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을 한겨울에 냉기를 혹서기에?!
태양열을 한겨울에 냉기를 혹서기에?!
  • 함예솔
  • 승인 2018.10.31 13:50
  • 조회수 5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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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겨울의 차가운 얼음을 이용해보자. 출처: fotolia
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겨울의 차가운 얼음을 이용해보자. 출처: fotolia

만약 한여름 뜨거운 태양열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겨울 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면? 혹은 겨울 얼음과 눈의 차가운 냉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혹서기 냉방에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열 배터리' 기술은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블랙아웃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차세대 대체 에너지 관련 핵심 연구 중 하나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냉·난방비 부담을 크게 줄이고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열에너지 저장기술인 열 배터리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열배터리 시스템 모시도. 출처: KIST
열배터리 시스템 모식도. 출처: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시에너지연구단 신유환 박사팀은 지난 수년간 도시 에너지로 활용가능한 열 배터리 기술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신유환 박사팀은 열 배터리의 핵심 요소 기술인 '열량 제어장치'를 개발 및 실증해 열 배터리 성능을 크게 증가시켰습니다.

 

손난로. 출처: Flickr
손난로. 출처: Flickr

열 배터리 기술의 핵심 소재는 바로 저온 상변화 물질(low temperature phase change material)입니다. 이 물질은 고체에서 액체로 상변화시 주변의 열을 흡수하고 반대로 액체에서 고체가 될 때에는 그 열을 주변으로 방출합니다. 처음에 액체 상태인 손난로의 안에 들어있는 동전 모양의 스위치를 '똑딱'하고 건드리면, 내부 액체가 하얗게 굳으며 뜨거운 열을 방출하는 휴대용 손난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손난로 사용 후 재사용하기 위해 물에 넣고 끓이면 그 열을 흡수해 다시 액체 상태로 돌아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열 배터리는 한 낮의 태양열을 저온상변화 물질을 이용해 '잠열축열조'라는 탱크에 저장한 후 사용하고 싶을 때 스위치를 켜 발열시킴으로써 물을 데워 사용하는 원리입니다. 

 

열배터리 사진. 출처: KIST
열 배터리 사진. 출처: KIST

KIST 신유환 박사팀은 최근 항공‧우주선에 쓰이던 형상기억 합금과 플라즈마 제어 기술을 열배터리 시스템에 접목해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자동열량제어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자동열량제어장치'는 주변 온도에 반응해 형상이 변하는 형상기억합금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응용 개발한 특수 파이프가 열배터리 탱크(잠열축열조)에 적용됨으로써 주변 온도에 따라 관의 지름이 유동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를 통해 열 전달 부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여 열 배터리가 방출하는 열의 온도를 날씨와 상관없이 온수 공급 온도인 45℃로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불안정한 공급 온수의 온도와 부족했던 온수 공급 시간 등의 열 배터리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주는 시스템입니다. 

 

코로나 방전. 출처: Wikimedia Commons
코로나 방전. 출처: Wikimedia Commons

또한 KIST 연구진은 플라즈마 제어 기술 중 하나인 '코로나 방전' 기술을 열 교환기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공랭식 열 교환기를 개발했습니다. 코로나 방전이란 기체 속 방전의 형태로 전기장이 강한 부분이 발광해 전도성을 갖는 현상입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코로나 방전에 의해 발생하는 유동을 적절히 제어해 공급 용수의 온도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팬을 이용하던 기존 공랭 시스템을 크게 진보시킨 기술로 손톱 만한 크기로 소형화가 가능하며 기존 팬보다 1/100 정도의 사용 전력으로 구동 가능합니다.

 

열 배터리 굿~ 출처: fotolia
열 배터리 굿~ 출처: fotolia

KIST 연구진은 이번 응용기술을 통해 열배터리 탱크 관내 열 손실은 최대 56% 감소하며, 탱크 내 저장열량이 기존 온수 저장 탱크 대비 2.2배 증가함을 밝혔습니다. 또한 온수 발생 시 운전 시간이 응용기술 적용 전보다 70분 이상 증가하는 점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제1저자인 KIST 신동호 박사는 "본 기술이 적용된 열 배터리 장치는 수년 내 상용화 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경제적 잠재 가치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신유환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도시에너지 해결을 위한 차세대 냉난방 시스템의 명확한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상용화 실증 단계를 거쳐 제로하우스 등 건물 에너지 자립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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