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은 깨어있는 시간 중 4분의 1가량을 자신의 털에 묻은 먼지, 벼룩을 떼어내고 손질하는 데 쓴다고 하는데요. 이를 그루밍이라고 합니다. 고양이의 털 관리 능력에 영감을 받은 과학자들은 고양이 혀 모양에 착안해 새로운 형태의 빗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역시, 뭔가를 만들고 싶다면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야 하나봅니다.
연구팀은 고양이 혀의 케라틴으로 이뤄진 작고 뾰족한 혀 돌기(papillae)를 자세히 관찰했는데요.
작고 뾰족한 모양을 더 자세히 보면, 돌기 윗부분은 숫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요. 연구팀은 고속 비디오 카메라 촬영과 CT 촬영을 진행했는데요. 이 작은 돌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고양이 혀의 돌기 빈 공간에 4.1μL(마이크로리터) 정도의 침이 스며든 뒤, 이 침이 고양이가 털을 고를 때 함께 피부에 발라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참고로 1μL는 100만 분의 1L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중 절반 정도는 고양이가 털을 핥을 때마다 털에 남는다고 합니다. 이는 즉, 고양이의 체온을 낮추거나 털을 깨끗하게 해줍니다.
조지아 공과대학교 연구원 Alexis Noel 과 David Hu은 "우리는 혀 돌기의 한 가지을 강조했지만, 다른 기능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혀 돌기의 이러한 모양은 고양이가 먹이를 먹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졌는데요. 혀 돌기의 모양 덕분에 고기를 먹을 때 고기 조직을 변형시키거나 침투해 들어가기 더 좋다고 합니다. 또한, 그루밍을 할 때 고양이의 피부를 자극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고양이 6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털을 핥아 정리할 때 혀의 모습을 총 4단계로 나눠 확인했는데요. 혀가 확장되고 조직이 굳는 단계를 지나, 털을 쓸어넘길 때, 그리고 다시 혀를 입 안에 집어 넣을 때까지의 과정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과정에서 혀의 돌기는 고양이 털을 통해 피부에 닿는다고 하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고양이 혀의 돌기 길이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해요.
연구팀이 개발한 빗은 TIGR(Tongue-Inspired GRooming) 브러시라고 불립니다. 고양이 혀에 붙은 혀의 돌기보다 약 4배 확대된 크기로, 3D 프린트를 통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케라틴 단백질로 이뤄진 고양이의 부드러운 혀 돌기를 재현하기 위해 유연한 실리콘 재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초기 실험 결과, TIGR 빗은 고양이에게 사용할 때 더 적은 힘을 필요로 하며 일반 빗보다 털을 깨끗하게 해주기 더 쉽다고 합니다. 또한, 엉키지 않도록 돌기가 회전 가능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빗이 고양이에게 약품이나 로션을 바를 때, 혹은 고양이 털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연구팀은 "우리의 TIGR 빗을 이용하면 고양이 피부에 직접 약품을 바를 수 있고 고양이 알레르기 대체 물질을 바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연구는 <PNAS>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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