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련 소식을 전해드리다 보면 어마어마한 숫자를 접하게 되는데요. 막상 피부에 잘 와닿지는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현실감 있게 '우주적 스케일'을 이웃님들께 짚어드릴 수 있을까 고심했어요. 그 결과를 지금부터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 환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는 약 38만 4,400km라고 해요. 정말 멉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직선거리로 325km라고 하니 이를 비교해서 대입해보면
38만 4,400km ÷ 325km = 1182.7692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면 650km이고
38만 4,400km ÷ 650km = 591.384
서울과 부산을 약 592회 왕복한 이웃님이 있다면 달로 가는 여행을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달까지 가는 여정을 '걸어갈 때'와 'KTX를 타고 갈 때', '스페이스X의 팔콘헤비 로켓'을 탔을 때, '빛'을 타고 갔을 때를 비교해볼게요. 저희 회사에 빗대면, 편집장은 걸어오고 이웃집과학자는 KTX, 에디터는 팔콘헤비, 이웃님들은 빛을 타고 간다고 가정해보아요.
평균적으로 성인 남성은 한 시간에 약 3km를 걸어갑니다. KTX는 한 시간에 최고 305km를 이동하죠. 팔콘 헤비는 한 시간에 약 1만850km 날아가고, 빛은 1초에 30만km를 주파합니다.
편집장은 걸어갑니다.
384,400km ÷ 3km/h = 128133.33h
128133.33h ÷ 24h (하루는 24시간) = 5338.88
5338.88 ÷ 365 (1년은 365일) = 14.627년
편집장은 앞으로 15년 정도 걸어가다보면 달까지 이르겠네요.
KTX 탄 이웃집과학자는
384,400km ÷ 305km/h = 1260.33h
1260.33h ÷ 24h (하루는 24시간) = 52.51일이 나옵니다.
KTX를 타면 생각보다 빨리갑니다. 한 달하고 20일 정도 움직이면 달에 도착하는군요.
에디터는 팔콘 헤비를 타고 갑니다.
384,400km ÷ 10850km/h = 35.43h
35.43h ÷ 24h = 1.48
저는 이틀 안에 도착합니다.
빛을 타고 가는 이웃님은?
384,400km ÷ 300,000km/s = 1.28s
눈 깜짝 할 사이에 도착하겠네요.
우리 달에 도착하면 골프 한 번 쳐요. 1971년 달을 향해 날아간 아폴로 14호의 선장 엘런 셰퍼드(Alan Bartlett Ahepard,Jr)는 달에서 골프를 쳤어요. 달에서 골프 치면 진짜 멀리 날아간대요.
편집장이 오기 전까지 우리끼리 재밌게 쳐요.
그럼 트라피스트-1(TRAPPIST-1)는?
같은 조건으로 TRAPPIST-1까지의 거리를 구해볼게요. 참고로 TRAPPIST-1는 지구에서 약 39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라실라 천문대에 있는 망원경 TRAPPIST로 첫 번째로 찾은 별이라고 해서 TRAPPIST-1라는 이름을 얻었죠.
TRAPPIST-1 주위에 7개의 지구형 행성이 존재한다고 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트라피스트 주위를 도는 행성들은 지구와 크기, 질량 등이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해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온도 섭씨 0~100도를 유지하고 있대요.
그러면 이제 비교해봐요. 39광년 떨어져 있다는 건 빛의 속도로 39년을 가야 도착한다는 의미에요. 이웃님들은 아마 39년 후에 도착할 수 있을겁니다. 다시 한 번 참고로 빛은 1초에 30만km를 갑니다.
먼저, 39년을 초로 환산해볼게요.
1년 = 365(일) × 24(시간) ×60(분) ×60(초) = 31,536,000초 입니다.
39년 = 1,229,904,000초.
휴, 이제 그럼 거리를 구해봐요.
빛이 39년간 간 거리는 1,229,904000s × 300,000km/s = 368,971,200,000,000km
편집장은 바뀐 목적지까지 지구로부터 얼마나 걸어와야 할까요.
368,971,200,000,000km ÷ 3km/h = 12,299,040,000,000h
12299040000000h ÷ 24h = 5,124,600,000,000
5124600000000÷ 365 = 14,040,000,000년
140억 년 이상 걸어와야 해요. 편집장님 일생 동안 오기에는 무리가 있는 시간이네요. 이 시간 동안 인류가 멸망하지나 않았으면 좋겠어요.
KTX를 탄 이웃집과학자는요?
368,971,200,000,000km ÷ 305km/h =129741639344.26h
129741639344.26h ÷ 24h = 50405901639.34
50405901639.34 ÷ 365 = 138098360.66
이웃집과학자도 못오네요. 약 1억4천년이 걸려요. 꿈도 못꾸죠.
로켓을 탄 에디터는?
368,971,200,000,000km ÷ 10850km/h = 34006562211.98h
34006562211.98h ÷ 24h = 1416970092.17
1416970092.17 ÷ 365 = 3882027.65
저도 약 400만년이나 걸리네요. 저도 꿈도 못꿉니다. 우주 스케일로 보면 지구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곤 하는데 말이죠. 그 곳엔 대체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에는 화성!
그럼 조금 가까운 화성은 얼마나 걸릴까요? 지구와 화성까지 가장 가까울 때는 5천5백만km라고 해요.
TRAPPIST-1에 비해 매우 가깝게 느껴지네요.
걸어오는 편집장!
55,000,000km ÷ 3km/h = 18333333.33h
18333333.33h ÷ 24h = 793888.89
793888.89 ÷ 365 = 2092.85
2천92년을 걸어야 올 수 있어요.
KTX탄 이웃집과학자
55,000,000km ÷ 305km/h = 180327.87h
180327.87h ÷ 24h= 7513.66
7513.66 ÷ 365 = 20.59
21년 안에 올 수 있네요.
로켓 탄 에디터
55,000,000km ÷ 10850km/h = 5069.12h
5069.12h÷ 24h = 211.21
211.21 ÷ 365 = 0.58
6개월 안에 도착합니다!
이웃님은
55000000km ÷ 300,000km/s = 183.33s
3분 조금 더 걸리겠네요.
어떠셨나요 여러분? 단순 계산이긴 한데 그래도 잠깐이나마 우주 여행을 다녀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저뿐인가요. 언젠가 화성이나 달을 여행 할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