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베였던 적을 떠올려 보세요. 종이가 낸 상처는 매우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할 때 발생합니다. 종이에 벤 상처는 작지만 짜증스럽게도 따갑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텍사스 A&M대학교의 가정의학과 조교수 Gabriel Neal이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자료에 따르면 '종이에 베인 상처가 왜 아픈지'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난히 예민한 신체기관 때문
종이에 베인 상처가 아픈 이유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종이에 베이는 상처가 아픈 이유는 상처가 주로 손가락, 입술, 혀와 같이 우리 신체 기관 중에 예민한 부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인데요. 신체 기관의 신경회로망 중에서는 압력이나 온도 변화로 인한 상처에 대해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뇌는 예민한 감각기관에서 보내는 신호를 정확하게 받을 수 있도록 특화된 부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손가락, 입술, 혀처럼 정교한 감지 능력을 가진 곳이 다치게 될 경우, 그 고통은 배가 되는 겁니다. 민감한 감각 기관을 가진 이 기관들은 평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신체 부위이기도 하지요.
'아프기에 적당한' 상처 깊이
상처가 깊게 생겼을 경우 신경 섬유도 심하게 손상돼 통증이 전달되는 능력 역시 약화됩니다. 그러나 종이에 베인 상처는 그다지 깊지 않죠. 통증 전달 능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상처는 작지만, 고통은 크다는 분석입니다.
종이에 베이면 이렇게 해봐요~
Gabriel Neal 교수는 종이에 베인 불편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줍니다. 우선, 종이에 베일 경우, 즉시 물과 비누로 씻어냅니다. 그러면 감염 가능성이 줄고 상처가 빨리 회복되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 다음으로 상처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며칠 동안 밴드를 붙여주라고 하네요.
한편, Gabriel Neal 교수는 종이에 베인 상처가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자해(Self-injury)나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이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한편, 종이에 베인 상처와 같은 미미한 부상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종이에 베였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이런 단순한 작업을 하다가 피를 흘리다니'하는 자괴감이 들고, 아프고 짜증나는데 내가 만든 상처라서 누구에게 화낼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종이에 베인 상처는 너무 강렬해서 짜증까지 날 정도입니다. 이렇게, 종이에 베인 상처는 사소하지만, 상처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정말 다양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The Conversation, Why do paper cuts hurt so mu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