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학부생 논문, 왕립 화학회 학술지 표지 등극
4학년 학부생 논문, 왕립 화학회 학술지 표지 등극
  • 김진솔
  • 승인 2018.04.12 23:50
  • 조회수 3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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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어린 학생들이 학계조차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도 하는데요. 지난 2017년 3월, 17살 영국 학생이 NASA의 오류를 지적하자 NASA측에서 수긍하는 일도 있었죠.

 

이 친구가 바로 마일스 솔로만. 예, 당시 17살 맞아요. 출처: Institute for Research in Schools
이 친구가 바로 마일스 솔로만. 17세에 놀라운 내공을 보여줬어요! 출처: Institute for Research in Schools

관련 기사는 NASA, 17살 학생이 지적한 오류 '인정' 콘텐츠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카이스트 4학년 김수빈 학생이 해외 유명 학술지에서 '사고'를 쳤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단체 영국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에서 발간하는 <Soft Matter>에 수빈 학생의 논문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겁니다.

 

김규한 연구교수와 김수빈 학생. 출처: KAIST

어떤 연구 성과를 냈나…이중 에멀전(Double Emulsion)이란?

 

김수빈 학생은 '이중 에멀전'을 연구했는데요. 먼저 에멀전이 뭔지 조금 알려드릴게요. 에멀전은 물과 기름이 균일하게 분산돼 있는 상태입니다. 물과 기름은 안 섞이는 것 아니냐고요? 네, 그래서 섞인 것과는 조금 달라요. 섞이지 않고 아주 작은 방울의 형태로 퍼져있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에멀전이 우유와 로션입니다.

 

섞이지 않고 작은 방울로 퍼져있는 에멀전! 출처:Wiki commons
섞이지 않고 작은 방울로 퍼져 있는 에멀전! 출처:Wikimedia commons

에멀전이 여기 저기 많이 쓰이기는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에 기름이 퍼져 있으면서 물이 더 많은 상태라고 가정해보죠. 물이 외부의 많은 자극을 차단하면서 기름은 보호됩니다. 그러나 바로 외부와 닿게 되는 물은 보호되지 않죠. 산화하거나 썩거나 유출됩니다.

 

그러면 이중 에멀전은 뭘까요? 물이 기름을 싸고 기름이 그 안에 다른 물을 싼 상태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에멀전 방울 안에 또 다른 액체로 구성된 에멀전 방울이 서로 섞이지 않고 캡슐화된 거지요. 아래 그림을 보시죠.

 

이중에멀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이중 에멀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려봤습니다.

물방울 4개가 정사면체로 충돌하면 가운데 공간이 생기면서 용매로 쓰이던 물질이 갇힙니다. 이런 과정으로 이중 에멀전이 형성됩니다. 원래 이중 에멀전 구조는 아주 짧은 시간 생겼다 사라지는데요. 김수빈 학생은 이중 에멀전의 안정성을 높였다고 하네요.

 

이 물질을 선정하기 위해 두 가지 기준을 정했다고 합니다.

 

1. 물방울들의 충돌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할 것

2. 더 이상 반전되는 것, 그러니까 안팎이 뒤집어지는 현상을 막는 물질일 것

 

이중 에멀전은 가장 내부에 있는 물질들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 썩거나 유출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용액에 자극을 주어 내부 물질을 끄집어 내 사용할 수도 있고요. 따라서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표지 한 번 보고가시죠!

 

놀랍게도 이 표지 논문 그림을 김수빈 학생이 직접 그렸다고 합니다.

 

<이웃집과학자>, 김수빈 학생 직격 인터뷰

 

이·과: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김수빈: 이 그림을 머릿속으로 계속 그리고는 있었는데, 사람들한테 보기 좋게 그려서 보여줄 수 있어 좋았어요.

이·과: 복수전공을 했더라고요?

김수빈: 생명화학공학과와 화학과를 복수전공했는데요. 화학과를 공부하면서 좀 더 삶에 쓰이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화학공학을 복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과: 그 두 분야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김수빈: 화학은 분자 안, 그러니까 구조 등을 보고요. 화학공학은 큰 스케일, 예를들어 끓는 점 등의 수치 등을 떠올리면 편한 것 같아요. 그런데 두 분야를 복수전공하니까 이중 에멀전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이중 에멀전은 유체역학이지만, 물질을 선정하는데는 구조를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죠.

이·과: 앞으로 포부를 밝혀주시죠!

김수빈: 지도 교수님께서 40년 간 연구를 하라고 하셨어요(웃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학부생 연구지원 프로그램

 

김수빈 학생 성과의 배경에는 카이스트의 학부생 연구지원 프로그램 URP(Undergraduate Research Participation)의 도움이 컸습니다. 카이스트에서는 학생들에게 졸업 전 최대 2회 장학금과 연구비를 받으며 주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김수빈 학생의 경우 URP 기간 내 연구를 다 마치지 못했지만, 연장해서 연구를 끝마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고 하니 다행이군요. 이런 지원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학교에서 학부생들도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직접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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