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가 아메리카 대륙서 생존한 배경은?
청교도가 아메리카 대륙서 생존한 배경은?
  • 이상진
  • 승인 2018.12.06 06:35
  • 조회수 43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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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건너간 청교도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신의 보살핌 때문이었을까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역사학자 맨콜 교수는 청교도들의 생존에 의학적 배경이 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1621년 가을의 어느 날, 청교도와 인디언들이 함께 수확의 즐거움을 나눴습니다. 출처:fotolia
1621년 가을의 어느 날, 청교도와 인디언들이 함께 수확의 즐거움을 나눴습니다. 출처: fotolia

1621년 가을의 어느 날, 영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뉴 플리머스'라 불리는 식민지를 건설한 청교도들은 그들의 첫 곡물수확을 축하하며 축제를 벌입니다. 알곤킨족과 왕파노아족 등 90여 명의 인디언 원주민들도 축제를 함께 즐겼죠. 기록을 보면 그들은 옥수수와 사슴고기, 닭고기 등으로 상을 차렸습니다.

 

청교도들은 축제를 즐기면서 거친 황무지에서 생존하게 허락한 하나님의 보우하심에 대해 감사했는데요. 1623년 뉴 플리머스의 지도였던 윌리엄 브래드퍼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근 대신 풍족함을 선사하셨고 만물이 하나님의 축복 아래 우리들을 위한 만화경을 열어보였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독실한 신자였던 윌리엄 브래드퍼드는 청교도의 생존이 하나님 덕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fotolia

윌리엄 브래드퍼드는 독실한 기독교신자이자 독학자였는데요. 하나님을 직접 알기 위해 히브리어 등 여러 가지 언어에 통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맨콜 교수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뉴 플리머스 청교도들이 남긴 기적적인 생존의 기록은 하나님의 선물이 아니라 브래드퍼드 청교도 무리의 엄살이 빚어낸 과장된 포장과 초기 유럽인 방문객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퍼뜨린 전염병의 합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은 황무지가 아닌 낙원

 

브래드퍼드와 그의 휘하 청교도들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믿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인처럼 모든 삶은 하나님의 신성한 계획의 한 단계라는 믿음 말입니다. 브래드퍼드는 자신들이 도착한 아메리카 대륙의 첫인상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넓은 대양, 고난의 바다를 지난 후 환영인파도 없고 유흥도 없으며 지친 몸을 쉬게 할 여인숙도 없는 곳에 도착했다. (중략) 야만인들은 언제라도 화살을 퍼부을 준비가 돼 있었다. (중략) 나무와 잡목밖에 없는 이곳은 황량하고 거칠다.” - 윌리엄 브래드퍼드, <플리머스 식민지의 역사(Of Plymouth Plantation)>, 1651.

 

하지만 사실 아메리카 대륙은 브래드퍼드의 기록처럼 황량하지 않았어요.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초기 유럽인들은 재미있는 풍광이 그득한 해안선에 늘어선 풍요로운 원주민 공동체를 묘사했습니다. 

 

브래드퍼드는 원주민을 폭력적인 야만인으로 묘사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출처:fotolia
브래드퍼드는 원주민을 폭력적인 야만인으로 묘사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출처: fotolia

1605년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드 샹플랭은 브래드퍼드 무리가 식민지로 통치했던 지역에 많은 오두막집과 정원이 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샹플랭이 직접 그린 그림에는 평화로운 원주민 마을이 묘사돼 있고요. 10년쯤 뒤에 역시 같은 곳을 방문한 영국인 존 스미스 대위는 '모든 부분이 낙원'인 곳에서 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래드퍼드 등 청교도의 말과 다르죠.

 

호기를 가져다 준 슬픈 재앙

 

17세기 초 프랑스 탐험가 샹플랭과 영국인 스미스 대위가 아메리카 대륙을 방문한 이후 원주민들 사이에 끔찍한 전염병이 퍼지게 됩니다. 현대 과학자들은 원주민 공동체가 유럽의 배에 실려 온 쥐의 배설물로 인해 몰살됐다고 보는데요. 쥐의 배설물에서 온갖 박테리아, 특히 렙토스피라증 때문에 인디언 사회가 황폐화됐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들은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으로 몰살됐습니다. 출처:fotolia
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들은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으로 몰살됐습니다. 출처: fotolia

연구에 따르면 브래드퍼드의 청교도 무리가 자리잡은 비옥한 토지에 살던 원주민의 90%가 1617년에서 1619년 사이에 유럽에서 온 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원주민들이 몰살된 뒤 청교도들은 무주공산이 된 비옥한 땅에 깃발을 꽂습니다.

 

결국 유럽 땅에서 건너온 전염병이 청교도에게는 좋은 기회를 주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인데요. 게다가 사회가 와해되고 살아남은 몇몇 원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청교도들과 파트너가 돼야만 했습니다.

 

 


##참고자료##

 

Peter C. Mancall, The Real Reason the Pilgrims Survived, LIVESCIENC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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