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이 만든 푸른빛의 정체는? 
태풍 솔릭이 만든 푸른빛의 정체는? 
  • 함예솔
  • 승인 2018.09.04 12:35
  • 조회수 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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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솔릭과 시마론이 보인다. 출처: NASA
태풍 '솔릭(푸른원 좌)', '시마론(우)' 출처: NASA

이 사진은 지난 8월 23일 태풍 솔릭(soulik)과 시마론(cimarron)입니다. NASA에서 수집한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대기 중 '에어로졸'을 시각화 한 사진입니다. 에어로졸(aerosols)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존재합니다. 우리 눈에는 맑아 보이는 공기도 그 안에 수천만개의 고체입자와 액체입자로 구성된 에어로졸이 분포하지요.

 

에어로졸은 바다, 사막, 산, 숲, 얼음 등 모든 생태계의 대기 중에 있습니다. 에어로졸은 지구의 성층권이 부유하는데요. 그 크기가 몇 나노미터부터 심지어는 바이러스보다도 작은 수십 마이크로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렇게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에어로졸은 지구의 기후와 우리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주사형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으로 본 에어로졸 형태. d왼쪽부터  화산재,  꽃가루  바다 소금(sea salt), 숯. 출처: USGS
주사형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으로 본 에어로졸 형태. 왼쪽부터 화산재, 꽃가루 바다 소금(sea salt), 숯. 출처: Micrographs courtesy USGS, UMBC,  Arizona State University. 

과학자들은 에어로졸의 모양, 크기, 화학 성분에 따라 입자를 설명합니다. 기상학자들은 사이즈에 따라 PM 2.5 또는 PM 10으로 분류하는데요. 기후학자들은 화학 성분에 따라 황산염, 유기탄소, 흑색 탄소, 질산염, 광물성 분진 및 해염으로 나눕니다.

 

실제로 에어로졸은 서로 섞여 복잡한 혼합물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렇게 분류한다고 해서 완전한 건 아닙니다. 가령, 그을음이나 검은 탄소입자가 질산염이나 황산염과 섞여 먼지의 표면을 코팅해 하이브리드 입자를 만드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에어로졸의 경우 약 90%는 자연적 기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산은 화산재 뿐만 아니라 이산화황 및 다른 가스들을 배출하는데요. 이는 황산염을 발생시킵니다. 산불은 유기탄소를 만들어내고, 해양에서는 미세조류(microalgae)가 아황산가스( sulfurous gas)를 만들어 내는데요. 이는 대기 중에서 황산염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막에서는 모래 폭풍에 의해 작은 광물성 먼지들이 에어로졸을 형성합니다. 해양에서는 파도의 바람에 의해 바닷물의 소금이 대기에 날아올라가 에어로졸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에어로졸의 나머지 10%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데요. 대부분 화석 연료가 연소하며 발생합니다. 이산화황이 나오고 이게 대기 중의 수증기 및 기타 가스들과 반응한 후 황산염 에어로졸을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동차, 소각장, 제련소 및 발전소에서는 황산염, 질산염, 흑색 탄소들을 생성하는데요. 삼림 벌채, 과도한 방목, 가뭄 및 과도한 관개시설 등도 먼지 에어로졸을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속도를 증가시킵니다. 심지어는 담배, 난로, 벽난로 및 양초도 에어로졸의 원천이 된다고 합니다.


대기 중에 떠오른 에어로졸은 일반적으로 4일~7일 동안 대기 중에 부유하지만 초당 5m의 속도로 일주일에 수천 km를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에어로졸은 햇빛을 반사하지만 일부는 햇빛을 흡수하기도 합니다. 빛에 의한 에어로졸 효과는 입자의 조성과 색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밝은 색상의 입자의 경우 햇빛을 반사시키지만 더 어두운 색의 에어로졸은 상당한 양의 빛을 흡수합니다.

 

황산염과 질산염, 소금 입자로 구성된 에어로졸은 햇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대기를 냉각시키지만, 검은 탄소(black carbon)과 같은 입자로 이뤄진 에어로졸은 햇빛을 흡수해 대기를 따뜻하게 합니다. 미세 광물이 포함된 먼지입자로 구성된 에어로졸의 경우 구성하는 광물의 성분과 색에 따라 반사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에어로졸은 이렇게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에어로졸은 구름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름이 형성되려면 구름 응축핵(cloud condensation nuclei)이라 불리는 작은 '씨앗'으로 작용하는 것들이 필요한데요. 에어로졸이 그 씨앗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공기의 구름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큰 물방울로 구성되며 다소 어두운 구름을 형성(왼) 반면에 에어로졸이 많은 구름의 경우 많은 수의 작은 물방울 생성되고 밝은 색을 띤다. 출처: NASA
깨끗한 공기의 구름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큰 물방울로 구성되며 다소 어두운 구름을 형성(왼) 반면에 오염된 공기의 경우  많은 수의 작은 물방울 생성되고 밝은 색을 띠어. 출처: NASA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구름에서는 해염이나 황산염으로 이뤄진 에어로졸이 가장 일반적인 응축핵입니다. 반면 오염된 공기의 경우 훨씬 높은 농도의 수용성 입자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즉 오염된 공기일수록 더 작고 많은 물방울을 가진 구름이 형성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런 구름들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에어로졸로 이뤄진 구름에 비해 더 밝습니다. 이는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더 많이 반사시켜 '구름 알베도 효과'*를 만듭니다. 이는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햇빛을 더 많이 반사시켜 지구의 온도를 낮춰줄 수 있기도 하지만, 강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일부 조건 하에서 에어로졸은 번개와 강한 호우를 생성하는 거대한 구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또한 검은 탄소(black carbon)로 이뤄진 에어로졸이 형성한 구름은 주변의 대기를 따뜻하게 만들어 구름 안의 물방울을 모두 증발시킵니다. 이를 '반 다이렉트 효과(semi-direct effect)'라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강수는 줄고, 구름은 안개로 바뀐다고 합니다. 


NASA에서는 Goddard Earth Observing System Forward Processing(GEOS FP)를 통해 지구 대기 이곳저곳에서 요동치는 에어로졸을 가시화했는데요. 이를 보여주기 위해 NASA에서는 수집한 위성 데이터를 가지고 수학 방정식을 사용했습니다. 

 

파란색: 바다 소금(Sea salt)에 의해 생성된 에어로졸, 빨간색: 검은 탄소(Black carbon)에 의해 생성된 에어로졸, 보라색: 먼지(dust)에 의해 생성된 에어로졸. 출처: NASA
파란색: 바다 소금(Sea salt)으로 생성된 에어로졸, 빨간색: 검은 탄소(Black carbon)로 생긴 에어로졸, 보라색: 먼지(dust)때문에 만들어진 에어로졸. 출처: NASA

이 지도에서는 파란색, 빨간색, 보라색으로 표현된 에어로졸을 볼 수 있는데요. 그 색에 따라 생성 원인이 다르다고 합니다.해양에서 발생한 소금 에어로졸(Sea Salt Aerosol, SSA)의 경우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솔릭과 시마론 태풍의 경우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었죠? 반면 자동차, 공장에서 발생한 연기 혹은 산불로 인해 검은 탄소로 이뤄진 에어로졸은 붉은 색으로 표현됐습니다. 보라색은 사막 등에서 발생한 먼지로 이뤄진 에어로졸을 보여줍니다. 


북미 지역에서는 2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산불이 나 연기 때문에 만들어진 에어로졸이 나타나는데요. 대륙의 서쪽을 가로질러 동쪽 제트기류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하라 사막 상공에서는 모래 폭풍으로 생긴 에어로졸이 보라색으로 표현됐습니다. 남부 아프리카에서는 화전 농업을 위한 연소로 발생된 에어로졸을 보여줍니다.  

 

 

*구름 알베도 효과: 태양으로부터 투사된 빛은 지구의 대기나 지면에서 일부 흡수되고, 나머지는 1회 또는 여러 차례의 산란이나 반사를 거쳐 여러 방향으로 뻗어갑니다. 이 경우 나아가는 빛의 총량을 투사된 빛의 세기로 나눈 수치가 바로 알베도, 즉 반사율입니다. 이 반사율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가지 기온변화를 알베도효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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