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보다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식물
마리화나보다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식물
  • 함예솔
  • 승인 2018.11.11 21:40
  • 조회수 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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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과학자들이 대마초보다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이끼같은 식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 식물은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자라는 '우산이끼(liverwort)'라는 고유 식물입니다. 이 식물에는 대마초에서 발견되는 향정신성 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와 비슷한 성분인 PET(perrottetinene)가 함유돼 있습니다. 이 식물에 들어있는 PET성분은 진통제와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며, 대마초에 들어있는 THC보다 우수하다고 합니다.

 

이끼 안에 대마 보다 좋은 물질이? 출처: 유튜브/Joan Sellers
이끼 안에 대마보다 좋은 물질이? 출처: 유튜브/Joan Sellers

오늘 날 THC는 통증, 근육 경련, 어지러움증, 식욕 감퇴 등을 위해 사용됩니다. 한동안 대마는 THC 성분을 생산해낼 수 있는 유일한 식물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1994년 일본의 식물화학자 Yoshinori Asakawa가 우산이끼류에 속하는 THC 성분과 관련있는 'Radula perrottetii'에서 'perrottetinene'라 명명한 새로운 물질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 물질에 대한 약리학적 증거들은 전무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쓰이는 마리화나. 출처: fotolia
의학적으로도 쓰이는 마리화나. 출처: fotolia

베른대학교(University of Bern)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우산이끼가 대마초에 들어있는 THC와 유사한 활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입증된다면,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대마초 이외에 또 다른 식물을 발견한 거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참고로 인간의 뇌에는 대마초의 주성분인 THC가 결합할 수 있는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 수용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는 크게 CB1과 CB2 두 종류가 존재하며, CB1 수용체는 뇌에서 기능하고, CB2 수용체는 몸 속의 다른 면역 관련 조직에서 기능한다고 합니다.

 

THC 화학구조식. 출처: fotolia
THC 화학구조식. 출처: fotolia

한편, 우산이끼는 처음, 4억년 전 녹조류 형태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대마초와 같이 꽃 피는 식물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연구의 책임저자인 베른대학교의 Jürg Gertsch은 "3억년 전 분리된 두 종의 식물만이 향정신성 성분인 카나비노이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놀랍다"고 전했습니다. 대마에서 발견되는 THC 성분과 우산이끼의 PET의 물리적 구조는 비슷하다고 합니다.

 

사실, 입체 모양과 추가적인 벤질기(benzyl group)를 제외하면, PET 개별원자들은 THC와 매우 비슷한 패턴으로 연결돼 있다고 해요. 따라서 PET는 쉽게 뇌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카나비노이드 수용체인 CB1과 CB2에 붙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특이한 점은, THC에 비해 10배 낮은 수준으로 관찰됐다는 겁니다. 이 말은 즉, 우산이끼가 THC와 동일하게 의약적 효능을 제공하지만, 대마에 있는 THC처럼 강한 쾌감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또한, PET는 THC와 달리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뇌의 프로스타그란딘(prostaglandins)을 억제했습니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Andrea Chicca은 "이 천연물질은 향정신성 효과가 약하며 뇌의 염증 과정을 억제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약간의 향정신성 효과는 오히려 의학적으로 더 좋을 수 있다고해요. 출처: fotolia
약간의 향정신성 효과는 오히려 의학적으로 더 좋을 수 있다고해요. 출처: fotolia

일부 사람들은  PET 물질 역시 향정신성 효과가 아애 없는 것에 대해 회의적일 수도 있을텐데요. 사실, 의학에서 향정신성 효과가 약하게 작용하는 것은 오히려 더 유용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PET와 THC의 약효를 비교해봤을 때, PET이 통증을 완화하고 뇌의 염증을 줄여주는데 더 우수하며 부작용이 적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과학자들이 규제 없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만성 및 염증성 통증에 대한 효과를 보다 잘 판단하기 위해 이 물질에 대해 임상전시험( pre-clinical studies)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산이끼에서 발견된 새로운 물질이 대마의 THC 물질을 대체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 연구는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습니다.

 

 

##참고자료##


Chicca, A., et al. "Uncovering the psychoactivity of a cannabinoid from liverworts associated with a legal high." Science Advances 4.10 (2018): eaat2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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