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성운, 별의 죽음
2018년 5월 16일, '우주에서 거대한 개미가 뿜어대는 레이저'가 관측됐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우선 이미지부터 만나보시죠.
개미 모양의 '행성상 성운'이 관측된 건데요. '별의 죽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별은 만들어질 당시의 초기 질량에 따라 다른 일생을 겪게 되는데요.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항성은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뿜어내다가 종국에 밀도 높은 '백색 왜성'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가스와 먼지의 외층을 우주로 뿜게 돼요. 그 결과, 행성상 성운이라고 알려진 복잡한 패턴의 만화경을 만드는 건데요. 환상적이죠?
개미 성운에서 관측한 '레이저'
이 개미 성운은 1920년대 최초 관측자인 도널드 멘젤의 이름을 따서 Menzel 3로 불립니다. 개미 성운은 인류에게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 개미 성운으로부터 나오는 레이저가 인류가 본 최초의 레이저(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LASER)이거든요. 참고로 실험실에서 레이저를 작동시키기 시작한 건 1960년이니 훨씬 먼저 우주에서 관측된 거지요.
이번 관측과 연구에서는 '적외선' 영역의 환상적인 레이저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논문의 주저자인 Isabel Aleman은 "우리가 Menzel 3에서 볼 수 있는 이온화된 기체가 만든 뒤얽힌 구조는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패턴을 형성하는 가운데의 물체를 볼 수는 없죠"라고 말합니다.
개미 성운을 관측한 ESA(유럽우주국) 허셜 우주관측소는 "개미 성운의 중심에서 별이 극적으로 사라지며 발생하는 레이저 광선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가시광선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하다"고 밝혔습니다.
개미 성운은 중심부로부터 강렬한 적외선 레이저를 방출하는데요. 레이저는 우주에서는 특정 조건 아래서, 다양한 파장에서 집중적으로 방출되는 걸 관측할 수 있어요. 현재까지는 이 우주 적외선 레이저 중 몇 가지만 알려져 있습니다.
위 사진은 허셜 망원경입니다. Isabel Aleman은 또한 "허셜 관측소에서는 높은 민감도, 그리고 넓은 파장대역을 검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소 재조합 라인 레이저 방출이라고 하는 매우 드문 현상을 감지해 성운의 구조와 물리적 상태를 알 수 있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레이저 방출을 위해서는 별 근처에 매우 밀집된 가스가 있어야 합니다. 관찰 결과를 모델과 비교해보면 레이저 방출가스의 밀도는 전형적인 행성상의 성운과 개미 성운 자체의 돌출부에서 볼 수 있는 가스 밀도보다 1만배나 높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죽은 별 가까이에 있는 지역은 대부분 비어 있습니다. 그 거리는 태양부터 토성까지의 거리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물질의 대부분이 바깥으로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의 가스 밀도는 높았습니다. 연구진들은 따라서 이 별이 '쌍성계'였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별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였을거라는 거죠.
논문 공동 저자인 Albert Zijlstra는 "가스가 별에서부터 멀어지지 않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디스크 구조를 중심으로 궤도를 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이 아직 두 번째 별을 관측하지는 못했지만, 이를 통해 두 번째 별의 존재를 예측한 거죠. 두 번째 별의 존재도 <이웃집과학자>에서 소개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