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체내의 에너지 이동 통로 숫자를 늘려서, 더 많은 열매를 맺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발견됐습니다. 포항공대의 황일두 교수, 조현우 박사, 조현섭 박사과정생 연구팀이 식물 속 광합성 산물이 지나가는 체관 발달을 조절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하는데요.
지구온난화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에 대응해 식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 연구는 주로 광합성 산물의 생산량이나 저장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어요.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광합성 산물이 분배되는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죠.
연구팀은 애기장대, 담배와 같은 관다발 식물의 체관 발달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을 발견하고, 우리말로 '줄기(JULGI)'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단백질을 제어해 체관 수가 늘어난 식물은 생산성이 최대 40%까지 증가했어요.
'줄기' 단백질의 구체적인 제어 과정도 밝혀졌습니다. '줄기' 단백질은 체관 발달을 유도하는 특정 RNA가 접혀 있는 구조(G-쿼드러플렉스)에 결합해 체관 발달을 억제합니다. '줄기' 단백질과 목표 유전자들의 체관 발달 조절은, 지구 식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관다발 식물의 진화에 결정적인 기능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황일두 교수는 "지금까지 이론상으로만 제안돼 온 식물 체내의 에너지 수송(분배) 능력과 생산성 사이의 연관성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라며, "기후 변화에 따른 식물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 성과는 식물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플랜트(Nature Plants) 5월 28일 자에 게재됐고, 6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