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보면 술집에서 맥주병을 집어 들어 상대의 머리를 내려치는 장면이 곧잘 나옵니다. 보통 맥주병이 산산조각이 나곤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스위스 베른 대학교의 스테판 볼리거는 이 장면이 걱정됐나봅니다. 그는 개봉 전 맥주병, 다 마신 맥주병과 두개골의 강도를 비교했습니다. 즉,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치면 머리가 깨질지 맥주병이 망가질지를 알아봤습니다.
실험은 나름대로 안전하게
볼리거의 준비물은 새 맥주병 4개, 다 마신 맥주병 6개입니다. 새 맥주 10개를 사서 6병을 마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두개골을 대신할 1kg 쇠공, 그리고 낙하실험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병의 가장 약한 부분은 어디를 가리키는 걸까요?
그는 병 각 부분의 두께를 쟀습니다. 가장 얇은 부분은 0.2cm, 가장 두꺼운 부분은 0.34cm였다고 하는데요. 이 실험에서는 그 중 가장 얇은 0.2cm 부분으로 실험했습니다.
이어서 실험자는 쇠공을 낙하실험장치로 떨어뜨립니다.
두개골에 맥주병을 직접 치며 실험할 수는 없겠죠. 두개골을 대신하며, 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1kg의 쇠공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위치에서 병을 향해 떨어뜨립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2~4m 사이에서 높이를 바꿔가며 실험해 병이 깨지기 시작하는 최저 높이를 구합니다. 이를 이용해 병이 깨지는 최소 에너지를 구할 수 있죠.
계산방법을 알려드리자면, 에너지 전환을 썼습니다. 위치 에너지(U)는 U=mgh로 구할 수 있습니다. m은 질량, g는 중력가속도, h는 낙하 높이입니다. 3m에서 떨어뜨린 경우 m=1kg, g=9.8m/s^2, h=3m입니다. 따라서 위치 에너지 U는 다음과 같습니다. U=1kg x9.8m/s^2 x 3m=29.4 kg m^2/s^2=29.4J입니다.
두개골이 가장 약해
실험 결과 빈 맥주병이 가장 단단했고, 개봉 전 맥주병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두개골이 가장 약했죠.
'빈 맥주병' > '가득 찬 맥주병' > '두개골'
맥주병의 최소 강도는 두개골 최소 강도의 2배가 넘었습니다. 수치로 비교하면, 빈 맥주병을 깨기 위해 필요한 최소 에너지는 40J, 새 맥주병은 30J이었다고 합니다. 반면 이전에 알려졌던 연구를 보면 두개골의 가장 약한 부분은 14.1J에도 깨질 수 있다고 해요.
따라서 술집에서 싸움이 붙었을 때 맥주병을 들고 머리를 내려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