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이 만든 도시·우주에 형성된 도시 "비슷"
미생물이 만든 도시·우주에 형성된 도시 "비슷"
  • 김진솔
  • 승인 2018.04.24 10:26
  • 조회수 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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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관련된 주제를 보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부분과 일상의 장면들이 닮아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직감하지 못할 정도로 큰 차원과도 일상과 닮아있을 때가 있어요.

 

오늘 <이웃집과학자>에서는 '차원'이 다른 크기의 '닮은 꼴'들을 소개해드립니다. 바로 '도시'와 닮은 꼴인데요.

 

황색망사먼지

 

먼저 아주 작은 차원부터 소개해 드리죠. 그 주인공은 점균류로 분류되는 '황색망사먼지(Physarum polycephalum)'가 재현한 도쿄일대의 도로입니다.

 

황색망사먼지가 자라는 모양 출처:TED
황색망사먼지가 자라는 모양. 출처: TED

황색망사먼지는 점균류로 분류되는데요. 점균류는 핵분열만 하고 세포질 분열은 하지 않기 때문에 저 전체 군집은 하나의 다핵세포로 볼 수 있습니다. 빛을 싫어하고 먹이가 있는 곳을 좋아하죠.

 

망사모양으로 자라나는 이유는 효율적으로 먹이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떨어진 곳에 먹이를 놓으면 두 먹이 사이를 최소의 거리로 연결하는 군집을 만듭니다.

 

자연에서의 황색망사먼지 출처: Flickr
황색망사먼지의 모습. 출처: Flickr

자연에서는 이렇게 망사모양으로 자랍니다.

 

미로를 푼다고요?

 

황색망사먼지가 먹이와 먹이 사이를 잇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선으로 시작과 끝을 잇는다, 하면 생각나시는 것 있나요? 바로 '미로'입니다. 그렇다면 입구와 출구에 먹이인 귀리 뭉치를 놓은 미로를 만들고 군데군데 황색망사먼지를 두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미로찾기를 푼 것처럼, 입구와 출구가 연결됩니다.

 

세상에 미로를 찾았어요! 출처: EffettoKirlian의 youtube
미생물이 미로를 탈출했어요! 출처: EffettoKirlian의 youtube

사람도 제 살 길 찾기 힘든 이 시대에 먹고 살 길을 잘 찾아가는 생물인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모든 과정에서 중앙통제 시스템은 전혀 없고, 단지 먹이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는 부분 부분의 규칙에 따라 미로를 찾은 것입니다. 전체 영상을 보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Slime Mold Physarum Finds the Shortest Path in a Maze

 

도시 교통망 재현

 

이런 황색망사먼지의 특성을 보며 일본의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궁금증을 품었습니다. '도쿄의 지형을 먹이와 빛으로 만들고 이 미생물을 번식시키면 어떤 형태의 군집이 형성될까?'하는 거죠. 연구진은 총 26시간 동안 번식시킨 끝에, 황색망사먼지가 완벽한 도로 교통망을 형성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움짤은 모두 일본 연구진이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갈무리한 것입니다. 전체 영상은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Tokyo rail network designed by Physarum plasmodium

 

도쿄의 주요도로(좌, 구글맵)과 황색망사먼지가 만든 교통망(우)

왼쪽은 구글맵에서 보이는 도쿄 인근의 교통망을 굵게 표시한 그림입니다. 오른쪽은 황색망사먼지가 만들어낸 물리적 네트워크입니다. 얼추 비슷한데요.

 

황색망사먼지가 도쿄 중앙에 놓여있네요
황색망사먼지가 중앙에 놓여 있습니다.

가운데 노란색 덩어리가 황사망사먼지입니다. 먹이를 찾아 주위로 뻗어가기 시작하는데요.

 

먹이와 먹이를 잇는 선들이 퍼져나갑니다.

 

먹이가 없는 곳은 줄어들고, 먹이 있는 쪽으로 연결되는 게 보이시죠?

 

슬슬 도쿄 인근의 모양을 나타내는 황색망사먼지

도쿄 인근의 윤곽이 거의 잡혔습니다.

 

거의 완성!

거의 완벽한 네트워크가 형성됐습니다. 이 결과는 놀랍게도 도쿄의 교통망을 재현해 낸 꼴이 되었습니다. 교통망은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보면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마을의 형성부터 토목공학, 도시공학에 이르기까지 발전한 것인데요. 단순한 점균류가 약 20시간 만에 이 네트워크를 복제해낸 겁니다. 놀랍게도 역시 중앙통제 없이 각 부분에서의 일정한 규칙에 따른 '성장-수축'의 과정을 통해서 말이지요. 구글맵 위에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황색망사먼지 사진을 올려볼까요?

 

상당히 비슷하네요!

이 연구는 2010년 <Science>지에 개제되었고, 2010년 괴짜들의 노벨상인 이그노벨상의 운송계획상을 수상했습니다. 이그노벨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눌러 <이웃집과학자>의 이전 기사를 참조하세요.

 

우주 차원에서도?!

 

이러한 점균류의 분포 모습이 광활한 우주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짚어드릴게요. Illustis TNG 프로젝트는 거대한 우주를 시뮬레이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계산을 통해 얻어낸 광활한 우주의 영상을 볼 수 있는데요.

 

우주도시네트워크! 출처: Illustis TNG
우주 도시 네트워크! 출처: Illustis TNG

여기서 보이는 작은 점은 '은하 하나'입니다. 크게 보이는 점들은 은하 수백개가 뭉친 은하의 집단이지요. 마치 수백개의 은하가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것 같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가 있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황색망사먼지는 먹이를 찾기 위한 규칙을 따르며 도시를 만들었는데, 우주가 도시와 도시 간의 교통망처럼 생긴 이유는 뭘까요?

 

천문학자인 이웃집과학자 대표에 따르면 최초의 우주에는 물질이 균일하게 퍼져 있었으나, 서로의 중력에 의해 끌어당기고 끌어당기며 마치 자석 사이의 철가루처럼 '빈익빈 부익부'로 모이게 된 거라는 설명입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더 많은 영상과 사진을 보실 수 있으니 한 번 구경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Illustis TNG: http://www.illustris-project.org/

 

본 에디터는 '감성적인 이과' 취향이어서 그런지 자연 속 우연이 만든 도시 모습이 놀랍고 낭만적으로 느껴지는데요. 이웃님들이 알고 계시는 작고 큰 도시의 모습이 있다면 댓글로 같이 공유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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