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를 만화로 배웠습니다"
"물리를 만화로 배웠습니다"
  • 한다희
  • 승인 2018.04.26 18:30
  • 조회수 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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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모든 과학적 지식들이 사라지고, 오직 한 문장만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 문장이 가장 좋을까요? 리처드 파인만은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답합니다. 가장 가깝고 믿을 만한 과학적 지식으로서 원자 가설을 꼽은 건데요. 

 

우리는 자연에 관한 모든 법칙을 알고 있지 못합니다. 실험 또는 상상, 추론을 통해 오류를 수정해가면서 진리에 다가가고 있을 뿐이죠. 세상을 올바로 이해하는 건 곧 자연의 규칙을 이해하는 것이라 믿으면서요. 

 

여기서 규칙이란 물리학을 말하는데요. 잠깐, 도망가지 말아주세요! 과학을 잘 알지 못하는 이른바 '과알못'이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우리 주변의 규칙들이 눈길을 끕니다. 같이 살펴볼까요?

 

타이어? 웅덩이? 돌무더기의 정체는?

 

저는 '두더지 괴물 집이다'에 한 표! 출처:
이 곳은 어디일까요. 출처: science

노르웨이에는 스피츠베르겐이라는 섬이 있어요. 북극으로부터 약 1,000km 떨어진,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죠. 그런데 누군가 정교하게 쌓아올린 돌무더기가 있다고 해요. 바로 위 사진에 나타난 지형인데요. 지름이 2m 정도 되는 고리들이 모여 둔덕을 이룹니다. 도대체 이걸 누가 만들었을까요?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출처: 소년탐정 김전일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출처: 소년탐정 김전일

누구도 아니었습니다. 지구 물리학자 브래드 워너와 마크 케슬러에 따르면 '자연의 숨겨진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저절로 이런 식의 돌무더기가 생긴다고 해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돌이 있는 땅이 먼저 얼어붙습니다. 흙이 있는 땅은 상대적으로 물기가 많아 천천히 얼어붙어요. 이렇게 어는 속도가 다르면 흙은 흙끼리 모이고, 돌은 돌끼리 모이는 현상이 일어나죠. 그래서 흙과 돌이 뒤섞여 있던 평범한 땅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땅과 돌로만 이루어진 땅으로 나뉘게 된답니다.

 

돌이 모여 점점 높게 쌓이면 결국 무너져 내립니다. 이때 생기는 긴 능선은 서로 만나 고리모양을 이루는데요. '물질마다 고유한 어는점을 갖는다'는 물리 규칙 아래 만들어진 거대한 패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별의 탄생도 그래요

 

별들의 고향 출처: NASA
외로운 섬 하나 별들의 고향~ 출처: NASA

별은 '성간물질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 태어난다'는 물리 규칙을 토대로 만들어지죠. 

 

빨간 부분과 파란 부분의 밀도 차이는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해요 출처:
우주배경복사 지도 출처: ESA

처음으로 우주를 밝힌 빛을 '우주배경복사'라고 합니다. 대개 지도로 표현되죠. 위 그림처럼요. 여기서 색깔은 온도를 나타냅니다. 빨간 부분은 평균온도보다 높은 곳, 파란 부분은 낮은 곳인데요. 그 차이는 10만분의 1로 매우 미미합니다.

 

이렇게 깨알 같은 온도의 요동은 초기 우주에 미세한 물질의 밀도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해요. 밀도차에서 비롯된 중력의 차이로 성간물질은 한 데 모일 수 있었고, 이는 별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원자나 분자도?

 

원자나 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질서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규칙 아래 자유롭게 움직이는데요. 덕분에 집단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죠. 물 위에 꽃가루를 뿌린 다음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가루들이 춤을 추듯 진동합니다. 1827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은 이를 물에 원자와 분자들에 의해 꽃가루가 계속 얻어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른바 '브라운 운동'은 1905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수식으로 정리되고, 3년 후 프랑스의 물리학자 장 페랭에 의해 실험으로 입증됐죠.

 

브라운 운동 출처: imperial.ac.uk/computing
브라운 운동 출처: imperial.ac.uk

꽃가루가 올라간 한 잔의 물부터 반짝이는 별에 이르기까지. 세상 만물에 깃든 물리적 규칙에 대하여 부담 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에디터는 이 같은 생각을 '보통 사람을 위한 감성 과학 카툰, 아날로그 사이언스'를 통해 품게 됐습니다. 

 

책 <아날로그 사이언스>는 '우리가 사는 세계의 법칙', '우리가 서 있는 곳', '빛을 좇아서', '세상을 이루는 것들' 이렇게 총 4부에 걸쳐 물리학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아주 작은 원자에서부터 아주 거대한 우주까지, 인류가 밝혀낸 과학적 성취들을 힘 빼고 풀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데요. 누구나 이 책을 통해 물리에 대한 어렵고 딱딱한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학자들이 세상을 어떻게 설명해왔는지 궁금하셨던 이웃님들,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수식에 덜컥 겁이 나셨던 이웃님들. <아날로그 사이언스: 그냥 시작하는 과학> 한 번 읽어보세요. 참고로 만화랍니다.

 

우와 만화다
우와 만화다~

 

아날로그 사이언스

아날로그 사이언스

윤진 저/이솔 그림/이기진 감수

『아날로그 사이언스: 그냥 시작하는 과학』은 편안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과학 만화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던질 법한 근본 질문들을 일상의 한복판으로 끌고와 그에 대한 과학적 해답을 소개하는 교양 과학 카툰이다. 모든 사람이 궁금해할 만한 중요한 질문들에 과학이 어떤 답을 내놓았는지를, 다양한 과학사적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낸다. 엔트로피의 법칙, 상대성이론, 브라운 운동, 에너지 보존 법칙뿐 아니라 갈릴레오 갈릴레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만, 마리 퀴리 등 과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과학자들을 두루 만날...

 

 

2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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