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왜 넘어지지 않을까?
배는 왜 넘어지지 않을까?
  • 안준상
  • 승인 2018.08.29 17:27
  • 조회수 3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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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안전, '복원력'이 결정한다

 

선박은 세계 무역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실생활에 아주 중요한 운송수단입니다. 여객운송에서부터 화물운송에 이르기까지 광범히 하게 사용되는데요.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과 화물의 안정적 운송이 중요합니다.

 

선박은 유체로 이루어진 바다나 강을 따라 이동합니다. 즉, 외부로부터의 힘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때 외부로부터 받은 외력으로 기울어진 선체가 본래대로 복원되는 특성을 복원성이라고 합니다.

 

선박의 복원성을 나타내는 물리적인 양을 복원우력(復元偶力) 또는 복원력(復原力)이라고 부릅니다. 선박의 안정성을 이야기 할때 복원력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선박의 앞부분과 뒷부분, 즉 선수미 방향으로 전복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대게 양 옆으로 기울어졌을 때의 복원력만을 고려합니다.

사진출처 : fotolia
옆으로 기우뚱~ 출처: fotolia

무게 중심과 부심

 

선박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죠.

[그림A]
[그림 A]

그림A를 볼까요? 선박의 모든 중량이 한 점에 모이는 가상의 지점을 중심(center of Gravity, G)라고 합니다. 선체에 작용하는 부력이 모이는 가상의 지점은 부심(center of Buoyancy, B)입니다. 선박이 정지한 상태로 물 위에 떠 있을 때에는 배의 중심에서 수직 하방으로 작용하는 중력과 부심에서 상방으로 작용하는 부력이 동일 수직선상에서 같은 힘으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작용해 균형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림 B]

'그림B'처럼 선박이 약간 기울어진 상태로 가보죠. 물 위 선박이 외력을 받아 선체가 기울어집니다. 선박의 중심 위치는 변하지 않지만 부심은 물에 잠긴 부분의 형상, 즉 선체 모양에 따라 변합니다. 이 때문에 중력과 부력의 작용선에 엇갈림이 발생합니다. 선박이 안정, 불안정 혹은 중립이라는 세 상태로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선박이 기울어졌을 때 부력이 작용하는 선과 직립시 중심점과의 교점을 경심(Metacenter, M)이라 합니다. 용골(K)로부터 경심(M)까지의 거리(KM)에서 용골(K)로부터 중심(G)까지의 거리(KG)를 뺀 거리를 메타센터의 높이(GM, Metacentric height)라고 정의합니다. 이때 메타선터의 높이가 양수(+)인가, 음수(-)인가, 또는 0인가에 따라 선박의 균형을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용골이란 전라남도 교육청의 <선박 운용>을 참조하면 선박 바닥의 중앙을 받치는 길고 큰 재목을 의미합니다.

 

선박 균형의 세가지 상태

 

위에 언급대로 메타센터의 높이로 선박 균형을 판단할 수 있는데요. 이때 3가지 상태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첫 번째로, 메타센터의 높이가 양수 상태인 안정된 평형입니다. 두 번째로, 메타센터의 높이가 음수인 불안정한 평형입니다. 세 번째는 메타센터의 높이가 0인 중립의 평형입니다.

 

1. 안정된 평형(Stable Equilibrium)

[그림 C]
[그림 C]

 

그림C를 보면 중심(G)의 위치가 메타센터(M)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선박이 특정 각도(θ)만큼 기울어져 있다면 부심(B) 위치가 B1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때 중력과 부력은 선박을 원래의 위치로 돌리려는 작용을 하죠. 이 힘이 복원력입니다. 모든 선박은 이 복원력이 적당해야 합니다. 이 상태의 GM은 양수(KM-KG>0)입니다.

 

2. 불안정한 평형(Unstable Equilibrium)

 

불안정한 상태는 중심이 메타센터보다 더 높은 곳에 있을 때 나타납니다. 선박이 특정 각도(θ) 만큼 기울어져 있다면 부심(B) 위치가 B1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런데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부력과 중력이 전복시키는 중력과 부력은 선박을 점점 더 기울어지게 만드려는 작용을 합니다. 즉, 이 상태는 (-)의 복원력을 가진 상태이고 선박이 전복됩니다. 이 상태의 GM은 음수(KM-KG<0)입니다.

[그림 D]
[그림 D]

 

3. 중립의 평형(Neutral Equilibrium)

 

중심과 메타센터가 같은 점에 있는 상태입니다. 복원력이 생기지 않고 기울어진 상태로 정지합니다. 해양정보 웹 '마린인사이트(Marineinsight)'에 따르면 이 상태가 가장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에 묘사된 것처럼, 이 경우 복원력이 발생하기 않기 때문에 얼마 만큼 기울어져 있느냐에 상관 없이 복원이 불가능합니다.

 

이때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선체 내부의 물체들이 움직이고 이로 인해 선체의 중심이 함께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의 이동이 불가피 합니다.

[그림 E]

초기 복원력이란?

 

외부의 힘에 의해 물에 떠 있던 선체가 기울어지면 중심(G)는 같은 지점에 있지만, 부심(B)은 이동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해보세요. 이 때 중심(G)에서 이동한 부심(B')에 내린 수선의 발을 Z라 하면, 복원력의 크기는 W=GZ 가 됩니다. 여기서, W는 배수량, GZ는 복원정(righting arm,GZ)입니다.

[그림 F]

만약, 선박의 초기경사시 경사각을 θ라고 한다면, 선박의 복원력은 다음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초기 복원력 = W ⅹ GZ = W ⅹ GM sin θ 

 

결국 초기 복원력은 배수량이 클수록, GM이 클수록, 경사각이 클수록 커지게 되는 셈이죠. 참고로 선박 한쪽이 기울어졌다가 다른 한쪽으로 기울고, 본래 자리로 돌아오는 시간을 '횡동요 주기'라고 합니다.

 

이상적인 GM 값?

 

GM 값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무거운 화물을 선박에 내부에 적재해 GM 값을 늘릴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선박의 중심이 아래 쪽으로 옮겨갑니다. 하부는 무겁고, 상부는 가벼운 상태가 됩니다. 이 경우 복원력이 과대해 횡동요 주기가 짧아져 승조원에게 불쾌감을 주며, 화물이나 선체 등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사진출처 : fotolia
출처: fotolia

반대로 GM 값이 작은 경우에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선박 내부가 아닌 갑판에 화물을 적재했을 때에는 중심이 올라가서 GM 값이 작아지게 되고, 복원력이 작아서 횡동요 주기가 길어집니다. 파도나 강풍으로 인해 선체가 기울어진다면 쉽게 전복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선박은 적당한 크기의 복원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참고자료##

 

Ship Stability – Understanding Curves of Static Stability, Marine Insight

Wärtsilä Encyclopedia of Marine Technology

네이버 백과사전, 선박항해용어사전

고등학교 선박 운용, 전라남도교육청, 2014

 

이웃집과학자 주니어필진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 안준상(junsang41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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