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덮인 수중에서 기존의 잠수복으로는 10분 내외로 다이빙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웨트수트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생존 시간은 지극히 제한적인데요. 이동성을 저해하지 않고 극한의 환경에서 다이빙 시간을 늘리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MIT-조지메이슨 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얼음물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보호 장치를 개발하기에 앞서, 여러 동물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수달이나 펭귄은 각각 털 혹은 깃털 사이에 형성된 에어포켓을, 고래나 물개는 'blubber'라는 지방조직을 단열재로 활용해 열 손실을 줄였습니다. 반면 백상아리는 발열량을 늘려 체온을 유지했는데요.
다양한 조합의 시뮬레이션을 마친 연구진은 에어포켓이 있으면서도 blubber와 유사한 단열재 개발에 착수합니다.
네오프렌은 천연 고무에 비해 가볍고 썩지 않으면서 단열 효과가 좋아 잠수복에 널리 쓰입니다. 합성 발포고무인 네오프렌은 스티로폼과 유사한 구조를 갖습니다. 이른바 '폐쇄 셀 구조'인데요. 각 셀에 갇힌 공기는 전체 부피의 2/3를 차지하고, 해당 구조를 지나는 열의 절반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Strano 교수와 Buongiorno 교수는 에어포켓을 '제논'과 '크립톤'이라는 비활성 가스로 대신 채울 때 단열 효과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공정은 간단합니다. 기존의 네오프렌 잠수복을 해당 가스로 채운 오토클레이브에 20시간 동안 넣어두면 완성된다는데요.
이렇게 처리된 잠수복은 섭씨 10도 이하의 차가운 물에서 생존시간을 1~3시간으로 연장시켰습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더욱 안정적으로 장기간 보호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네오프린 기반 소재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RSC Advance>에 'Noble-gas-infused neoprene closed-cell foams achieving ultra-low thermal conductivity fabrics'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