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왜 '무서운 날씨' 동반할까?
우박, 왜 '무서운 날씨' 동반할까?
  • 김진솔
  • 승인 2018.05.04 17:09
  • 조회수 9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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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갑자기 내린 우박에 놀라신 분들 많으시죠? 세상이 어두워지고 천둥 번개가 치면서 우박이 떨어졌는데요.

 

 

우박이 내릴 때면 마치 '디스토피아'가 도래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피해도 막심한데요. 야속하게도 우박은 꼭 초여름이나 가을 무렵에 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힙니다. 천재지변은 어쩔 수 없이 맞이하게 되더라도, 적어도 '이게 왜 내리는 건지' 알고 당해야 덜 억울하지 않을까요.

 

우박은 왜 항상 '무서운 날씨'를 동반하죠?

 

급격한 '상승기류'로 '적란운'이 생기면서 우박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기상청에 따르면 우박의 생성 원인은 상·하층 공기의 큰 온도차와 불안정한 대기입니다. 일반적으로 뜨거워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데요.

 

제일 두꺼운 수직구름이 적란운! 출처: Zum 학습백과
제일 두꺼운 수직구름이 적란운! 출처: Zum 학습백과

특정 영역이 주변 지역보다 유난히 온도가 높을 경우 지표면에서 뜨거워진 공기는 빠르게 상승하게 됩니다.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어 좁은 영역의 땅이 데워졌을 때, 혹은 계절이 바뀔 때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만나는 등의 경우 이런 일이 일어나요. 상승하는 공기 속에 있던 수증기는 구름으로 피어오르게 됩니다.

 

만약 상승기류도 강하고 수증기도 충분이 많은 경우 '적란운'이라고 부르는 두꺼운 수직구름이 발생합니다. 천둥 번개가 치고 소나기를 내리게 하는 구름이 적란운이에요. 구름은 작고 가벼운 얼음 알갱이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근처의 수증기가 붙으면서 점점 크기가 커지고, 일정 크기 이상이 되면 '비'나 '눈'이 되어 떨어집니다.

 

그런데 상승기류가 발생하는 경우 떨어졌어야 하는 얼음 덩어리들이 위로 밀려올라가서 떨어지지 못합니다. 그 결과 얼음 덩어리들은 체류 시간이 길어지며 점점 부피가 커지는 거지요. 덩어리가 너무 커져서 결국 지표면으로 떨어지면 이게 우박입니다. 한 마디로 '소나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차피 적란운이 생겼기 때문에 천둥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면서 우박까지 내리는 요란한 날씨가 나타나는 겁니다.

 

우박은 원래 '추울 땐 안 와'

 

3일 기상을 보면서 '따뜻한 5월 봄인데 우박이 내리는 게 신기하다'는 온라인 반응이 많았는데요. 놀랍게도 우박은 겨울에 내리지 않습니다. 인접한 대기의 온도 차이가 커야 우박이 내리는데, 겨울철에는 '공기가 갑자기 데워질 일'이 없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기 시작하는 초여름이나 찬 공기가 급격히 유입되는 가을에 대기의 온도 차이가 크게 생겨 우박이 자주 옵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우박 관련 보도자료 목록을 보시면 대부분 5~6월이나 9~10월인 걸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안타깝게도 초여름 작물 피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여름에도 적란운이 많이 생성되긴 하지만 기온이 높기 때문에 내리는 중에 녹습니다.

 

소나기처럼 우박 자체도 좁은 지역에 나타납니다. 3일 서울의 용산구 한남동에서 우박이 쏟아졌던 시각에 동대문구 전농동은 화창했습니다. '친구 동네는 우박 때문에 난리인데 우리 동네는 화창하네' 같은 대화들이 이어졌습니다.

 

우박이 쏟아져 내린 한남동 (좌, 출처: 이재현님)과 맑아도 너무 맑은 전농동(우, 출처: 최윤석님)
좌측은 3일 우박이 쏟아진 한남동. 제공: 이재현 이웃님 / 맑아도 너무 맑은 전농동. 제공: 최윤석 이웃님)


우박의 '나이테'?

 

상승기류가 지속되면 우박은 상승 하강을 반복하며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우박의 단면을 보면 나이테와 같은 줄무늬가 있어요. 상승 하강을 반복하며 주변 환경이 바뀌었다는 증거죠.

 

우박의 '나이테' 출처: 토네이도에서 살아남기
우박의 '나이테' 출처: 토네이도에서 살아남기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우박,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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