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하면 딱딱한 몸체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투명하고 말랑말랑한 소재로 만든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요? 몸 속에 기구를 삽입해야 하는 수술을 할 때도 주변에 상처를 낼 걱정이 적고, 들어가기 어려운 곳도 로봇이 직접 들어가 작업을 하는 상상을 해보시죠.

이제까지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소재로 만든 작은 로봇은, 의도대로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기 힘들었죠. 그러나 하버드 연구진이 이번에 만든 이 로봇은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Sheila Russo는 이 로봇을 "구조, 동작 및 색상의 변화와 마이크로미터 범위의 섬세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은 실리콘 로봇"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로봇의 콘셉트는 MORPH(Microfluidic Origami for Reconfigurable Pneumatic/Hydrolic device)라고 합니다. 공기나 액체를 이용한 유압시스템을 미세한 관을 통해 흘려보내 구조를 조정한다는 뜻입니다. 다리의 움직임을 보면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총 12개의 얇은 고분자 층을 쌓아서 만든 이 거미는 '소프트 리소그래피'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각 층을 레이저로 정교하게 제작한 뒤, 정확하게 절단하고 위아래층과 접착시켜 부드러운 거미의 대략적인 3차원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하나의 로봇을 만드는데는 수 일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유체를 이용해서 움직이다 보니 색이 있는 유체를 넣으면 본체 색깔도 다채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다리도 각각 다르게 움직이지요.

연구진은 호주 공작거미에서 영감을 얻아 이 로봇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부드러운 로봇 기술이 수술이나 내시경 등에도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은 동물의 구조와 기능 관계를 딱딱한 기존 로봇보다 훨씬 더 잘 모방하고 유용하게 쓰일 거라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Ranzani, Tommaso, et al. "Increasing the Dimensionality of Soft Microstructures through Injection‐Induced Self‐Folding." Advanced Materials (2018): 1802739.
MORPH: A new soft material microfabrication pro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