대부분의 전자기기의 겉면은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혹시 열어본 적 있으신 분들은 보셨겠지만, 전자기기 내부에도 다양한 플라스틱 구조물이 쓰이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플라스틱은 전기 전도성이 낮은 부도체이기 때문에, 전기가 원하는 길로만 다니도록 하기 때문이지요. 만약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 원하지 않는 곳에 걸쳐있다면, 작게는 오작동부터 크게는 불이 날 수도 있지요.
이런! 누군가 토스터 안 열선을 건드렸군요. 인근 열선이 닿으면서 전기가 폭발적으로 흐르다 못해 폭발했습니다! 이웃님들은 절대로 따라하지 마세요!
이렇게 유용한 플라스틱이지만,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을 가둔다는 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전기 전도도가 낮은 물질들이 그렇듯, 플라스틱은 열전도도가 낮습니다. 따라서 주변의 열을 통과시키지 않아 단열재처럼 작용하게 되지요.
꼬였던 분자를 풀었습니다
Yanfei Xu 교수가 지도하는 MIT 연구팀이 이 발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고분자의 구조를 바꿔 열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원래 고분자는 긴 분자가 여기저기 들러붙어 정신없이 꼬여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꼬인 스파게티'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번에 연구진은 고분자를 견고한 체인 형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적당히 뻗어있는 분자들이 옆으로 붙어있고, 엉켜있지 않지요? 원래는 꼬인 스파게티 안에서 쉽사리 나가지 못하던 열이 체인의 사이 모든 방향으로 넘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낸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기존의 고분자에 비해 10배에 달하는 열 전도성을 띠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Science advance>에 소개되었어요.
이번에 합성된 물질은 고분자이기 때문에 분자 내로 전자가 이동할 수는 없어요. 즉, 전기가 통하지 않아 감전이나 합선의 위험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구조 덕분에 열 전도성은 있어서 열을 방출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따라서 전자제품 등의 케이스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왜 열을 식히는 걸까?
전자기기를 쓰시면서 실감하셨던 분들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전자기기를 쓰다보면 발열이 늘 골칫거리입니다. 컴퓨터 본체 안을 보면, CPU는 100℃까지도 올라갑니다. 이걸 쿨링팬이 열심히 식혀주고 있죠. 요즘은 물을 이용해서 식히는 수냉식도 많이들 이용하시더군요.
이렇게 열심히 열을 식히는 이유가 뭘까요? 열로 인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전자기기의 온도 증가를 막지 않는다면, 전자기기에 남은 것은 죽음뿐이에요. 열로 인해 세부 부품이 망가지기도 하고 녹고, 불도 나지요.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전자기기는 멈추는 등의 보호작용을 합니다. 쓰다가 귀찮으셨던 것들 있지요? 쓰고있던 프로그램이 멈추거나, 컴퓨터 자체가 다운돼 사용자도 열이 나지요.
발열을 좋아하는 건 고양이 뿐이지 않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