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가 혈관 막는 '잠수병' 조심
기체가 혈관 막는 '잠수병' 조심
  • 김진솔
  • 승인 2018.08.20 13:20
  • 조회수 13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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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레포츠 즐기기에 좋은 휴가 시즌입니다. 레포츠 중에서도 스쿠버다이빙을 계획하신 이웃님 계신가요. 스쿠버다이빙 할 때는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깊은 바닷속에서 빠르게 상승하면 안 되는데요. 바로 잠수병 때문입니다.

 

스쿠버다이빙, 급상승은 위험해

 

잠수병은 주위 압력이 낮아질 때 발생하기 때문에 감압병이라도고 부릅니다. 잠수병은 기체의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기체가 액체에 더 많이 녹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1803년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헨리가 발견했기 때문에 헨리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출처: Lumen learning
주위 압력이 두배면 녹는 기체의 양도 두배! 출처: Lumen learning

원리를 조금 더 설명해드릴게요. 액체와 상호작용이 적은 기체가 액체에 녹을 때, 액체에 녹아있는 기체의 양은 압력에 비례해 증가합니다. 탄산음료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탄산음료는 비극성인 이산화탄소가 극성인 액체에 녹아있습니다. 고압으로 유지되던 용기의 뚜껑을 열면, 주변 압력이 급격히 감소하며 녹아있던 기체가 기포가 되어 나오죠.

 

질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극성인 혈액에 비극성인 질소가 녹아들어가는 경우 혈액에 녹는 기체의 양은 질소의 압력에 비례해서 증가합니다. 스쿠버다이버의 공기통 안에는 질소, 산소 등이 들어있습니다. 

 

스쿠버다이빙 공기통에 들어가는 기체는 질소, 산소 등 지상과 비슷하고, 특수한 기체가 아니면 각 기체의 비율도 지상과 같습니다. 스쿠버다이빙 시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주위로부터 받는 압력은 1기압씩 증가합니다. 수심 10m지점으로 내려간 경우 몸은 2기압의 압력에 노출되죠. 따라서 혈액에 녹는 질소의 양도 2배로 증가합니다. 만약 더 깊은 곳에 내려간다면 더 많은 양의 질소가 혈액에 녹아들어가죠.

 

주변 압력이 일정하다면 감압병에 걸리지 않습니다만, 다이버가 급상승하는 경우 주위 압력이 갑자기 낮아지며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압력이 낮아지면서 혈액 속에 녹았던 질소가 더 이상 녹은 상태가 아닌 기포가 되어 방출되기 때문인데요. 탄산음료 뚜껑을 연 것과 같은 상황이 혈관 속에서 발생하는거죠. 이렇게 생긴 질소 공기방울이 혈관을 막으면 잠수병이 나타납니다.


한계시간보다 오래 잠수하지 마세요

 

그렇다면 잠수병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무리해서 오래 잠수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깊이 들어갔을수록, 체류 시간이 길수록 더 많은 양의 질소가 혈액에 녹게 됩니다.

 

감압 정지 없이 잠수할 수 있는 한계를 '무감압 한계시간(No-Decompression Limit)'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물 속 하강 깊이에 따른 안전한 체류 시간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다이빙강사협회(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 PADI)에서 제공하는 깊이 별 무감압 한계시간입니다. 이를 참조하면 18m 하강했을 때 56분 이상 해당 깊이에 머무르면 안 됩니다. 따라서 다이빙 하기 전 계획을 잘 세우고 들어가야 합니다. 

 

무감압 한계 시간. 출처: PADI

이 이상 잠수하는 경우 상승 중간에 폐를 통해 질소를 뱉어내는 '감압정지'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상승속도는 천천히

 

다이빙강사협회에 따르면 적정 상승속도는 18m/s이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SNSI 등 다른 교육기관들은 적정 상승 속도는 분당 9m로 권장합니다. 그리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행동하라고 충고합니다.

 

상승 속도는 다이빙컴퓨터를 보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이빙컴퓨터는 손목에 차는 장비로 시간과 깊이를 직접 보면서 속도를 조절합니다. 그 감을 잡기 위해 '내가 내뿜는 가장 작은 공기방울보다 천천히 올라가라'라는 말도 있습니다. 참고로 가장 작은 공기방울이 상승하는 속도는 9m/min보다 느리다고 합니다만, 더 빨리 올라가는것보단 천천히 올라가는 게 좋겠죠.

 

가장 작은 공기방울보다 느리게! 출처: pixabay
가장 작은 공기방울보다 느리게! 출처: pixabay

 

3분 안전정지

 

수면으로 올라가기 전 수심 3m~6m구간에서 3분간 멈추는 단계입니다. 수면에 나가기 전 잔여 질소를 배출하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로 질소를 배출함으로써, 잠수병의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잠수병에 걸리지 않는 정도의 미세 공기방울이 혈액에 생기는 것도 줄일 수 있습니다. 

 

3분간 멈춰요. 출처: pixabay
3분간 멈춰요. 출처: pixabay

이와 동시에 수면에 석박 등 충돌 위험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소의 비율을 올린 나이트록스 이용

 

일반적인 공기통에는 대기와 같이 질소가 79%, 산소가 21% 들어있습니다. 나이트록스는 산소의 농도를 더 높이고, 질소 비율을 낮춘 공기통입니다. 따라서 질소의 비율이 줄어들어 혈액에 녹는 질소의 양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무감압 한계시간을 늘릴 수 있어요. 일반 공기통과 나이트록스를 맸을 때 각각 체류시간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살표 방향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출처: PADI

일반 공기통을 사용한 경우, 18m에서 무감압 한계시간이 56분이었죠? 산소 비율을 36%로 높인 나이트록스 공기통을 사용하면 115분까지 있어도 가능합니다.

 

잠수병 치료법?

 

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잠수병 증상은 다이빙 직후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만성 두통, 관절통, 어지럼증, 난청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극심한 피로감 및 무기력감, 저림 또는 무감각증, 피부 질환 등이 나타납니다. 만약 중추신경계 이상시 의식소실 또는 마비, 폐 파열로 인한 흉통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후유증으로 언어장애 및 운동장애를 유발하는 등 치명적인 손상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잠수병은 최대한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따라서 잠수병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작은 증상이라도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잠수병의 일차적 치료법은 재가압 요법입니다. 재가압 요법은 대기압보다 높은 기압 환경을 만들어 100%의 산소를 일정 시간 동안 계속 흡입하는 고압 산소 치료 요법을 말합니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였을 때 고압산소치료 장치가 갖추어져 있지 않았으면 가능한 한 빨리 시설이 갖추어진 곳으로 이송시켜야 하는데, 이송 중에도 신경계통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100% 산소호흡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왼쪽으로 누워 심장에 유입된 기포가 전신 순환으로 유입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해요.


재가압 치료와 동시에 보조요법으로서는 덱스트란 수액요법, 스테로이드 투여 및 항응고제로서의 헤파린 정맥주사가 있으며, 척수손상으로 하반신마비가 온 경우 재활요법의 조기 적용이 필요합니다. 아산병원에서는 잠수병이 있는 잠수자가 다시 깊이 잠수하여 자가 치료를 하지는 말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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