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vs 다이아' 뭐가 더 귀할까?
'금 vs 다이아' 뭐가 더 귀할까?
  • 함예솔
  • 승인 2018.10.10 14:10
  • 조회수 18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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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와 금 중 어떤 것이 더 희귀할까요? 일반적으로 보석은 희소성이 클수록 비쌉니다. 금과 다이아몬드 중 시중 가격은 다이아몬드가 대체로 높은데요. 그렇다면 역시나 더 희귀한 건 다이아몬드일까요?

 

金, 중성자별 충돌해야 만든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지구과학자인 Ulrich Faul 교수에 따르면, 지구에서 가장 희귀한 원소는 바로 '금'이라고 합니다. 금은 중성자별의 충돌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핵융합 반응. 출처: Wikimedia Commons
핵융합 반응 무엇? 출처: Wikimedia Commons

일반적으로 태양과 같은 항성에서는 그 중심에서 원자핵끼리 충돌하거나 합쳐지며 핵융합 반응이 일어납니다. 핵융합 반응으로 생길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철(Fe, 26)입니다. 주기율표 상에서 원자번호가 커질수록 원소가 점차 무거워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Au, 79)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핵융합 반응 만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과학전문지 <Newton> 2018년 8월호에 따르면, 철보다 무거운 원소의 합성에는 핵융합 반응과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바로 '중성자 포획반응'과 '베타 붕괴'입니다. 원자핵은 양전하를 띠는 반면 중성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입니다.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원자핵들이 서로 전기적인 반발력을 이기고 충돌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성자가 원자핵에 부딪힐 때는 전기적인 반발력을 받지 않아 양성자 수보다 중성자가 지나치게 많은 원자핵이 만들어진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핵이 불안정해져 중성자가 양성자로 변하는 '베타 붕괴'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베타 붕괴로 인해 양성자 1개가 늘어나며 원자번호가 하나 더 큰 다른 원소가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집니다.  

 

원소 종류가 바뀌는 베타붕괴. 출처: fotolia
원소 종류가 바뀌는 베타 붕괴. 출처: fotolia

이때 중요한 점은 중성자를 포획하는 반응의 속도에 따라 천천히 진행되는 's 프로세스'와 빠르게 진행되는 'r 프로세스'로 나뉜다는 점입니다. 각각의 프로세스에 따라 생성되는 원소가 달라집니다. 금은 'r 프로세스'에 의해 형성됩니다. 이 프로세스가 일어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 바로 '중성자별 충돌' 조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조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중성자별 충돌. 출처: Wikimedia Commons
중성자별 충돌. 출처: Wikimedia Commons

우선 중성자별은 질량이 태양의 1~2배임에도 불구하고 지름은 약 20km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1cm당 질량이 10억t에 이른다고 합니다. 중성자별이 충돌하기 위해서는 일단 중성자가 쌍으로 존재하는 쌍성계를 이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충돌은 1억에서 10억년에 걸쳐 이뤄집니다. 이런 조건이 갖춰져야 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아이 돌반지로 맞추기도 하는 등 비싸긴 해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이 이렇게 힘든 조건에서 탄생한 원소라니 새삼 달리 보입니다.

 

농도가 높아야 경제적 활용 가능해

 

금을 함유하고 있는 광석. 출처: Wikimedia Commons
금을 함유하고 있는 광석. 출처: Wikimedia Commons

금 얘기를 조금 더 해보죠. 이렇게 힘들게 형성된 금 원소는 지구가 만들어질 당시 중력 때문에 지구 핵 안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따라서 지구의 지각 근처에서는 많은 양의 금이 발견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지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금은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데요. 경제적으로 이용 가능한 광상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특정 농도까지 금이 농집돼 있어야 합니다. 캐나다 달로시대학교 지구과학과 Yana Fedortchouk 교수에 따르면, 지구의 지각에서 금의 평균 농도는 약 4ppb입니다.

 

참고로 ppb는 미량 함유 물질 농도 단위의 하나로 ppm보다 더 작은 농도를 표시할 때 사용되며, 10억분의 1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금이 광상을 형성해 경제적으로 사용 가능하려면 금의 농도가 1,250배 더 농축돼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흔한 재료, 어려운 탄생 '다이아'

 

이런 모습의 다이아몬드?! 출처: Pixabay
탄소로 이뤄진 다이아몬드. 출처: Pixabay

다이아몬드는 지구에 매우 흔한 원소인 탄소가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으면서 만들어집니다. 이는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과 동일한 물질인데요. 탄소는 지구에 매우 풍부합니다. 지질학자 William Fyfe에 따르면 지구 지각에서 탄소의 평균 농도는 약 20억ppb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다이아몬드는 희귀한 보석입니다. 다이아몬드가 희귀한 이유는 금처럼 물질의 구성 원소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과정과 관련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지구 맨틀의 조건에서만 생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성된 다이아몬드를 지표로 가져와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어렵고 성공률이 낮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맨틀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맨틀까지 이어진 깊은 마그마가 지표로 솟아오르거나, 조산운동처럼 거대한 암석이 융기하는 과정에서 지표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산운동이 빠르게 일어나지 않고, 천천히 발생한다면 다이아몬드는 느린 융기 과정 동안 흑연으로 변해 다이아몬드 형태로 산출될 수 없습니다. 까다로운 보석이죠?

 

Cullinan Dream 다이아몬드. 출처: youtube 갈무리
Cullinan Dream 다이아몬드. 출처: 유튜브/Christie's

하지만 채굴 과정만이 아닙니다. 자연적으로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려면 알맞은 깊이, 온도, 압력의 환경 조건이 필요합니다.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려면 탄소가 약 150km아래 깊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온도는 약 1,204℃가 필요하죠. 압력은 약 50억Pa로 유지돼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고온‧고압 환경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급속한 화산분출로 지표에 올라와야 합니다. 따라서 자연산 다이아몬드는 이렇게 특별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희귀하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합성 다이아 vs 연금술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다이아몬드는 특별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희귀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에서 합성해 제작 가능합니다.

 

연금술은 사기!! 출처: fotolia
연금술은 사기!! 출처: fotolia

연금술은 여전히 사이비 과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금은 실험실에서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흑연을 다이아몬드로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물질로 만든 합성 다이아몬드의 시장 가격은 약 30% 낮다고 합니다. 합성 다이아몬드는 귀중하다고 평가받지 못하는 건데요. 천연 다이아몬드 생성 과정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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