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긁어도 자꾸 가려운 이유, '신경 손상 가능성'
등 긁어도 자꾸 가려운 이유, '신경 손상 가능성'
  • 함예솔
  • 승인 2018.10.20 14:30
  • 조회수 3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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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간지러움을 느낄 때 힘들게 팔을 뻗어 벅벅 긁게 되면 묘한 쾌감이 느껴지곤 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려운 곳을 긁어 낼 때의 시원함을 느껴보셨을텐데요. 우리는 왜 가려움을 느끼는 걸까요? 긁으면 왜 시원한 느낌이 드는 걸까요? 

 

가려워 가려워.. 출처: fotolia
가려워 가려워.. 출처: fotolia

 

가려운 감각, 자체 회로 있다

 

사실 가려운 감각은 우리의 신체를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 반응을 경고하기 때문인데요. 10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가려움을 느끼는 건 또 다른 경미한 종류의 통증이라 생각했습니다. 표피의 수용체를 사용해 척추에서부터 뇌까지 화학 및 전기적 신호를 보내 통증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리가 느끼는 가려운 감각은 가려움에 관여하는 화학 물질과 세포를 포함하는 자체 회로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왜 가려움을 느낄까? 출처: 유튜브/It's Okay To Be Smart
왜 가려움을 느낄까? 출처: 유튜브/It's Okay To Be Smart

지난 2013년 <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된 존스홉킨스 대학교 연구팀은 가려움을 느끼는 특정 신경 세포가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을 받았을 때 '아프다'가 아닌 '간지럽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신경 세포는 전선에서 전류가 전달되는 것처럼, 그들의 메시지를 전기적 신호로 보내게 됩니다.

 

감각 신경과학자들은 가려움 수용체에서 통증과 가려운 자극에 대한 메시지를 둘 다 뇌에 보내는 건지 혹은 가려움과 관련된 신호만 보내는 건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해 신경에 있는 가려움 수용체인 MrgA3에서는 통증과 가려움 자극에 반응해 뇌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고, 가려운 감각은 뇌의 해석을 통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즉, 가려움이 통증과 구별되는 감각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죠.


가려운 부위, 긁으면 왜 시원한가?

 

으~ 시원해. 출처: 유튜브/It's Okay To Be Smart
으~ 시원해. 출처: 유튜브/It's Okay To Be Smart

 

가려운 부위를 긁는 느낌은 참 시원하고 만족스러운데요. 이는 낮은 수준의 통증 신호가 뇌에 도달해 가려움증에 대한 신호를 무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려운 곳을 긁거나 꼬집으면 가려운 느낌이 사라지게 되는 거죠.

 

긁어도 계속 가려운 이유

 

하지만 세로토닌을 포함한 가려움을 완화시켜주는 화학 물질은 가려움증을 다시 유발시키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려운 곳을 긁으면 다시 간지러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itch-scratch cycle'라 합니다. 그런데, 이 주기에 관여하는 신경이 손상되면, 어떤 자극을 주어도 통제할 수 없는 가려움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가려움증(pruritus disorders)'이라 합니다.  

 

‘itch-scratch cycle'. 출처: 유튜브/SciShow
‘itch-scratch cycle' 출처: 유튜브/SciShow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일부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상포진에 의해 유발되는 가려움증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가려움증은 물과 접촉한 후 발생할 수도 있고 신체의 너무 많은 적혈구가 있는 희귀한 경우에도 발생합니다.

 

혹은 모르핀을 사용하여 만성 통증을 억제하려고 시도 할 때 이러한 만성적인 가려움증이 유발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신경과학자들은 가려움과 고통의 감각은 어느 정도 연결돼 있다고 판단합니다.

 

 


##참고자료##


Han, Liang, et al. "A subpopulation of nociceptors specifically linked to itch." Nature neuroscience 16.2 (2013):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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