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1기 2기 3기…'이런 거 어떻게 정하지?'
암 1기 2기 3기…'이런 거 어떻게 정하지?'
  • 한다희
  • 승인 2018.04.28 22:02
  • 조회수 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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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들 MBC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을 아시나요? 과거 높은 시청률과 마니아들의 성원에 힘입어 최근 해당 방송국은 이 드라마를 다시 편성해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김명민이 분한 주인공 장준혁은 성공에 눈이 멀어 괴물이 되기를 자처한 의사였습니다. 진료 기록을 조작하고 거짓 증언을 일삼으면서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았는데요. 그러면서도 드라마 팬들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왜 진짜 망하고 그래! 이 망할 놈아" 이런 반응이었달까요. 

 

드라마 속 장준혁의 사인은 담관암이었습니다. 복강 내에 전이 돼 수술할 수 없었죠. 여기서 <이웃집과학자> 퀴즈 나갑니다. 이 당시 장준혁은 암 몇 기였을까요? 그리고 이때 '기'는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요?

 

죽지마요. 출처: 드라마 '하얀거탑'
죽지마! 출처: 드라마 공식 페이지

암은 다른 병과 달리 '초기'니, '말기'니 하는 이른바, 병기(stage)의 구분이 있습니다. 병기란 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1에서 4까지의 숫자로 표현됩니다. 말기는 5기라고 안 하고 보통 말기라고 합니다. 의료진은 병기를 기준으로 치료법을 선택하고, 환자의 예후를 평가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정이 중요한데요.

 

출처: pixabay
치료와 예후 평가에 중요한 병기! 출처: pixabay

병기는 일반적으로 TNM 시스템에 따라 분류됩니다. 여기서 T는 tumor(종양), N은 lymph node(림프절), M은 metastasis(전이)의 약자입니다. T 병기는 암이 발생한 부위에서 주변 조직으로 얼마나 침습했는지, N 병기는 림프절로의 침범이 있는지, M 병기는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지를 알려주죠. 

 

TNM 병기 설정의 일반적인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자료를 참고했는데요. 주의할 점은 각 암의 종류에 따라 암 병기를 정하는 기준과 방식이 천차만별이라는 겁니다. 이런 걸 보통 '각 암종에 따른 특이정 정의'라고 해요. 각 암에 대한 정보는 AJCC cancer staging manual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 글에서는 암 병기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부분과 담관암의 가장 보편적 특징에만 기초해서 짚어드릴게요.

 

T 병기

1. 평가가 불가능한 경우 TX

2. 암이 없을 때 T0

3. 원발종양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주변 조직을 얼마나 파고들었는지에 따라 T1에서 T4까지 나뉩니다. 진행 정도가 심할수록 숫자가 올라갑니다.

 

속빈장기에서의 암 침윤도 출처: 삼성서울병원
속빈장기에서의 암 침윤도 출처: 삼성서울병원
  • 점막밑층까지 침습한 경우 T1
  • 근육층까지 침습한 경우 T2
  • 장막밑층까지 침습한 경우 T3
  • 장막층을 뚫고 주변 다른 조직까지 침습한 경우 T4

 

N 병기 

1. 림프절 침범 여부 평가가 불가능한 경우 NX

2. 림프절 침범 없을 때 N0

3. 침범한 림프절이 1~3개인 경우 N1으로, 4개 이상일 때 N2로 분류합니다.

 

M 병기

암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요. 출처: PLOS computational biology

1. 전이 여부 평가가 불가능한 경우 MX

2. 전이 없을 때 M0

3. 전이 있으면 M1으로 구분합니다.

 

T, N, M 병기를 종합하여, 새로 1기부터 4기까지 구분하게 되는데요. 이를 '종합 병기'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병기가 바로 이 병기죠. 1, 2기를 대개 초기라고 하며, 3기를 국소 진행된 병기, 4기를 원격전이 병기로 봅니다. 그럼 말기는 뭘까요. 말기란 기대 여명이 6개월 미만이고, 하루종일 휠체어나 침대에 의존해야 하며, 심각한 영양 불균형 상태가 동반된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모든 4기 환자가 말기일 순 없는 것이죠.

 

다시 드라마 <하얀거탑>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담관암은 암의 크기보다도 위치, 주요 혈관, 간내 담관, 주위 장기로의 침범여부가 예후에 중요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한 성장 속도가 다양한 종양의 특성 때문에 진행된 병기의 환자가 장기 생존하는 경우가 많아 병기 체계를 확립하기 어려운 실정인데요. 그래도 주변의 주요 장기로 침윤하여 외과적 절제가 불가능했던 상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장준혁은 아무래도 담관암 4기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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