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에 큰 피해를 일으킨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 바이러스는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 발생하고 있습니다. 양계 농가를 비롯해 대량 살처분 등으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끼칠 정도인데요.
AI 바이러스는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특성상 변종을 쉽게 일으킵니다. 지난해에는 2개 이상의 바이러스 유형이 동시 발생하는 등 대규모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염병의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검출하고 판별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이 매우 중요한데요.
최근 국내 연구진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형광을 방출하는 물질을 기반으로 감염 여부 및 아형(subtype)까지 판별 가능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팀은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송창선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초과산화물(superoxide)을 감지해 반응하는 형광 염료를 활용해 AI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AI에 감염된 세포주에 염료를 처리한 뒤 나타나는 형광 패턴 분석하면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 및 아형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해요.
세포는 세포 안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면서 산소를 사용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활성산소를 만들게 됩니다. 활성산소는 O2-이온으로, 반응성이 높고 다른 물질들을 산화시켜 질병과 노화에도 관여하는 화학종인데요.
KIST 이준석 박사팀은 각종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민감도(sensitivity)가 다르다는 점과 감염 시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활성산소군의 모태가 되는 물질은 초과산화물인데요. 연구진은 형광 탐침(probe)을 AI 바이러스 검출에 적용했습니다. 탐침이란 특정 물질에만 반응해 사람이 검출해 낼 수 있도록 하는 물질을 말해요. 이 경우에는 AI바이러스가 있는 경우 형광을 내죠.
연구진은 사전에 23종의 포유동물 세포주(cell line)에 3종의 AI 바이러스 감염 정도를 수치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형광 세기의 변화를 계산했는데요. 그 결과 3종의 AI 바이러스의 아형을 완벽히 구별하는데 성공했어요. 다음 모식도는 분석 과정을 나타냈는데요. 3가지 종류의 조류독감바이러스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현장진단키트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인 종란접종법과 유전자 검사법에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추가적인 장비와 소요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어요. 결과를 얻기 위해 짧게는 3~4일, 길게는 7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종란을 배양하기 위한 추가 시설이 필요한데요. 면역 측정 또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같은 기법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이용하면 이런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KIST 이준석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지문 기술을 이용하여 경제성이 높은 1차 진단기술을 보급하고, 이를 통해 AI 바이러스의 신속한 확산 방지 및 금전적 손실 최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지원으로 KIST-ORP(Open Research Program)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습니다. 연구 결과는 <Angewantd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