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태즈매니아·미국 그랜드캐니언 "쌍둥이다"
호주 태즈매니아·미국 그랜드캐니언 "쌍둥이다"
  • 함예솔
  • 승인 2018.11.12 11:05
  • 조회수 66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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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의 쌍둥이가 지구 반대편에 존재합니다. 최근 <Ge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남서쪽 지역과 호주 지역 간의 지질학적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그랜드 캐니언. 출처: pixabay
그랜드캐니언. 출처: pixabay

호주 멜버른 모내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지질학자들은 호주의 태즈매니아(Tasmania)의 암석층(rock formations)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태즈매니아는 호주 대륙으로부터 동남쪽으로 약 240km 떨어진 섬입니다. 이곳은 오랫동안 지질학자들을 당혹시켰는데요. 그 이유는, 약 10억년 전 형성된 테즈매니아의 중기원생대(Mesoproterozoic)층이 호주 대륙의 중기원생대층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태즈메이니아의 원생대 층이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호주의 테즈마니아 섬 지도. 출처: 구글어스
호주의 태즈매니아 섬 지도. 출처: 구글어스

특히, 이 연구의 저자인 모내시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Jack Mulder는 박사과정 중, 미국의 뉴멕시코 대학교에서 1년 동안 공부하며 그랜드캐니언 연구에 동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호주의 태즈매니아의 암석층이 미국 그랜드캐니언 암석층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우라늄 연대 측정. 출처: Wikimedia Commons
우라늄 연대 측정. 출처: Wikimedia Commons

그래서 연구팀은 두 곳의 퇴적층을 조사하게 됩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호주의 태즈매니아 사이에서 유사한 층서학적 특징, 퇴적 연령, 쇄암질 지르콘의 U-Pb 연령 분포와 Hf 동위원소 조성비를 발견합니다. 참고로 원자번호 72번인 Hf(하프늄)은 자연상태에서 안전동위원소로 존재하는 176Hf 동위원소가  176Lu의 β 붕괴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연대 측정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두 암석층이 과거 하나의 덩어리였거나 적어도 지질학적으로 연관됐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Mulder 교수는 "우리는 그랜드캐니언과 태즈매니아가 현재 지구 정반대편에 놓여있지만, 한때 태즈매니아가 미국의 남서 지역과 붙어 있었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밀은 초대륙(supercontinent), 로디니아!

 

그렇다면 현재, 지구 정반대편에 자리한 그랜드캐니언과 태즈매니아가 어떻게 이러한 지질학적 연관성을 갖게 된 걸까요? 오늘날의 지구는 7개의 대륙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원래 이 상태는 아니었죠. 지금도 대서양은 벌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륙들도 서로 멀어지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대륙들은 조금씩 움직이며 지도의 모양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팡게아 초대륙과 현대 대륙 비교. 출처: fotolia
팡게아 초대륙과 현대 대륙 비교. 출처: fotolia

현재 지구의 지각은 약 2억년 전에 '팡게아'라는 하나의 초대륙에서 갈라져 나왔는데요. 지도를 자세히 보면, 남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해안선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약 50만년~2억년 후에는 이전의 팡게아와 같이 현재의 7개 대륙도 합쳐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아마시아(Amasia)'라는 이름까지 벌써 지어놓았다고 하는군요.

 

지구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과거의 초대륙도 팡게아 하나뿐은 아니었습니다. 팡게아 이전에도 초대륙은 존재했는데요. 약 13억년~7억 6천만년 전 지구에는 로디니아(Rodinia)라는 초대륙이 있었습니다.

 

로디니아 초대륙. 출처:Wikimedia Commons
로디니아 초대륙. 출처:Wikimedia Commons

로디니아는 수억년 전 작은 대륙으로 쪼개졌는데요. 한 연구에 따르면, 로디니아가 갈라지던 시기가 지구가 빙하로 얼어붙었던 '스노우볼 지구' 시절과 맞아떨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까지도 로디니아 대륙 모양과 오늘날 대륙의 모양을 정확히 일치시키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연구에서 11억년 전, 현재 호주의 테즈매니아와 미국 서부 해안 그랜드캐니언이 붙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겁니다. 퍼즐의 조각 일부를 맞추게 된 것이죠. 이는 향후 지질학자들이 고대의 지구 대륙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참고자료##


Mulder, Jacob A., et al. "Rodinian devil in disguise: Correlation of 1.25–1.10 Ga strata between Tasmania and Grand Canyon." Geology 46.11 (2018): 99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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