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생명체 '웃음가스'로 숨쉬어?
초기 생명체 '웃음가스'로 숨쉬어?
  • 함예솔
  • 승인 2018.09.03 21:10
  • 조회수 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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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가스. 출처: Flickr
웃음 가스?! 출처: Flickr

지구에 산소가 풍부하지 않던 시절 바다에 살던 생명체는 '웃음 가스'로 불리는 아산화질소로(N2O) 호흡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지아 공대(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팀이 <Geobiology> 게재한 논문 내용인데요.

 

아산화질소는 무엇?

 

아산화질소(N2O). 출처: fotolia
아산화질소(N2O). 출처: fotolia

아산화질소(N2O)는 의료용 보조마취제나 휘핑크림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가스입니다. 아산화질소는 의료용 마취제 혹은 마취보조제로 산소와 혼합해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비심장계통의 수술이나 치과 처치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절한 농도로 사용해야

 

하지만  '대한마취과학회지'에 게제된 논문에 따르면 아산화질소 80%이상의 고농도에서는 의식을 소실시킨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농도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국가스학회지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산화질소를 이용한 흡입마취시 허용농도(TLA)를 시간 가중 평균치 50ppm(90mg/m3)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과 진료 시 어린이들의 안정을 위해 사용하는 아산화질소도 이런 농도 기준의 적용을 받습니다.

 

한편, 아산화질소는 마취뿐만 아니라 환각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웃음가스', '마약풍선'이란 이름으로 급속도로 확산했는데요. 이를 무분별하게 흡입할 경우 질식 위험까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환경부는 2017년 아산화질소(N2O)를 환각 물질로 지정해 규제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웃음가스로 지구 초기 생명체가 호흡했다니 대체 당시에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the Faint Young Sun Paradox"
 

 

태양의 밝기 변화. 출처: Wikimedia Commons
태양의 밝기 변화. 출처: Wikimedia Commons

태양이 막 형성됐을 당시 태양의 밝기는 현재의 약 7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원생대 초기 태양의 밝기 역시 현재의 약 80~85% 정도로 추정됩니다. 태양빛이 이렇게 약했으니 당연히 당시 지구는 바다가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당시 지구는 따뜻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the Faint Young Sun Paradox', 즉 젊은 태양의 역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태양빛이 약했음에도 따뜻했던 지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당시의 대기 성분을 연구해왔습니다. 기존 연구를 통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당시 지구가 따뜻했던 이유는 화산폭발, 암석 풍화, 운석충돌 등으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온실가스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며 지구가 따뜻해졌다는 설명인데요.

 

그런데 조지아 공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이산화탄소와 메탄만으로는 지구를 따뜻하게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지구가 따뜻할 수 있었던 비밀에는 '아산화질소'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고대의 대기에서 아산화질소가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실험과 컴퓨터 모델링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연구팀은 원생대(proterozoic Eon) 중기에 해당하는 16억년~10억년 시기의 대기 성분에 집중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시기는 복잡한 수준의 생명체가 확산되기 전의 시기입니다. 지구의 진화가 천천히 진행되던 때였죠.

 

이 시기는 이후 지구상에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의 해양과 대기 성분을 천천히 바꾸며 기초를 다지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BIF(banded iron formation) 출처: Georgia Tech
 BIF(banded iron formation) 출처: Georgia Tech

원생대 중기 해양에는 산소는 거의 없었고, 이가철(Fe2+)이 풍부하게 녹아 있었습니다. 이는 BIF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BIF(banded iron formation)는 해양에 산소가 증가함에 따라 바다에 녹아있던 철이온들이 산소와 결합하게 되면서 얇은 띠 모양으로 층층이 쌓인 퇴적물을 말합니다. 즉, BIF를 보면 과거 산소가 풍부하지 않았던 해양에 철이 풍부하게 녹아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가철(Fe2+)은 반응성이 매우 강합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바닷물에 용해돼 있는 이가철(Fe2+)이 질소 분자와 빠르게 반응하며 아산화질소를 생성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산화질소는 대기로 날아갔을 겁니다. 연구팀은 이 실험 결과를 대기 모델에 적용했습니다. 

 

모델링 결과, 원생대의 산소 농도가 오늘날 대기 수준의 약 10%라고 가정한다면 원생대 아산화질소 농도는 오늘날 대기와 비교했을 때 약 1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발생한 아산화질소는 지구온난화를 심화 시켰을 겁니다. 메탄과 이산화탄소 만으로는 부족했던 거죠. 

 

아산화질소, 생명체의 숨결을 깨우다

 

따라서 아산화질소는 고대 생명체의 숨결을 일깨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에도 일부 미생물은 산소가 부족할 때 아산화질소로 호흡하곤 합니다. 고대 해양은 철이 풍부해 아산화질소로 호흡하는 생명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왜냐하면 원생대 이전에 산소가 거의 없던 시절에도 미생물들은 아산화질소로 호흡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대 생명체들은 산소가 지구에 풍부해지기 전, 웃음가스를 마시며 호흡하고 살았다고 할 수 있는거죠.

 

 


##참고자료##

 


Stanton, Chloe L., et al. "Nitrous oxide from chemodenitrification: A possible missing link in the Proterozoic greenhouse and the evolution of aerobic respiration." Geobiolog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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