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어벤져스 합류? '갑오징어의 능력'
이 정도면 어벤져스 합류? '갑오징어의 능력'
  • 박연수
  • 승인 2018.05.15 10:41
  • 조회수 5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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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 식품과학기술대사전을 보면 갑오징어는 오징어 내부에 석회질의 '오징어 갑'이 있습니다. 그래서 '갑오징어'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갑오징어는 살이 두툼하고 회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그리고 순백색의 배 모양인 오징어 갑은 이를 닦을 때나 약재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먹물은 물감으로도 사용하죠. 정말 아낌없이 주는 갑오징어에요.

 

아낌없이 주는 갑오징어는 능력이 매우 많습니다. 갑오징어는 위장술에 능숙합니다. 자신의 몸을 주변 지형에 맞게 변신할 수 있습니다. 변신해 숨어 있다가 무방비 상태로 지나가는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나 찾아봐라. 출처: Raul654
나 찾아봐라. 출처: Raul654

자갈 밭에 숨은 갑오징어 찾으셨나요? 중앙에 아무렇지 않은 척, 자갈인 척 자리잡고 있습니다. 갑오징어가 '바다의 카멜레온'이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색깔만 비슷하게 하는 게 아닙니다. 질감까지도 비슷하게 만듭니다.

 

갑오징어 찾아보세요. 어디있게요. 진짜 어렵습니다. 출처: TED 캡처
갑오징어 어디있게요. 진짜 어렵습니다. 출처: TED 캡처

이번 문제는 많이 어렵습니다.

 

이거 갑오징어입니다. 출처: TED 영상 캡처
이거 갑오징어입니다. 출처: TED 영상 캡처

믿기지 않는 갑오징어의 위장술입니다.

 

아래 영상 3분 17초 정도부터 보시면 갑오징어가 변신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종'으로 변신하는데요. 몸에 돌기를 세우고 무늬까지 바꿔 '소라게'인 척 변장한 후 다른 소라게들을 유인하죠.

 

 

소라게로 변신한 갑오징어 앞에 한 마리의 소라게가 다가옵니다. 놀라운 반전은 두 마리 모두 소라게가 아니라 갑오징어였습니다.

 

다른 '성'으로도 변신합니다. 호주 맥쿼리대학교 연구진이 밝혀낸 결과입니다.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서도 변신술을 사용합니다.

 

반쪽은 암컷, 반쪽은 수컷. 출처: Macquarie University
반쪽은 암컷, 반쪽은 수컷. 출처: Macquarie University

호주 맥쿼리대학교의 연구진은 갑오징어가 변신술을 이용해 다른 수컷을 경계하고 자신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반쪽은 수컷의 몸'으로 두고 '다른 반쪽은 암컷으로 위장'하는 거죠.

 

연구진은 수컷 갑오징어가 암컷에게 다가가 짝짓기를 시도할 때 다른 수컷들에 들키지 않으려는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시드니 항구에서 서식하는 갑오징어와 수족관의 갑오징어 무리를 관찰했고 이 현상은 일반적인 야생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이렇게 반쪽만 변신하는 건 항상 사용하는 기술은 아니라는 겁니다. 주변에 두 마리 이상의 수컷이 있을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암컷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요.

 

갑오징어의 변신술에 대해 많은 연구진들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해양생물학연구소(Marine Biological Laboratory)의 연구진은 갑오징어가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변신하기 위해 만들어낸 '돌기'는 한 시간 정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렇게 위장하고 있을 때 근육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유유자적하는 갑오징어. 출처:DE AGOSTINI PICTURE LIBRARY/GETTY IMAGES
유유자적하는 갑오징어. 출처: DE AGOSTINI PICTURE LIBRARY/GETTY IMAGES

갑오징어는 변신술로 먹이를 사냥하기도 하지만 천적으로부터 피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상어와 같은 천적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인데요. 하지만 갑오징어의 천적인 상어는 시력이 나빠 먹잇감이 방출하는 전기신호를 찾아 사냥을 한다고 합니다. 갑오징어가 변신을 한다고 해도 상어는 전기 신호로 찾아낼 수 있는거죠.

 

하지만 호락호락한 갑오징어가 아닙니다. 미국 조지아서던대학교와 듀크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갑오징어가 상어의 공격에 대비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에 게재됐어요.

 

전기장 강도를 낮추는 갑오징어. 출처: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전기장 강도를 낮추는 갑오징어. 출처: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연구를 이끈 베도르 박사는 수조에 있는 갑오징어에게 천적의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갑오징어는 신체 기관에서 전기장을 발산하는데요. 천적의 영상을 보자 전기장의 세기를 줄였다고 합니다. 갑오징어 평소의 전기장 강도은 10~30μV(마이크로볼트·100만분의 1V)로, 이는 AAA규격 건전지에 비교해 7만5,000배 더 약한 수준입니다. 애석하게도 상어는 이 미세한 전기장도 탐지해냅니다.

 

갑오징어는 천적의 영상을 보자 호흡 속도를 낮추고 움직임을 최소화해 평상시 발산하는 강도의 89%를 줄였습니다. 연구진은 이 은신전략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전기장 발생장치를 이용해 추가 실험을 진행합니다. 평소 갑오징어가 발생시키는 전기장을 방출할 때는 상어들이 매번 기계의 위치를 찾아내 기계를 물어뜯었고 은신상태의 갑오징어 수준이었을 때는 발각확율이 50%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갑오징어 능력의 한계, 어딜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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