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봤니?' 새 탄소 구조, 슈왈차이트
'들어는봤니?' 새 탄소 구조, 슈왈차이트
  • 김진솔
  • 승인 2018.08.30 21:45
  • 조회수 1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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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는 다이아몬드부터 연필 끝 흑연까지 매우 다양한 구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구조에 따라 다채로운 물리적 특성을 띠는데요. 활용도도 높습니다.

 

1980년대 화학자들을 흥분시켰던 '풀러렌'이라는 탄소 구조가 있습니다. 탄소 60개가 축구공 구조를 이루는 풀러렌을 시작으로, 탄소로 된 '면' 구조물이 주목받았습니다. 1990년대는 탄소가 긴 튜브 형태로 연결된 탄소나노튜브가 차세대 소재로 떠올랐습니다. 그 이후 평면으로 펼쳐진 탄소 '그래핀'이 2000년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풀러렌을 발견한 과학자 해리 크로토는 1996년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그래핀을 분리한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2010년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즉, 새로운 탄소 구조의 발견은 그야말로 해당 분야 최대 관심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다른 탄소 구조 등장

 

여러가지 탄소의 구조. 출처: Wikimedia Commons(변형)
여러 모양의 탄소 구조. 출처: Wikimedia Commons(변형)

지난 8월 14일, 또 하나의 새로운 탄소 구조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슈왈차이트(schwarzite)'라고 불리는 화합물입니다.

 

UC버클리의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팀은 한국-일본 팀이 기존에 만든 '제올라이트를 주형으로 만든 탄소(Zeolite- cated carbons, ZTC)' 구조가 오랫동안 모색된 슈왈차이트임을 증명했습니다. 슈왈차이트의 존재는 수 십 년 전부터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예견이 나왔지만 합성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곡률이 음(-)인 탄소, 슈왈차이트

 

이번에 새로 탄생한 슈왈차이트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2차원 탄소 소재인 그래핀의 경우, 휘어지지 않는 단일 층의 탄소를 일컫습니다. 곡률은 0이지요. 축구공 같은 구조는 바깥으로 볼록한 구조이기 때문에 +, 즉 양의 곡률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슈왈차이트의 경우 오목하게 안쪽으로 휘어졌기 때문에 곡률이 -, 즉 음의 곡률을 띱니다.

 

슈왈차이트의 구조. 출처: Berkeley news
슈왈차이트의 구조. 출처: Berkeley news

UC버클리의 수석 저자 Efrem Braun은 성명서를 통해 "음의 곡률을 가진 탄소는 독자적으로 합성하기 매우 어려웠다"며 "촉매를 이용하면 제올라이트 표면에서 탄소막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 생성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잠깐 감상해보시죠.

 

제올라이트에서 만들어지는 슈왈차이트 출처: 유튜브/ UC Berkly
제올라이트에서 만들어지는 슈왈차이트! 출처: 유튜브/UC Berkeley

 

제올라이트는 뭘까?

 

슈왈차이트의 틀이 되는 제올라이트는 뭘까요? 위 영상에서 빨강, 노랑 공처럼 보이는 부분이 제올라이트입니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제올라이트는 그리스어로 '끓는다'는 뜻의 zeo와 '돌'이라는 뜻의 lite의 합성어인데요. 수 나노미터 지름 크기의 구멍이 수 없이 많이 뚫린 돌을 뜻합니다.

 

작은 구멍 안에 크기가 맞는 물질이 들어가 갇히기 때문에 항균제, 탈취제, 정화제 등으로 많이 쓰입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CO2나 기타 유해한 물질을 잡아내는 도구로 사용하려는 연구도 활발하죠. 또한 제올라이트의 구멍에 유기물질을 붙여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이는 촉매로도 사용합니다.

 

제올라이트는 자연계에도 존재하고, 인공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자연적으로는 화산 폭발로 흘러나온 용암이 해수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성됩니다. 인류는 약 200여가지의 제올라이트를 인공적으로 합성했습니다.

 

그렇다면 200여가지 제올라이트가 모두 슈왈차이트의 틀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연구팀은 제올라이트 결정을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구축하고 탄소원자를 배열할 수 있는 방법을 모델링해서 틀로 쓰기 적절한 제올라이트를 찾았습니다. 200개의 제올라이트 중 단 15개만이 틀로 쓰기에 적합했다고 해요.

 

슈왈차이트는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슈왈차이트는 다량의 전기를 저장하는 효율적인 축전지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제올라이트처럼 다른 분자를 저장할 수도 있고, 촉매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핀이 그랬듯, 품질 좋은 슈왈차이트를 저렴하게 만드는 게 상업화의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참고자료##


Braun, Efrem, et al. "Generating carbon schwarzites via zeolite-templating."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2018): 201805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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