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님들, 거울을 이용해서 갖가지 색채무늬를 볼 수 있도록 고안한 만화경을 기억하시나요. 만화경을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형태의 모자이크 무늬에 감탄했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KAIST 연구진이 이런 모자이크 패턴을 인위적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물론 색종이나 거울로 이런 패턴을 구현했다는 소식은 아닙니다. 1mm 보다 1/1,000이나 작은 크기(마이크론)의 재료를 이용해서 액정에서 구현했다는 소식입니다.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 물질인 액정은 우리가 흔히 보는 액정표시장치(LCD) TV에 사용하는 소재입니다. 고체의 특징인 '결정성'과 액체의 특징인 '유동성'을 동시에 가진 물질이죠.
액정은 일관성 있게 분포시키기가 어려운 물질이었습니다. KAIST 연구진은 밀폐된 액정 입자가 공기와 만나면 공기가 존재하는 방향으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응용했습니다. 연구진은 일단 모자이크 패턴을 만들려고 마이크론 크기의 공기 기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유리기판에 미세한 패턴을 그려둔 뒤 여기 액정을 넣고 공기 기둥을 이용해서 액정이 뻗어나게 한 것이죠. 나아가 이렇게 액정이 퍼져 나가는 방향을 제어하면 다양한 모자이크 패턴으로 배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자이크 패턴이 등장하는 이유는 액정 물질이 온도에 따라 급격히 변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온도가 급격히 변하면 변할수록 액정 물질도 형상이 급격히 달라지면서 패턴이 더욱 균일해졌다고 합니다.
사실 자연계에는 인간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독특한 모자이크 무늬가 많이 있습니다. 벌집이나 나비 무늬 등이 대표적이죠. 다만 아직 인간의 머리로는 이런 모자이크가 왜 등장했는지 원리까지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자연계의 반복적 모자이크 구조가 왜 형성되었는지 연구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디스플레이나 광학·화학 센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1월 2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