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팔(opal)'이란 보석은 10월의 탄생석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오팔은 그리스어의 오팔리오스(Opallios)에서 유래한 말로 '귀한 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오팔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모든 병마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오팔은 주로 퇴적암이나 화산암의 틈에서 산출됩니다. 함수규산염 광물인 오팔은 주요 구성 성분이 이산화규소이며, 수분 함량은 약 3~21% 정도 된다고 합니다. 오팔의 화려한 색은 이산화규소가 물 분자와 결합해 불규칙하게 배열되면서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이 아름다운 빛깔의 오팔은 95% 정도가 호주에서 생산됩니다.
그런데 호주의 오팔 필드(opal fields)에서 발견된 돌 안에서 오팔로 변한 화석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놀라운 것은,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지금까지 고생물학계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의 공룡 화석이라고 합니다.
오팔 속 새로운 공룡?
이 공룡은 'Weewarasaurus pobeni'라고 불리는데요. 이 이름은 오팔이 발견된 'Wee Warra'라는 오팔 필드의 이름과, 과학적 표본으로 사용하라고 오팔을 기증한 Mike Poben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습니다. John Pickrell이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팔로 변한 두 조각의 턱 뼈를 발견한 것은 Mike Poben이었습니다. 그는 이를 발견한 후 고생물학자인 Phil Bell에게 이 오팔을 넘기게 됐습니다. Bell은 "나는 Mike가 나에게 표본을 보여줬을 때 입을 다물 수 없었다"며 "너무 아름다워 흥분을 가라앉혀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공룡은 약 1억년 전 백악기에, 현재 오팔 광산이 있는 라이트닝 리지(Lightning Ridge) 지역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지역은 지금도 여전히 녹지가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라이트닝 리지(Lightning Ridge)는 호주에서도 유독 화석 산출이 많은 지역 중 하나인데요. 이 지역은 한 때 호주 대륙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에로망가 해(Eromanga Sea)라고 불리는 거대한 내륙해의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범람원이었습니다. 참고로 범람원은 하류 지역에서 하천의 범람으로 운반된 물질이 퇴적돼 형성되는 평탄한 지역을 말합니다. 한 때 그 지역을 가득 채웠던 고대의 생명체들은 종종 진흙 속에 보존됩니다.
발견된 오팔에서 복원된 유일한 화석 조각은 Weewarrasaurus 공룡의 아래턱이었는데요. 다행히도 턱에 붙은 치아는 손상되지 않은 채 보존돼 있었습니다.
이 화석만으로도 과학자들은 많은 것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이 공룡의 크기는 보통 크기의 개와 비슷했습니다. 호주의 뉴잉글랜드 대학교의 고생물학자인 Phil Bell은 화석의 치아와 턱 모양을 바탕으로 Weewarrasaurus 공룡이 두발로 걸을 수 있고 뒷다리가 발달한 조각류(Ornithopoda)에 속하며 풀을 뜯어먹는 초식동물인 점을 밝혔습니다. 참고로 이와 비슷한 조각류의 공룡에는 이구아노돈(Iguanodon)과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가 있습니다.
오팔 안의 화석, 어떻게 만들어지나?
1억 년 전 내륙의 바다가 사라지기 시작했을 때 라이트닝 리지에 있던 사암은 산도가 증가했습니다. 그러자 암석 안에 있던 이산화규소가 방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방출된 이산화규소는 움푹 파인 곳이나 구멍에 들어가 모였습니다. 이후 산도가 다시 낮아짐에 따라 이산화규소로 가득 차 있는 구멍들은 단단해지며 오팔로 변하게 됩니다. 그 결과 희미하게 무지개 색으로 변하는 고대 유적이 탄생하게 되는 겁니다. 오팔로 변한 화석은 이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번 발견 왜 중요한가?
Bell의 연구진이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호주는 무타부라사우루스(Muttaburrasaurus)와 같은 한두 종의 커다란 조각류 공룡의 서식지로 여겨져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크기가 작은 종이 더 많이 서식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라이트닝 리지에서 발견된 화석을 기반으로 생각해봤을 때, 무성한 초목 지대에서 작은 크기의 조각류 공룡이, 빅토리아주 남동부 지역에서는 또 다른 4종의 공룡이 번성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는 작은 초식동물들이 트라케라톱스(Triceratops)나 알라모사우루스(Alamosaurus) 같은 거대한 종들과 먹이를 두고 싸워야했던 미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입니다. 따라서 Weewarrasaurus와 같은 화석은 공룡의 생물 다양성이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어떻게 그 다양성이 생겨났는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PeerJ>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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