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만 멋있어..' 이그노벨상 상금 '10조 달러'
'이상하지만 멋있어..' 이그노벨상 상금 '10조 달러'
  • 김진솔
  • 승인 2018.04.12 14:10
  • 조회수 1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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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장잉정신'이라는 말 아시나요? '장인정신+잉여'의 합성어로 쓸데없는 일에 장인처럼 공들이는 정신이라는 은어입니다. 이 표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만든 결과는 장인 수준의 퀄리티를 갖춰야 합니다.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학계에도 이런 '장잉'들에게 주는 상이 있습니다. 바로 '이그노벨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노벨상에 대한 풍자인데요. 공식적으로는 인물 이그나시우스 노벨(Ignacius Nobel)에서 따왔다고 하나, 사실 이분은 가상 인물입니다. 고상한(noble)의 반댓말인 ignoble을 이용한 말장난이죠.


이웃 여러분이 볼만한 이그노벨상 5선을 추려봤습니다.

 

1. 손가락 꺾기와 관절염은 무관하다! 도날드 엉거(2009-의학상)


미국의 의사 도날드 엉거 씨는 60년 간 오로지 왼손만 손가락을 '뚝뚝' 꺾었습니다. '손가락 자꾸 꺾으면 관절염 걸려!'라는 어머니와 이모, 그리고 훗날 장모님 말에 반박하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결국 손가락 꺾기와 관절염은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엄마는 틀렸어!" 라는 말을 하기 위한 집념, 대단하네요. 논문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뚝뚝 소리가 나는 원리가 궁금하신 분들 또한 손가락 '뚝뚝' 소리 이유, 최신 연구 결과는...?! 이 기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2. '무식하면 용감하다' 증명한 데이비드 더닝의 더닝 크루거 효과(2000-심리학상)

 

코넬대학교의 사회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과 당시 대학원생이던 저스틴 크루거가 한 연구입니다.
다음은 이들이 세운 4가지 가설입니다.

 

더닝-크루거 효과 그래프. 아무것도 모를때는 자신감 폭발하다가 알면 알수록 '아 내가 아는게 없구나'를 점차 깨닫게 됩니다.
더닝-크루거 효과 그래프. 출처: artandtechnology

이 그래프를 보면 피실험자가 아무 것도 모를 때는 자신감이 폭발하다가 알면 알수록 '아.. 내가 아는 게 없구나'를 점차 깨닫게 됩니다. 그 단계를 넘어서야 실제로 '알기 때문에 자신감이 붙는' 경지에 도달하지요공부 잘하면서 "망했다"는 친구, '이유 있다'.

 

3. 주기율표(Periodic Table)를 정말 테이블로! 테오도어 그레이(2002-화학상)


'표'는 영어로 테이블(Table)입니다. 주기율'표'를 실제 나무 '탁자(Table)'로 만든 사람도 이그노벨상을 받았어요. 울프럼 리서치의 테오도어 그레이를 소개합니다.

 

오..고퀄이야.... 출처theodoregray
오..고퀄이야.... 출처: Theodore Gray 홈페이지

바로 이 테이블입니다. 멋있을 뿐 아니라, 테이블의 각 원소 타일을 분리하면 나오는 원기둥 홈에 끼울 샘플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방사성원소인 세슘 등은 아예 샘플 꽂이가 없어요.

 

이리듐 칸과 이리듐 자리에 끼울 수 있는 샘플. 출처: Theodore Gray 홈페이지
이리듐 칸과 이리듐 자리에 끼울 수 있는 샘플. 출처: Theodore Gray 홈페이지

이 테이블이야말로 '장잉정신'이 제대로 서린 아이템이 아닐까 싶어요.

 

4. 시럽 안에서 수영하면 빨라질까 느려질까?브라이언 게텔핑거와 E.L.크루저(2005년-화학상)

 

'시럽에 빠져 수영하면 물에서 수영하는 것보다 빠를까 느릴까?' 이웃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걸 증명한 브라이언 게텔핑거와 E.L.크루저가 이그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시럽의 끈적끈적한 점성 때문에 느려질 거라는 일반론적인 추측이 뒤집어졌는데요. 시럽의 점성이 팔을 젓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물과 비슷한 속도였다고 하네요.

 

각 영법이 실선과 비슷한 위치에 있네요! 출처: AlChE

위 표를 보면 잘 나타나 있습니다. <AIChE Journal> 자료를 보면 실선이 물에서 수영한 경우입니다. 세모 동그라미 등이 각 수영법 별로 비교한 것들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물에서 수영한 경우와 같다는 뜻입니다.

 

5. 커피를 손에 들고 가면 흘러 넘치니, 컵 윗부분 잡거나 와인잔 이용하세요! 한지원(2017년-유체역학상)

 

이번엔 우리나라의 수상자를 소개해드릴게요. 주인공은 민사고의 한지원씨입니다. '커피를 손으로 들고가면 반드시 넘치게 되어있다, 그러나 커피잔의 윗부분을 잡거나 와인잔에 담으면 잘 넘치치 않는다'라는 주제로 수상합니다.

 

컵의 윗부분을 잡으면 넘치치 않는답니다! 출처:YTN
컵의 윗부분을 잡으면 넘치치 않는답니다! 출처:YTN

이 연구는 2012년 미국의 산타바바라대 기계공학과 교수팀 연구 '커피를 손으로 들고 가면 반드시 넘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 학술검색 첫 페이지에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 아이작 뉴턴"이라는 말이 써있는데요. 이 이야기에 아주 충실한 예시인 것 같군요.

 

상금이나 상품이 있나요?

 

2013년과 2015년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은 자그마치 10조 달러를 받았습니다. 슈퍼울트라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짐바브웨 달러'로 말이죠.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4달러입니다.

 

장잉정신의 결정체, 1nm의 금벽돌! 출처: EBS
장잉정신의 결정체, 1nm의 금벽돌! 출처: EBS

2003년 수상자들은 1nm의 금 벽돌을 받았습니다. 팔지도 못하고, 심지어 보이지도 않는 금 벽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공임이 필요하지요.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겁니다. 부상까지 '장잉정신' 돋보이는 이 시상식, <이웃집과학자>도 한 번 도전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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