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광합성·빛에 반응" 혁신적 인공세포 개발
"셀프 광합성·빛에 반응" 혁신적 인공세포 개발
  • 김진솔
  • 승인 2018.05.29 16:55
  • 조회수 4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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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들, 세포 하나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지 상상하실 수 있나요? <이웃집과학자>에서는 '세포 하나'에서 펼쳐지는 '영화 같은 세상' 에서 간단히 소개해드린 적 있는데요. 세포 안에는 작은 구조들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많고, 또 정교합니다.

 

세포 내에서는 미토콘드리아, 핵, 골지체, 리보좀, ER 등의 소기관들이 생물화학적인 반응을 주고받으면서 세포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데요. 이 때문에 살아있는 동물을 만드는 꿈은 인류가 과학기술로 지향하는 최종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에 인공 생명체를 만드는 일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는 소식을 전해졌는데요. 서강대학교의 신관우 교수를 비롯해 하버드대학교의 케빈 파커 교수, 성균관대학교의 안태규 교수, 서강대학교의 정광환 교수의 한미 공동 연구진이 '스스로 광합성 하는 인공 세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주 연구자는 이길용 박사라고 해요. 이 연구는 <Nature Biotechnology>에 게재됐으며, 네이처(Nature)의 하이라이트(highlight)로 소개되는 쾌거를 이뤘어요.

 

인공세포. 출처: 한국연구재단

이번에 만들어낸 인공세포는 자그마치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대사활동을 하며 광합성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히 보면 '광합성을 통한 에너지의 확보', '확보된 에너지를 이용한 ATP의 합성', '합성된 ATP를 이용한 단백질의 합성', 그리고 '그 단백질을 이용한 세포의 형태변환'을 해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가 어떤 의의를 띠는지 짚어드릴게요.

 

신관우 교수(우)와 케빈 파커 교수(좌) 출처: 한국연구재단
케빈 파커 교수와 신관우 교수. 출처: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시금치에서 '광합성 단백질'을 박테리아에서 '광전환 단백질'을 추출 후 빛을 사용하여 생체에너지(ATP)를 생산할 수 있는 인공 미토콘드리아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인공 미토콘드리아를 인공 세포막에 삽입하여 골격단백질을 스스로 합성하며 움직이는 인공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생체 내에서 '에너지 화폐'라고 불리는 물질인 ATP를 생산하는 소기관이에요. 개발된 세포는 빛을 사용하여 스스로 생체에너지(ATP)를 생산합니다. ATP는 다양한 곳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에너지 화폐'라고도 불러요.

 

ATP 이용해 단백질 합성

 

생명체는 단백질을 만들 때 앞서 말한 ATP로부터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번 인공세포는 앞서 만든 ATP를 이용해서 단백질인 '액틴'을 만듭니다. 액틴은 세포 안에서 '미세섬유'라는 세포 골격을 만드는 물질입니다. 인공 세포 안에서도 액틴은 연결돼서 미세섬유를 만들어요.

 

미세섬유가 자란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미세섬유가 자란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빛에 반응하고 움직여

 

이 뿐 아니라, 인공세포는 세포의 움직임과 형태를 구성하는 세포골격을 합성하고, 또한 빛에 반응하여 스스로 움직임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마치 원시적 형태의 살아있는 세포와 유사합니다.

 

액틴이 자라서 이동합니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액틴이 자라서 이동합니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이 연구 성과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적인 생체물질을 식물, 박테리아, 동물에서 각각 추출합니다. 이걸 세포와 동일한 형태로 재구성해요. 이를 통해 스스로 작동하는 인공세포 구조체를 제작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신관우 교수와 <이웃집과학자> 직격 인터뷰

 

Q. 이번에 만든 인공세포는 유전물질이 없는 세포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신관우 교수: 유전물질은 없습니다. 살아있는 세포에서 필요한 요소(단백질 및 세포막분자 등)을 뽑아 살아있는 세포와 같은 구조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하드웨어적 방법으로 만든 세포입니다. 

 

하드웨어적으로 세포를 만듭니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하드웨어적으로 세포를 만듭니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Q. 생명체의 특징 중 '물질대사'와 '자극과 반응'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신 건가요? 이 인공세포가 실제 세포와 얼마나 근접했다고 보시나요?

 

신관우 교수: 여러 가지 생명체의 특징 중 '광합성을 통한 에너지의 확보', '확보된 에너지를 이용한 ATP의 합성', '합성된 ATP를 이용한 단백질의 합성', 그리고 '그 단백질을 이용한 세포의 형태변환'이 구현된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포는 아직도 수백, 수천 가지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포의 복제, 생식', 그리고 '수천 가지의 단백질과 세포막의 자체적 합성'의 기능이 모두 구현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영역으로 보면 됩니다. 다만, 물질대사의 핵심적인 상기한 반응을 하나의 세포와 동일한 형태의 구조와 공간 안에서 구현되었으니, 이제 첫 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죠.

 

Q. 인공 미토콘드리아를 만드는 원리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세요.

신관우 교수: 미토콘드리아의 가장 큰 기능은 세포 내에서 ATP를 합성하는 기능입니다.  ATP를 합성하기 위해서 ATP를 합성하는 ATP synthase라는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의 내외막 사이에 전위차(수소이온농도차)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광합성단백질(식물 엽록소에서 추출)과 박테리아(조류)에서 광에너지 전환 단백질을 추출해 하나의 작은 소기관으로 결합시켜서, 빛으로 인공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전위차를 만들고 이 전위차가 ADP를 ATP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Q. 광합성이라고 하셨는데 '인공 엽록체'가 아닌 '인공 미토콘드리아'라고 하신 이유가 뭔가요? 그리고 수소 이온 농도차를 이용하나요?

 

신관우 교수: 정확하게 맞습니다. 식물의 광합성은 빛을 이용해서 탄소가 연결된 분자(이것도 실험으로 제공하였고)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이나, 우리는 빛을 이용해서 전위차를 만들었고, 그래서 미토콘드리아라고 표현한 겁니다.

 

Q. 광 반응과 이동성은 어떻게 얻었나요?

 

이동성은 이렇게 얻습니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이동성은 이렇게 얻습니다. 출처: 한국연구재단

신관우 교수: 빛을 통해 얻은 ATP(생체 에너지)를 이용해서 세포내 '액틴'이라고 하는 골격 단백질을 스스로 합성하게 하였는데, 이 액틴 섬유가 세포막을 움직여서 세포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과 같은 형태의 변화로 이동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Q. 많은 연구진이 공동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공동 연구의 계기는 뭐고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수단을 이용하시나요?

 

(좌측부터)신관우 교수, 안태규 교수, 이길용 박사, 정광환 교수, 케빈 파커 교슈
(좌측부터)신관우 교수, 안태규 교수, 이길용 박사, 정광환 교수, 케빈 파커 교수. 출처: 한국연구재단

신관우 교수: 본 연구는 우리 연구실에서 진행하였지만, 공동 연구자들의 역할도 매우 큽니다. 우선 서강대 생명과학과의 정광환 교수는 박테리아에서 광전환단백질(Proteorhodopsin)과 ATP 합성효소(ATP Synthase)라는 단백질을 추출해서 제공해주었고, 성균관대 안태규 교수는 식물에서 광전환단백질(Photosystem II)을 추출해 제공했습니다. 하버드 대학은 액틴 중합(actin polymerization) 실험을 함께 수행했습니다. 각자의 참여 팀들은 모두 서강대학교에 직접 와 연구를 수행하게 되고, 이메일과 전화로 제가 가운데서 중재합니다.

 

Q. 인공세포 관련해 다음 목표는요?

 

신관우 교수: 실제 세포는 아직도 너무 복잡하고 수많은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 각각의 자극에 의한 ATP를 생성하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화학적 반응들을 인공세포에 결합을 시키게 될 것이고, 실제 세포와 더욱 구조적·기능적으로 유사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추가적인 연구 결과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한편, 신관우 교수는 "이 연구 성과는 살아있는 생명체에 가장 근접한 혁신적인 연구 성과이며, 스스로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생명체를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덧붙였는데요. 이 연구는 인간이 살아있는 세포와 가장 근접한 구조체를 최초로 만들어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아직 생식 기능이나 항상성 등에서 한계는 있지만 이번에 소개된 성과에 하나씩 결합시켜 나갈 예정인데요. 인공생명체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에 '인공세포연구센터'를 확보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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