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철 햇빛 쏟아지는 곳에 주차해 있던 차를 타는 건 매우 무서운 일입니다. 차량의 실내온도가 상상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에요.
도로교통공단의 정보를 보면 여름철 한낮 차량 실내온도는 외부온도의 약 2~3배라고 해요. 햇볕이 가장 뜨거운 오후 2시 전후에는 100℃까지 올라가죠. 이로 인해 차량에 있던 전자기기들이 폭발을 일으킬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스라이터, 보조베터리, 휴대폰 등등을 차에다 놓고 내리면 안 됩니다. 여기까지는 다들 상식으로 알고 계셨다면 이제부터는 '생수'도 두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투명한 플라스틱 물병이 '렌즈' 역할을 해 불을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LA 게티보존연구소(Getty Conservation Institute)의 재료 과학자 오딜 매든(Odile Madden)은 "생수병은 차창 밖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으는 렌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기념해 러시아의 한 생수 회사에서는 축구공 모양의 생수를 판매했는데요. 이 생수는 렌즈 역할을 해 불을 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성냥에 불을 붙이고 마루 바닥에 구멍을 낼 수 있죠.
오딜 매든은 빛은 직진하는 수많은 광자로 이뤄져 있고 안경이나 현미경의 렌즈가 빛 입자를 모으는 데 이것이 불을 내거나 태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티보존연구소의 화학자 마이클 두트르는(Michael Doutre) 자동차 유리를 통과한 태양빛도 여전히 1㎡당 600W의 에너지를 갖는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작은 전열기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에너지가 작은 점에 모인다면 몇 초 안에 불이 붙거나 녹아버리게 되죠.
다행히 자동차 시트를 포함한 내장재는 불에 잘 타지 않도록 제작되기 때문에 큰 불로 이어질 확률은 적다고 말했는데요. 그래도 조심하는 편이 좋겠죠?
PS. 여름철 자동차 시원하게 하는 법 꿀팁(feat. 도로교통공단)
주차는 그늘 밑이나 지하 주차를 택하고, 차창을 신문지·햇빛가리개 등으로 가려두세요. 관련 실험을 해본 결과도 있는데요. 같은 차종 검은색 승용차 세 대 중 한 대는 그늘, 두 대는 땡볕 아래 주차했습니다. 땡볕 아래 주차한 차 중 한 대에는 모든 창문에 신문지를 붙였어요.
2시간 후, 그늘에 주차한 차는 실험 전 실내온도 보다 10℃ 상승한 44℃, 신문지로 가린 차량은 실험 전 실내온도 보다 25℃ 상승한 59℃ 였습니다. 반면 햇볕 아래 주차한 차는 35℃ 높아져 70℃까지 올라갔습니다.
허용범위 내에서 유리창에 틴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틴팅 필름은 차내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고 자외선을 차단해 승차자의 피부를 보호해 줍니다. 필름의 농도가 단열이나 자외선 차단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색이 무조건 짙을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또한, 차창을 완전 밀폐하지 말고 공기가 순환될 수 있도록 1㎝ 정도만 살짝 열어두는 것도 좋다고 해요.
상승한 차량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조수석 창문만 내린 다음 운전석쪽 문을 4~5회 반복하여 여닫으면 실내온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시원해집니다. 또 에어컨을 틀지 않고 송풍 스위치만 올려서 10초 정도 뜨거운 공기를 빼내는 것도 차 안의 온도를 급속하게 떨어뜨리는 방법이래요.
또한, 에어컨은 켠 순간부터 최대 풍량으로 처음 온도를 떨어뜨린 후 약하게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조금 시원해질 때까지는 창문을 약간 열어둬야 실내에 갇혀 있던 더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이웃님들, 이번 여름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