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분출한 용암을 보고 계십니다. 이 용암은 2015년 12월 심해연구자들이 처음 발견했는데요. 이 용암은 해저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빠르게 식으며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검은 덩굴이나 굵은 나무 밑덩이처럼 보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베개 용암(pillowy lava)이라고 합니다. 베개 용암은 물속에서 용암이 분출하면서 차가운 해수로 급히 식으며 표면이 수축해 타원형의 베개 모양을 이루는데요. 단면으로 보면 부푼 빵 모양으로 방사상 절리가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발견된 해저용암은 약 7.3km에 걸쳐 40~138m의 두께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무려 수면으로부터 약 4.5km 아래 해구 밑바닥에서요.

오리곤주립대학교와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해양지질학자 Bill Chadwick은 "대부분의 화산 활동이 실제로는 바다에서 일어난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이 활동들은 발견되지 않거나 보기 힘들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 지역들 중 상당수는 깊은 바닷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표면에 어떠한 단서도 남기지 않아 해저 폭발은 포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Chadwick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약 40건의 해저 폭발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그 중 1990년 이전에 발견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포착하기 힘든 해저화산을 2015년 처음으로, 심해 연구자들이 발견한 겁니다.

사실, 연구팀이 처음부터 해저화산의 분출 흔적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탐사를 진행한 건 아니었습니다. 우연한 발견이었습니다. Chadwick과 그의 동료들은 마리아나 해구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마리아나 트러프'의 열수분출구(thermal vents)를 조사하던 중 이 거대한 해저화산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마리아나 해구는 태평양판이 필리핀판 아래로 섭입하는 곳으로, 일본 남동쪽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지대입니다. 이곳의 최대 깊이는 약 11km라고 합니다. 약 9km 높이의 에베레스트 산이 잠기고도 남을 정도의 깊이입니다.

연구팀이 이 지역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는 해저 분출이 주변의 온천에 열을 제공하고, 이 온천은 주변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생태계에 화학 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나 지역은 대조적인 화학 조성을 가진 두 개의 분출구가 있기 때문에 각각 분출구에 상주하는 생명체가 다르다고 합니다. 따라서 마리아나 해구는 열수분출구 주변에 사는 생명체 연구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뜻밖의 발견으로 연구팀은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발생한 화산 분출 흔적을 발견한 겁니다.

<Frontiers in Earth Scienc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는 지금까지 포착된 심해화산 분출 중 가장 깊은 곳에서 발생한 화산 분출 흔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용암은 과학자들이 2015년 처음 용암을 발견하기 불과 몇 달 전에 분출된 젊은 용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Sentry'라는 이름의 자율수중체를 이용해 수면으로부터 약 4.5km 아래의 대양을 조사하던 중 이 용암을 처음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 용암에서 열수 유체가 새어나오는 것을 볼 때, 이 용암은 분출된지 얼마 안됐다는 점을 예측했다고 합니다.
이후 연구팀은 2016년 4월과 12월, 'Deep Discoverer'과 'SuBastian' 자율수중체를 이용해 다시 이 곳을 방문했는데요. 이곳을 다시 방문했을 때에는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이곳에 새우, 바닷가재 같은 생물들이 대량서식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는 최근 분출된 화산 중 가장 깊은 곳에서 관측된 화산 분출이기 때문입니다. Chadwick에 따르면, 이 발견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화산활동에 대한 지식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구체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해저화산은 육상의 화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해저화산 분출이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해양 화학 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해저화산 활동을 찾아내는 건 특별한 학습 기회"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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