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도 제작에 가축 분변이 큰 일 했다
이 지도 제작에 가축 분변이 큰 일 했다
  • 함예솔
  • 승인 2018.12.10 06:45
  • 조회수 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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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의 똥에서 나온 암모니아로 만든 지도?! 출처: Martin Van Damme and Lieven Clarisse/ULB
가축의 똥이 배출한 암모니아로 만든 지도?! 출처: Martin Van Damme and Lieven Clarisse/ULB

가축 분변이 대기를 얼마나 망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벨기에의 브뤼셀자유대학교(Université Libre de Bruxelles, ULB)와 프랑스의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팀은 가축들의 똥에서 방출되는 암모니아를 토대로 지도를 만들었는데요.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가 결합돼 만들어집니다. 출처: pixabay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가 결합돼 만들어집니다. 출처: pixabay

암모니아(NH3)는 질소와 수소가 결합할 때 만들어지는 무색의 가스입니다. 암모니아 가스는 자연적으로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축의 분뇨에서 방출됩니다. 대규모 가축 농장에서 배출된 가축의 분뇨가 한꺼번에 분해되기 시작하면서, 암모니아가 발생하는데요. 이 암모니아는 다른 화합물과 결합하며 공기, 물, 흙을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염물에 노출될 경우 동물들이 대규모로 떼죽음을 당할 수 있고, 작물도 죽입니다. 인간은 폐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암모니아 배출량을 추적하고 규제하는 것은 이러한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범지구적 차원에서 암모니아를 추적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에서 무려 9년 간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취합해 가축의 똥이 만드는 암모니아 배출량을 종합한 지도를 만든 겁니다. 

 

연구팀이 제작한 이 '암모니아 지도'는 국제학술지 <Nature>에 게재됐는데요. 이 지도에는 200개가 넘는 암모니아 방출 주요지점(hotspots)이 나타나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 중 3분의 2는 이전에 확인된 적이 없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원의 배출 목록을 완전히 다시 검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발생원이 얼마나 빠르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위성 데이터를 사용했어요. 출처: pixabay
위성 데이터를 사용했어요. 출처: pixabay

이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6년 사이에 수집된 9년간의 대기 데이터의 평균을 이용했습니다. 참고로 이 자료는 유럽우주국(ESA)에서 암모니아를 포함한 지구 대기의 여러 가지 구성 요소를 분류하기 위해 발사한 기상관측위성성인 'MetOp 위성'을 통해 얻은 자료입니다. 이 데이터는 총 242개의 암모니아 발생 주요 지점을 보여주는데요. 이 지점 들은 지름 50km 미만의 암모니아 배출 지역 뿐만 아니라 178개 지역에 걸친 광대한 방출 지역들을 보여줍니다.

 

특히 위성 이미지는 242개의 암모니아 주요 발생 지점 중 무려 241곳이 인간 활동과 분명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 중 83개는 집약적으로 이뤄지는 축산업과 관련 있었습니다. 또한 나머지 158개는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하는 비료 공장 같은 산업 시설과 관련 있는 곳이었습니다.

 

나트론 호수. 출처: Wikimedia Commons
나트론 호수. 출처: Wikimedia Commons

암모니아가 인위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곳은 딱 하나였습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나트론 호수입니다. 이 호수는 건조한 진흙에서 대량의 조류(algae)와 함께 다른 물질들이 부패돼 암모니아가 대량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이한 점은 이 호수의 주변 언덕에서 흘러드는 미네랄들이 호수의 물을 극도의 알칼리성으로 변화시키는 대목인데요. 나트론 호수의 pH는 10.5라고 합니다. 암모니아의 pH가 11 정도니 암모니아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으실 겁니다.

 

비료공장, 암모니아 뿜뿜. 출처: Wikimedia Commons
비료 공장, 암모니아 뿜뿜. 출처: Wikimedia Commons

이 연구의 저자는 암모니아 배출 주요 지점이 인간 활동과 분명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는데요. 연구팀이 전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기 중 암모니아 변화를 조사했을 때, 농장과 산업 설비가 생기거나 확장하고 없어질 때의 순간들을 분명하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2012년 중국 신장(Xinjiang)지역의 암모니아는 그 지역에 비료 공장이 들어선 시점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 지도에서 우리가 주목할 또다른 점은 우리는 그동안 인위적으로 대기에 방출되는 암모니아의 양을 너무 과소평가해왔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이 발견한 암모니아 주요 배출 지점의 3분의 2는 이전의 환경조사에서 보고된 적이 없거나, 상당히 축소돼 보고된 곳들이었는데요. 연구팀은 산과 연안에 바람이 부는 지역에서 배출량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인공위성 모델의 몇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인공위성 기술이 암모니아 발자국(footprint)를 추적해 나가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모니아 배출량은 대다수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EU를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2005년 수준에 비해 2020년까지 약 6%, 2030년까지 19%의 감축량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기 모델과 위성 기술의 결합은 각 국가에서 암모니아 목표 감축량을 실제로 달성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자료##

 

Martin Van Damme et al, Industrial and agricultural ammonia point sources exposed, Nature (2018). DOI: 10.1038/s41586-018-07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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