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특집1] 한국, 거대망원경으로 천문 '인싸' 진입
[GMT특집1] 한국, 거대망원경으로 천문 '인싸' 진입
  • 김진솔
  • 승인 2018.06.19 13:27
  • 조회수 6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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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천문학 이른바 '인사이더' 등극?

 

지구에서 가장 커다란 눈! 25m급 초거대망원경인 거대마젤란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프로젝트에 한국도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거대마젤란망원경은 간단하게 GMT라고 부른답니다. GMT 제작 사업에 우리나라의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웃집과학자>는 대전에 소재한 천문연을 찾아 GMT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나라가 기대할 수 있는 과학적 목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실제 GMT크기라고 해요! 차선 3개정도 크기네요. 크다...
실제 GMT 거울 크기라고 해요! 크다...

한국천문연구원 주차장에는 GMT 주거울 7개를 본떠 만든 그림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각각의 원은 지름이 8.4m로, 실제 망원경에 들어갈 주거울과 같은 크기인데요. GMT가 천문연에 어떤 의미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박병곤 천문연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의 사무실로 갔습니다. 박 단장은 한국의 GMT 참여를 총괄하고 있는데요.

 

박 단장 사무실 안은 온통 GMT로 가득차 있었어요. 프로젝트를 전반적으로 꿰뚫는 내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들도 묻어나 이 시리즈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그 노력을 이웃님들께 전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설명중인 박병곤 단장
이웃집과학자 인터뷰에 응한 박병곤 단장!

박병곤 단장은 서울대 천문학과 82학번으로 관측천문학을 공부했습니다. 1992년 천문연에 들어와 경북 영천 소재 '보현산천문대'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 2005년 보현산 근무를 마치고 대전 천문연 본부에서 광학부장직을 맡으며 GMT 기획도 하게 됐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 있는 가장 큰 망원경이 '보현산 천문대'에 있는 1.8m망원경이에요. 박병곤 단장은 우리나라 최대 망원경 설치에 이어 세계 최대 망원경 프로젝트 참여에도 기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나저나 우선 GMT가 뭔가요? 

 

박병곤 단장은 GMT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원래 마젤란망원경이라는게 있어요. 마젤란망원경이라는 게 90년대말 2000년대 초에 만든 건데 차세대 망원경은 이거보다 훨씬 크게 가야겠다. 마젤란 망원경은 지름이 6.5m인데 이제 30m급 망원경으로 추진을 하자 해서 2003년에 시작을 한거죠. 미국에있는 소위 마젤란 컨소시움이 시작하고."

 

마젤란 컨소시엄에서 만든, 기존보다 더 거대한 망원경이이어서 이름이 '자이언트'마젤란망원경이군요.

 

GMT 조감도.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GMT 조감도. 출처: 한국천문연구원

GMT 조감도를 잠깐 보실까요? 빛을 한 곳으로 모으는 7개의 거울이 특징입니다. 통상적인 원통형의 기다란 망원경과는 다르게 생겼는데요.

 

GMT의 주거울과 부거울 출처: GMTO
GMT의 주거울과 부거울 출처: GMTO

GMT는 초거대망원경입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현재 제작 중인 3개의 초거대망원경 중 하나인데요. 2003년부터 추진돼 10년 이상의 설계과정을 거쳐 2015년 기공식을 하고 건립 중입니다.

 

GMT의 주거울과 부거울 출처: GMTO
GMT의 주거울과 부거울 출처: GMTO

구경(망원경의 지름)은 25m급으로, 총 7개의 지름 8.4m '주거울'과 이와 쌍을 이루는 '부거울'로 구성돼 있어 빛을 모으죠.

 

GMT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

 

GMT를 만드는데 가장 어려운 기술은 주거울 제작입니다. 그 이유는 여기에 쓰이는 거울이 거대한 '비축반사경(off axis parabolic mirror)'이기 때문입니다.

 

비축반사경이란 표현이 생소하시죠? 주거울의 면은 오목한 포물면입니다. 일반적인 포물면은 축과 수평으로 들어오는 빛을 모두 '초점'으로 모으죠. 그런데 GMT의 경우, 주변에 있는 6개의 주거울은 빛을 거울의 가운데가 아닌 옆으로 보내야 합니다. 이렇게 축 바깥으로 빛을 모으는 반사경을 '비축반사경'이라고 하는데요. 박병곤 단장은 이 기술이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일반적인 포물면과 비축반사경 출처: asphericon
일반적인 포물면과 비축반사경. 출처: asphericon

"비축반사경도 많이 쓰긴 쓰는데 8.4m 크기의 비축반사경이라는 건 세계적으로 아무도 만들어본 적 없는 거에요. 이걸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굉장히 중요해요. 그리고 이 거울들을 똑같이 만들어야 해요. 그 공정을 표준화시키고 다른 거울도 똑같이 만들 수 있도록 해야하니까 그 과정이 오래 걸렸죠. 그래서 첫번째 거울은 2005년에 시작했는데 완성은 2012년 1월이었어요. 7~8년이나 걸린 거죠”

 

이 반사경이 핵심 기술이냐는 질문에 박 단장은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따로 떼서 얘기할 건 없어요"라며, 그 이유를 "물론 반사경이 없으면 별을 못보겠지만, 근데 거울이 3개쯤 없어도 괜찮아요. 집광력, 면적이 좀 줄어들 뿐이죠"라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그는 "거울을 지지하는 기계장치들이 없어도 관측 못하는 거잖아요. 아주 큰 모터, 그리고 정밀 제어 등등 따져본다면 딱히 무엇이 핵심이라 하긴 어려워요"라고 덧붙였습니다.

 

GMT가 시범 구동을 시작할 2023년에는 거울 7개 전체가 아닌 4개만 활용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어떻게 GMT 참여했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나라에 있는 가장 큰 망원경은 보현산에 있는 1.8m 망원경입니다. 이번 GMT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도 드디어 거대과학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는 소백산에 있는 61cm 망원경을 78년부터 운영하고있고요. 1.8m 망원경을 보현산에 설치한 게 96년이에요. 사실상 그때 이후로 국내에 더 큰 망원경은 없는거죠. 더 세계적인 장비를 갖추겠다는 게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96년 이후 계속해서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만들기 힘드니 국제적 8m 이상 망원경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참여해서 세계적인 망원경을 갖추자고 했어요. 그러다가 GMT 사업 컨소시엄에서 한국이 대형망원경 사업에 관심이 있고 하니 참여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2006년부터 정부에 사업 설명, 2008년에 예산심의하고 2009년부터 시작했죠"

 

박병곤단장과 사무실의 GMT 포스터
박병곤단장과 사무실의 GMT 포스터

박 단장은 "계획대로 잘 만들어져서 진짜 GMT라고 하는 세계에서 제일 큰 망원경으로 별을 한번 내 눈으로 볼 수 있었음 좋겠어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는데요. 이밖에도 "망원경에 새똥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같은 곁가지 질문에도 성심껏 답해주며 다음 시리즈를 이어갈 소재와 의지를 줬습니다.

 

박병곤 단장의 입으로 전해들은 세세한 GMT 이야기, 앞으로 <이웃집과학자>에서 차근차근 풀어드릴테니,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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