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것까지..?' 쓸데없이 궁금한 '이그노벨상'
'뭐 이런 것까지..?' 쓸데없이 궁금한 '이그노벨상'
  • 김진솔
  • 승인 2018.04.28 22:04
  • 조회수 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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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그노벨상 '장잉정신'편을 전해드렸습니다. '이상하지만 멋있어..' 이그노벨상 상금 '10조 달러' 바로 이 콘텐츠인데요.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2탄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아주 별것 아닌, 일상적인 것'을 집요하게 연구한 수상자들을 소개합니다.

 

1. 의도적으로 코로 숨을 조절하면 어떻게 될까?-마르시아 E.뷰렐 외 2인(1995년- 의학상)


제목을 읽고 갑자기 숨쉬기가 불편해진 이웃님 먼저 죄송합니다. 에디터는 이 문단을 쓰는 내내 숨쉬기가 불편했답니다.

 

코로 숨쉬어보라냥~ 출처: pixabay
'킁카킁카' 코로 숨 쉬어 보라냥~ 출처: pixabay

불편해지신 김에 어느 쪽 코로 숨을 쉬고 있는지 기억해주시겠어요? 한 쪽 콧구멍으로 공기가 더 많이 흐르는 게 느껴지시나요?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서 문득 생각 나실 때마다 어느 쪽 코로 숨을 쉬고 계신지 확인해보세요.


일반적으로 사람이 코로 숨 쉬는 경우 자연스럽게 콧구멍 좌우를 교대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좌뇌 우뇌로 나뉘어 있는 대뇌의 생체리듬이 자연스럽게 바뀌기 때문이에요.

 

양쪽 뇌는 관장하는 분야가 달라요!

연구진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뇌가 콧구멍을 조절한다면, 반대로 콧구멍으로 뇌를 조절할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증명에 성공했습니다. "강제적 한 방향 콧구멍 호흡이 인지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s of unilateral forced nostril breathing on cognition)"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심리 검사와 뇌파 검사를 이용해서 숨쉬는 콧구멍을 조절하면 언어능력과 공간지각능력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991년 <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science>에 실렸습니다. 그리고 4년 후 이그노벨상을 수상했어요.


2. 떨어지는 코코넛으로 인한 부상에 대한 ‘보고서’?-피터 바르스(2001년-의학상)

 

파푸아뉴기니에서 코코넛을 따는 아이 출처: JerrysTravels의 youtube
파푸아뉴기니의 코코넛나무. 출처: JerrysTravels의 youtube

 

코코넛을 따는 장면은 볼 때마다 아찔하지요. '맞으면 최소 중상'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이번 주인공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이 '중상'을 정리한 보고서를 쓴 의사 피터 바르스입니다. 밀른베이 주 알로타우 주정부 병원 외상입원 기록 4년치를 분석했다고 하는데요. 입원환자의 2.5%가 코코넛 낙하로 인한 환자였고, 이로 인해 머리를 다친 환자가 4명이었다고 해요. 2명은 두개골을 열어 수술했다고 하고, 2명은 마을에서 즉사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무서운 내용이었군요. 앞으로 코코넛 딸 때는 충분히 멀리 떨어져야겠어요. 한국에서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말이죠.


참고로 피터 바르스는 <파푸아뉴기니 돼지로 인한 부상>, <가오리의 독에 의해 유발된 상처 괴사, 병리 소견 및 관리>, <차량 탑승자 구속 시스템이 눈 부상에 미치는 영향>, <아랍 에미레이트의 오토바이 관련 부상> 등의 여러 논문을 썼습니다.

 

그리고 결국 여러 유형의 부상 원인과 대비책을 엮은 <상해 방지: 국제적인 관점에서의 역학, 감시, 그리고 정책>이라는 저서를 남겼어요.

 

출처: ABe Books
상해 방지: 국제적인 관점에서의 역학, 감시, 그리고 정책. 출처: ABe Books

외상 외길 인생. 존경합니다. 사실 이런 연구는 생각보다 힘들고 의외로 쓸모 있거든요.

 

3. 1999년, '차'의 2관왕(문학상, 물리학상)

 

1999년에는 마시는 차에 대한 이그노벨상이 2개나 나왔습니다.

 

먼저 문학상입니다. 영국 표준관리국에서는 차를 끓이는 방법에 대한 규정 BS-6008 을 작성했는데, 자그마치 6페이지나 됩니다. 이 규정은 홍차에는 알맞지만 녹차에는 너무 진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훗날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홍차 표준 ISO 3103의 전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분야나 표준은 중요합니다. 일단 에디터도 표준 마니아입니다.

 

다음으로 물리학상입니다. 물리학상은 두 팀이 공동수상했는데요. '차에 비스킷을 가장 적합하게 찍어먹는 법'의 영국 물리학자 렌피셔, 그리고 '흘리지 않는 찻주전자 주둥이 만드는 법'에 대한 장 마르크 반덴 브뢰크 영국 동앵글리아 대학교 교수, 조셉 캘러입니다. 이 중 차에 비스킷을 찍어먹는 법을 소개해드리죠.

 

촉촉하고 따뜻하고 맛있는 비스킷의 공식! 출처: bbc
촉촉하고 따뜻하고 맛있는 비스킷의 공식! 출처: bbc

위 사진에는 차에 비스킷을 가장 잘 찍어 먹는 법에 대한 공식이 써있는데요. 풀어서 설명드리죠.


적합한 시간= 4x(차에 담긴 비스킷의 깊이)x(음료의 점성)/(비스킷 구멍의 크기)(음료의 표면장력)으로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스킷별 적정시간! 출처: daily mail
비스킷별 적정 시간! 출처: daily mail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판매되던 비스킷 별로 차에 어느 정도 시간 동안 찍어야 하는지를 나타낸 표입니다. 오레오는 1분 16초나 찍어야 한다고 하네요. 오레오가 딱딱한 편이어서 그런지 설득력이 있군요.


4. 포니테일 머리스타일에 대한 통계 물리학-2012년

 

포니테일(묶음머리) 출처: pixabay
포니테일(묶음머리) 출처: pixabay

이번 주인공은 '포니테일(묶음머리)의 형태와 묶은 머리카락 다발의 통계물리(Shape of a Ponytail and the Statistical Physics of Hair Fiber Bundles)'라는 논문을 낸 이론물리학 교수진입니다. 이 논문은 <physical review letters>지에 게재됐어요.

 

논문에 삽입된 길이별 포니테일의 형태 그림입니다. 출처: Physical review letters
논문에 삽입된 길이별 포니테일의 형태. 출처: Physical review letters

이것은 논문에 삽입된 그림입니다. 길이별 포니테일 머리의 모양을 비교하고 있는데, 공감이 가시나요? 수상자들은 조셉 켈러와 레이먼드 골드스텐, 그리고 패트릭 워렌, 로빈 볼이었는데요. 조셉 켈러는 1999년에 이어 2012년에도 상을 받았습니다. 이론물리쪽 이그노벨상은 아이디어가 정말 톡톡튀네요.


5. 변기뚜껑을 쓰고 이그노벨상 시상식에 나타난 전설-데이비드 후 외 4명(2015년-물리학상)

 

힙한 변기뚜껑모자! 출처: Harvard Magazine
멋진 변기뚜껑 모자! 출처: Harvard Magazine

2015년 변기뚜껑을 쓰고 시상식장에 나타난 사람이 있습니다. 조지아 공과대학의 데이비드 후입니다. 데이비드 후를 비롯한 미국 조지아 공과대 연구진은 '소변보는 시간은 몸의 크기와 무관하다(Duration of urination does not change with body size)'는 논문으로 이그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즉, 코끼리라고 해서 사람보다 소변보는 시간이 딱히 길지 않다는 건데요.

 

논문을 보시면 코끼리부터 개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만드는 폭포가 아주 선명하고 예쁘게 찍혀있습니다. 이웃님들의 기분을 지켜드리고자 차마 가져오진 못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논문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Duration of urination does not change with body size

 

논문에서는 소변의 길이와 두터움, 부피, 형태, 압력, 속도 등을 분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포유류의 소변 보는 시간은 큰 차이가 없으며 평균적으로 21초라고 합니다.

 

이웃님들 오늘도 재밌게 보셨나요? 오늘은 아주 작은 세상을 재치있게 풀어낸 수상자들을 모아봤는데요. 이그노벨상 덕에 과학자들도 더 '재밌는'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의 반응이 좋다면 다음 이그노벨상 시리즈로 '유쾌함'의 결정체를 모아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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