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바이러스 창궐, '미리 막는다'
좀비 바이러스 창궐, '미리 막는다'
  • 함예솔
  • 승인 2018.09.12 02:20
  • 조회수 9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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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출처: fotolia
보통 우리가 상상하는 좀비. 출처: fotolia

좀비는 서아프리카의 '신'에서 유래했습니다. 좀비의 어원은 콩고 단어인 은잠비(콩고어:Nzambi, 신)와 숭배의 대상을 뜻하는 줌비(Zumbi)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두교'에서는 '영혼을 뽑아낸 존재'를 좀비라고 정의하는데요. 이 말이 영어권에서 쓰이게 된 건 1810년 쯤입니다. <Oxford English Dictionary>에 따르면 좀비(zombie)라는 말은 사학자인 Robert Southey가 그의 저서 <History of Brazil>에서 처음 언급한 이후 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좀비 상태에서 깨어나 일상생활로 돌아온 Clairvius Narcisse, 출처 Getty images
좀비 상태에서 깨어나 일상생활로 돌아온 Clairvius Narcisse. 출처 Getty images

좀비의 미스터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한 사람은 Wade Davis라는 과학자였습니다. 그는 <The Serpent and the Rainbow>라는 저서에서 좀비 상태를 만들어내는 가루를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그 가루는 복어독으로 유명한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입니다. 강력한 신경독(neurotoxin)이죠. 이 독은 말초 신경과 중추 신경에 작용해 체내의 Na+(Sodium) 채널을 막아 신경 전달을 억제합니다. 몸은 마비되고 죽은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합니다. “좀비가 있긴 있었다” 진실은?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

 

 

공상 과학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좀비는 어떤가요? 일반적으로 좀비 영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골 레퍼토리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순식간에 퍼진다는 설정입니다. AMC에서 방영하고 있는 좀비 시리즈 <The Walking Dead>나 <Fear the Wlking Dead>의 주된 스토리 역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퍼져 좀비 세상으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SF 세상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학자들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에 막을 수 있을까요?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고 제거하기 힘들 뿐 아니라 매우 빠르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무섭습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기 전에 빠르게 발견해 내야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죠. 다행히도 현실 세계에서는 과학자들이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탐지하기 위한 여러 기술을 개발하는 중인데요.

 

DNA와 RNA를 이루는 핵산. 출처: Wikimedia Commons
DNA와 RNA를 이루는 핵산. 출처: Wikimedia Commons

감염병 전문가이자 캘리포니아 대학교 글로벌 기술연구원인 Eliah Aronoff-Spencer 박사의 말에 따르면 바이러스를 탐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핵산(Nucleic acids) 식별이라고 합니다. 핵산(Nucleic acids)은 뉴클레오티드(nucleotides)라는 단위체로 구성된 중합체입니다.

 

핵산에는 DNA와 RNA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핵산은 주로 유전 정보의 저장과 전달, 발현을 돕는 기능을 합니다. 핵산을 식별하게 되면,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미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가진 고유한 핵산의 배열(sequence)을 식별해 확인할 수 있는 수백가지의 바이러스를 파악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혈액 속에서 자라기 좋아하지만, 어떤 바이러스는 오랜 시간 잠복해 있기를 좋아합니다. 그럴 경우 혈액에 충분히 농축돼 있지 않아 찾기 힘든데요. 이런 특성을 가진 대표적인 바이러스가 바로 B형 간염(hepatitis B)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입니다.

 

영화 월드워 Z에서 브래드 피트 vs 좀비. 출처: youtube/ Movieclips
영화 '월드워 Z'에서 브래드 피트 vs 좀비. 출처: 유튜브/Movieclips

 

영화 <월드워 Z(2013)>에서 주인공 역의 브래드 피트는 UN 소속 조사관입니다. 좀비 바이러스의 근원지를 찾아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 신종 바이러스가 며칠 사이 얼마나 빨리 퍼질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세계는 순식간에 좀비 세상으로 변해버리죠. 과학자들이 신종 바이러스까지 발견할 수 있는 탐지 기술 개발은 매우 중요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글로벌 기술연구원 Eliah Aronoff-Spencer 박사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는 기술 'Biocamaras' 진단 칩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이 칩을 사용하면 이미 알려진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진화한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유래됐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까지도 감지하는 넓은 범위의 테스트 판을 고안했다고 덧붙이는데요.

 

영화 월드워Z 에서의 좀비 세상. 출처: youtube/MovieWatcher159
영화 월드워Z 에서의 좀비 세상. 출처: youtube/MovieWatcher159

 

이를 통해 Eliah Aronoff-Spencer 박사는 과학자들이 좀비 바이러스 또한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단, 좀비 바이러스가 DNA나 RNA 기반의 바이러스일 경우라고 가정하긴 했지만요.

 

바이러스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꽤 견고하고 유전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따라서 기존 바이러스에서 진화한 신종 바이러스의 경우, 진화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한정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DNA나 RNA 기반의 신종 바이러스의 경우 과학자들이 충분히 감지해 낼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요. 좀비가 창궐해 멸망하는 세상,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들지 않을까요?

 

최근 국내에서도 조류독감(AI) 바이러스를 신속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신속한 방역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조류 인플루엔자의 병원성을 감별할 수 있는 진단시스템이 시급한데요.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을 응용해 숙주 세포를 모방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했습니다. 바이러스 감별 진단이 30분 내에 이뤄질 수 있는 기술입니다. (조류독감(AI) 바이러스 신속 진단 기술 개발)
 

이렇게 과학자들의 바이러스 진단 기술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는데요. 영화에서처럼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다면 과학자들은 막아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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