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은 신체 오감 통틀어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고를 당하거나 질환을 겪으며 망막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상된 망막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로 '인공망막' 연구가 활발한데요.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센서시스템연구센터 김재헌 박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송현석 박사 및 서울대 박태현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빛 인지 뿐 아니라 색까지 구분할 수 있는 인공생체소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인간의 눈에 있는 망막은 원추세포와 간상세포로 구성됩니다. 원추세포는 빛의 3원색인 빨강, 초록, 파란색의 빛을 각각 흡수하는 광수용체 단백질 3종(1LW, 1MW, 1SW)을 세포막에 발현합니다. 광수용체는 흡수된 빛의 색을 인식합니다. 한편, 간상세포는 광수용체 단백질 1종(Rho)을 발현하고 명암을 구분합니다.
연구진은 인공적으로 생산한 광수용체 단백질 4종을 그래핀 소재 표면에 적층했습니다. 그래핀은 생체물질과 친화성이 높고 전기화학적으로 예민하기 때문에, 인공 광수용체가 인지하는 광학적 신호를 전기화학적 신호로 포착할 수 있습니다.
측정된 신호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이 개발한 생체 소재는 가시광선에 대해 인간과 매우 유사한 스펙트럼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빛의 3원색인 붉은색, 초록색, 파란색 빛과 명암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송현석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생체 소재는 인간 시각을 가장 가깝게 모방할 수 있는 소재이다"며, "향후 시각 질환 환자에 적용 가능한 인공 망막으로 개발될 경우 인간의 망막과 비슷하게 작동하여 기존 인공 망막 기기보다 훨씬 효율적일 것으로 전망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순수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생명공학과 광학 분야의 융합 원천 기술로, <Advanced Materials> 최신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