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도 자연선택? '환경 따라 바뀌더라'
성격도 자연선택? '환경 따라 바뀌더라'
  • 김진솔
  • 승인 2018.07.11 14:39
  • 조회수 14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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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에 영향을 주는 환경 때문에 집단의 성격이 바뀔 수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보면 그럴 것도 같은데요. 만약 위험을 감수할 일이 잦다면 빨리 죽을 위험도 더 높겠죠. 그러면 성격이 예민해진다든지 방어적, 혹은 공격적으로 바뀐다든지 뭔가 영향이 있을 겁니다.

 

대담하면 빨리 죽을 수도 있을것 같네요. 출처: imgur
이건 감수했어야만 하는 위험일까? 출처: imgur

과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그렇지만 관련 실험 데이터는 많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제 조금 더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버드 대학 박사 후과정 오리올 라피드라는 성격도 '자연 선택'된다는 사실을 증명했거든요. 이 연구는 올해 초 <Science>지에 게재됐습니다.

 

여기서 성격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특정 상황일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실험에는 말린꼬리도마뱀들이 사용됐습니다. 이 도마뱀은 작은 나무 위에 있다가 먹이를 찾으러 바닥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런데 도마뱀이 바닥으로 내려오면 천적들에게 잡힐 위험도 높아요.

 

따라서 말린꼬리도마뱀은 자주 내려오는 '대담한' 도마뱀들과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조심스러운' 도마뱀 부류로 나뉩니다. 각각 장점이 있어요. 대담한 도마뱀은 먹이를 좀 더 많이 먹을 가능성이 크고,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도마뱀은 좀 더 굶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겁니다. 그렇지만 대담한 도마뱀은 천적에게 먹힐 가능성이 더 큽니다.

 

말린꼬리도마뱀 출처:flickr
내가 바로 말린꼬리도마뱀이요~ 출처: flickr

연구진은 바하마에서 허리케인이 불어닥쳐 도마뱀이 쓸려나간 작은 섬을 몇 개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말린꼬리 도마뱀을 잡아 성격을 테스트하고,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점수를 매겨 표기했죠. 대담한 녀석들과 조심스러운 도마뱀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도마뱀들을 천적이 있는 섬 4개와 없는 섬 4개에 각각 풀었는데요.

 

몇 개월이 지난 뒤 각 섬의 도마뱀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천적이 있는 섬의 도마뱀들은 먹이를 찾으러 나무 아래로 내려가는 시간이 점점 짧아졌습니다. 집단 전체의 평균적으로 말이죠. 천적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이 큰 환경이어서 도마뱀 집단의 성격이 점차 조심스럽게 바뀐 겁니다.

 

반면 천적이 없는 섬의 도마뱀들은 더 과감해졌죠. 집단 전체로 봤을 때 평균적으로 먹이를 찾아 땅으로 내려오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환경에 적응을 잘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자연선택의 관점에서 본다면 도마뱀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성격을 환경에 맞춰 바꿨는데요. 연구진은 이번 실험으로 개체가 자신의 행동 때문에 자연선택 압박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다만 아직 '후대에 유전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해요. 이미 2년치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통해 성격이 유전되는지 알아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성격도 진화의 대상이 되는가에 대한 답을 조금 더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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