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섬에 침입한 쥐는 그 지역 토착생물의 먹이사슬에 끼어들어 생태계를 교란시킵니다. 특히, 쥐는 새의 알과 새끼를 먹어치우는데요. 섬에서 새의 개체수를 크게 떨어뜨립니다.
이러한 결과는 육지 생태계 뿐 아니라 섬 주변 산호초까지 파괴한다고 하는데요. 지난 7월 11일 <네이처>에 게재된 분석을 바탕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새는 바다를 날아다니며 이곳저곳에서 먹이를 먹게 됩니다. 바다새는 먼 거리까지 항해하며 섬 주변보다 영양소가 1백배에서 10만배는 더 많은 먹이를 먹게 됩니다. 그 결과 바다새는 질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배설물을 배설하고 거대한 구아노(guano) 침전물을 쌓습니다. 여기서 구아노란 건조한 해안지방에서 바다새의 배설물이 응고·퇴적된 것을 가리키는데요. 주로 비료로 사용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생성된 질소침전물은 영양소 순환(nutrient cycling)을 통해 섬 주변의 질소가 풍부한 조류(algae)를 발생시키고 이는 물고기 수 증가로 이어집니다. 일련의 과정들은 산호초 생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섬 생태계에 침입한 설치류가 산호까지 죽게한다는 건지 원리를 살펴볼까요?
연구팀은 인도양의 차고스 제도에서 '쥐가 들끓는 섬 6곳'과 '쥐 없는 섬 6곳'을 대상으로 주변 산호초를 조사했습니다. 연구진들은 질소의 동위원소분석을 통해 질소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연구진들은 섬 주변에서 유입된 질소인지, 섬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유입된 질소인지 구별 가능했죠.
'쥐가 없는 섬' 주변 바다에서는 바다새로부터 유래한 질소의 농도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산호초에 많이 사는 자리돔(damselfish) 귀 뼈의 나이테(growth rings)를 분석 결과, 쥐가 없는 섬에서 더 빨리, 더 크게 자란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참고로 일부 동물의 뼈에는 나무의 나이테와 비슷하게 해마다의 성장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쥐가 없는 섬에서의 산호물고기(reef fish) 생물량(biomass)은 쥐가 있는 섬에 비해 48%나 더 높았는데요. 산호에 사는 물고기는 산호 주변에 조류(algae)가 지나치게 번식되는 걸 막아 산호초가 죽지 않도록 합니다.
이번 연구는 산호초가 육지·바다 생태계와 어떻게 상호 연결돼 있는지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산호초를 육지 및 바다 생태계와 연결짓는 유전학적 연구는 많았지만 영양학적 관점으로 진행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산호의 감소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바다새 보존이 산호초를 지키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Nick Graham et al, Seabirds enhance coral reef productivity and functioning in the absence of invasive rats, Nature, 10.1038/s41586-018-0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