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 "나노 재료 합성 가능"
대장균 "나노 재료 합성 가능"
  • 김진솔
  • 승인 2018.05.28 13:15
  • 조회수 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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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연구진들은 나노 재료 물질을 합성하기 위해 소위 '열일'하고 있을 텐데요. 나노 물질은 덩어리진 물질과는 다른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이에요. <이웃집과학자>에서 이에 대해 소개해 드린 적도 있는데요. '나노'세계 열리며 깨진 '3가지 상식'

 

다양한 나노 물질을 합성 하다보면 '누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제 고양이까진 아니더라도 '대장균'의 도움을 빌릴 수 있는 시대가 올 것 같습니다. 대장균이 나노 재료를 합성하게 시킬 기술이 개발됐거든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 기술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의 최유진 박사과정이 주도한 연구입니다.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5월 2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어요.

 

대장균 안에 나노 있다

 

최유진 박사과정, 이상엽 교수 출처: KAIST
최유진 박사과정과 이상엽 교수. 오붓하게 한 컷~ 출처: KAIST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다양한 '금속 이온과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을 '대장균의 체내에서' 만들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대장균 내부에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을 암호화 하고있는 DNA를 주입하면 대장균이 해당 단백질을 합성하는데요. 이를 이용한 기술이지요.

 

연구진은 대장균 내에서 '파이오킬레틴 합성효소(phytochelatin synthase)'를 동시에 발현하도록 했다는데요. 이 효소는 메탈로싸이오닌(metallothionein)과 파이로킬레틴(phytochelatin)이라는 단백질을 합성합니다. 

 

파이오킬레틴 합성효소를 이용했어요! 출처: KAIST
파이오킬레틴 합성효소를 이용했어요! 출처: KAIST

이 단백질들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메탈로싸이오닌은 금속 이온과 결합하는 단백질이며, 파이토킬레틴은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인 펩타이드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대장균이 자라는 환경인 '배양액'에 다양한 금속이온을 넣으면 메탈로싸이오닌과 파이토킬레틴이 금속이온을 이용해 다양한 나노 구조를 만듭니다. 연구팀은 금속이온의 농도 조절을 통해 다양한 크기의 양자점(quantum dot), 자성 나노재료(nano-magnet)등을 얻어냈습니다. 유전자 재조합 대장균을 이용해 주기율표 기반의 35개 원소로 이뤄진 60가지의 다양한 나노 재료도 합성했다고 해요. 아래 그림은 합성해낸 나노 재료의 전자현미경 사진입니다. 다양하죠?

 

합성한 나노재료들의 구조 출처: KAIST
합성한 나노재료들의 구조. 출처: KAIST

대장균으로 나노 재료를 합성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물리, 화학적 방법으로 합성되지 않는 새로운 나노 재료도 생물학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용액의 수소 농도(pH)에 따른 수용액상 금속이온 물질의 열역학적 안정성을 규명하는 '푸베 다이어그램(pourbaix diagram)'을 기반으로 각 원소의 열역학적 안정성을 갖는 물질 상태를 알고, 합성 가능한 물질의 예측 및 전위와 용액의 pH를 조절해 다양한 나노 재료의 합성이 가능했다고 하네요.

 

이상엽 특훈교수는 "기존의 물리, 화학적인 공정을 통한 나노 재료 합성이 아닌 박테리아를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한 뒤 생물 공학적 배양을 통해 원하는 나노입자를 쉽고 효율적으로 합성 가능한 기술이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생물공학적 방법으로 합성된 60개의 나노 재료들은 나노 입자, 나노 막대, 나노 판상형 등의 모양을 가지며 향후 에너지, 의료, 환경 분야 등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장균 나가신다~ 출처: pixabay
대장균 나가신다~ 출처: pixabay

이번이 생물학적 나노 재료 생산의 처음은 아닙니다. 기존의 생물학적 나노 재료는 주로 고온, 고압 조건에서 유독한 유지 용매와 값비싼 촉매를 사용해 이뤄졌어요. 이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는 문제를 수반했습니다. 따라서 활발하게 이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죠.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 공학적 나노 재료 합성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친환경적인 합성법들은 합성할 수 있는 나노 재료의 형태가 한정적이었는데요. 이번 연구로 친환경적이며 다양한 재료 생산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장균이 만드는 나노 재료, 직접 사용할 날이 올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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