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몸에서 수억년 전부터 공생한 박테리아
인간 몸에서 수억년 전부터 공생한 박테리아
  • 김진솔
  • 승인 2018.08.22 20:20
  • 조회수 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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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세포는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의 세포처럼 핵이 있는가' 

'대부분의 세균처럼 딱히 핵이 없는가'

 

진화론적으로 뭐가 먼저 생겼을까요? 과학자들은 핵이 없는 세포가 먼저 생기고, 진화 과정을 거쳐 핵이 있는 세포가 등장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뚜렷이 구분되는 핵이 있는 세포를 '진핵세포(Eukaryote)', 없는 세포를 '원핵세포(prokaryote)'라고 부릅니다. 아메바부터 동식물, 사람 등은 진핵세포로 이뤄져있고, 박테리아는 원핵세포로 이뤄져있습니다.

 

진핵세포(좌)와 원핵세포(우) 출처: Wikimedia commons
진핵세포(좌)와 원핵세포(우) 출처: Wikimedia commons

진핵세포와 원핵세포는 핵의 유무 뿐 아니라 여러 차이점을 띱니다. 진핵세포는 DNA에 시작과 끝이 있는 선형이고, 원핵세포는 고리처럼 생겼습니다. 진핵세포의 크기가 원핵세포보다 훨씬 큽니다. 안쪽 구조도 더 복잡하죠. 원핵세포가 진화해 진핵세포가 생기면서 구역을 나눠 효율적으로 분업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세포는 더 어려운 일들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나 식물 등을 이루고 있는 진핵세포안에 다양한 소기관이 있지만 에너지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와, 식물의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Chloroplast)'는 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진핵세포안에 있는 소기관인데도 원핵세포의 특성을 띤다는 점입니다. 즉, 진핵세포 안에 박테리아가 하나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세포 내 공생설

 

미국의 이론 생물학자이자 당시 보스턴 대학의 교수였던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아메바와 조류를 연구하며 진핵생물에 핵 외에 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 안에서 DNA가 발견된 건데요. 이를 통해 1967년 <세포 분열의 기원(On the origin of mitosing cells)>라는 논문을 냅니다. 린 마굴리스의 첫번째 남편이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이었기 때문에, 당시 논문은 린 세이건(Lynn Sagan)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습니다.

 

린 마굴리스. 출처: Wikimedia commons

린 마굴리스는 이 논문에서 진핵세포 내부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원래는 독자적인 원핵세포였지만, 어떤 이유인지 다른 세포 안으로 들어와서 살고 있다는 가설을 내세웁니다. 바로, '세포 내 공생설(Endosymbiotic theory)'입니다.

 

세포 내 공생설의 증거

 

우선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독자적인 원핵세포였다는 근거는 뭘까요? 미토콘드리아 안에는 자신의 DNA가 핵막 없이 존재합니다. DNA의 모양도 원핵세포처럼 시작과 끝이 없는 고리형입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미토콘드리아의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을 미토콘드리아 자체적으로 합성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박테리아가 안에 들어와 '공생'하고 있는 것만 같죠.

 

또 주목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의 막은 다른 소기관들과 조금 다릅니다. 막으로 싸인 주머니 구조를 가진 소포체나 골지체, 그리고 소낭과 같은 기관들은 한 겹의 막으로 되어있는 반면, 미토콘드리아의 막은 두 겹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먹힐 때 아래 그림과 같이 세포막에 둘러싸이며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예상합니다.

세포내공생설 출처: Wikimedia commons
공생의 시작. 출처: Wikimedia commons

위 그림은 외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세포 막 안으로 들어와 공생하게 되는 장면의 모식도입니다.

 

린 마굴리스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과학자들은 이렇게 예측합니다. '아주 오래 전, 프로테오박테리아, 혹은 리케차라고 불리는 박테리아가 다른 세포에 먹혔을 것이다', '그리고 소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안에 남게 됐는데, 에너지화폐인 ATP를 생산하는 역할을 전담했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했고, 살아남았다'. 따라서 이 박테리아들은 이때까지 우리 몸속에 공존하고, 이게 바로 '미토콘드리아'라고 말이죠.

 

##참고자료##

 

Sagan, Lynn. "On the origin of mitosing cells." Journal of theoretical biology 14.3 (1967): 225-IN6.

Margulis, Lynn. "Symbiosis in cell evolution: Life and its environment on the early earth." (1981).

Archibald, John M. "Endosymbiosis and eukaryotic cell evolution." Current Biology 25.19 (2015): R911-R921.

Lake, James A. "Lynn Margulis (1938–2011)." (2011):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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