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상어를 오른손잡이 만든다?!
기후변화가 상어를 오른손잡이 만든다?!
  • 함예솔
  • 승인 2018.12.26 20:00
  • 조회수 1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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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과학자들은 상어의 알을 가지고 특별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상어 알을 23.6℃ 온도로 맞춘 물에 넣고 인공부화를 시도했다고 하는데요. 탱크 안 물 온도를 23.6℃로 설정한 이유는 이번 세기 말까지 기후변화가 이대로 계속될 경우, 바다의 온도가 23.6℃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난 오른손잡이야~"

 

해양온난화 진행되면 상어 오른손잡이되나? 출처: pixabay
해양온난화 진행되면 상어 오른손잡이 되나? 출처: pixabay

안타깝게도, 탱크에서 부화된 상어 중 절반은 몇 달 안에 죽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살아남은 나머지 상어들은 오른손잡이가 됐다고 합니다. 상어가 무슨 오른손잡이냐고요? 네, 물론 상어가 가진 것은 손이 아니고 지느러미죠. 그런데 <Nature>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상어의 지느러미는 인간의 팔과 다리를 형성하는 유전자와 동일하다고 밝혀진 바 있는데요. 이 연구에 따르면 상어는 오른손잡이라는 말이 무조건 틀렸다고 치부할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인간만 오른손잡이 있는 게 아냐

 

상어도 오른 손 잡이 있다! 출처: pixabay
상어도 오른손잡이 있다! 출처: pixabay

상어 말고도 신체의 어느 한쪽을 선호하는 동물 현상은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고 하는데요. 가령 <Animal Behaviour>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교 연구팀이 집안에 사는 수컷 고양이와 암컷 고양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암컷 고양이들은 주로 오른손잡이, 수컷 고양이는 왼손잡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실험 왜 한 거야?

 

시드니에 있는 맥쿼리대학교 생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전 연구를 통해 해양의 온도 상승이 물고기의 성장과 발달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요.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물고기의 행동에도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상어를 따뜻한 탱크에 넣고 기르게 된 것입니다.

 

상어 앞에 Y자형 통로를 놓아두고 상어가 한 방향으로 헤엄치는지 혹은 선호하는 방향이 따로 있는지 관찰했습니다. 즉 상어의 편측화(lateralization)된 행동을 관찰하고 싶었던 것이죠.

 

참고로 편측화란 대뇌의 좌반구와 우반구 중 어느 한쪽이 특정 기능을 자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경향성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해, 이는 자동적으로 행동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 동물이 좀 더 복잡한 인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에너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어류의 경우 이 편측화 덕분에 먹이를 찾거나 무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물고기는 기본적으로 특정한 방법으로 수영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 것이죠. 

 

편측화(lateralization)된 행동을 관찰하는 것은 곧 뇌의 기능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측화된 행동은 뇌 발달과 뇌의 기능에 대한 지표로써 사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의 조건 하에 상어가 노출될 경우 해양 생물에 어떤 영향을 보여주는지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로 볼 수 있겠습니다.

 

포트잭슨 상어(Port Jackson shark)의 알. 출처: Wikimedia Commons
포트잭슨 상어(Port Jackson shark)의 알. 출처: Wikimedia Commons

연구팀은 해양이 따뜻해지면 상어가 편측화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호주 동부해안에서 포트잭슨 상어(Port Jackson shark)의 알을 모았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해안의 주변 온도인 20.6℃에 맞춰진 탱크에서 12개의 알을 부화시켰고 나머지 12개의 알은 탱크의 온도를 점차 높여 이번 세기 말 도래하게 될 해양 온도인 23.6℃에 맞췄습니다. 이는 IPCC 특별조사단이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발표한 자료에 기초한 수치입니다.


온도를 높인 탱크에서 부화한 상어 중 5마리는 부화한 이후 한 달 안에 모두 죽었습니다. 연구팀은 남아있는 상어를 가지고 연구를 계속했는데요. 각각의 상어 앞에 한쪽 끝이 Y자 형태로 된 통로를 놓아뒀습니다. 그리고 그 통로 뒤에는 상어의 먹이를 놓아두었습니다. 상어들은 Y자 통로를 지나야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상어가 결정할 것은 단지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입니다. 

 

연구 결과, 온도가 높았던 탱크에서 부화한 상어들은 오른쪽으로 헤엄쳐 가는 경향성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20.6℃의 탱크에서 부화한 상어(대조군)들은 어느 쪽으로든 선호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른쪽으로 헤엄치는 오른손잡이 상어다~  출처: pixabay
오른쪽으로 헤엄치는 오른손잡이 상어다~ 출처: pixabay

연구팀은 온도가 높았던 탱크에서 부화한 상어들이 갑작스럽게 오른손잡이가 된 것은, 상어가 '심리적 지름길(mental shortcut)'로써 뇌의 편측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온도 상승은 상어의 발달 속도와 신진대사를 크게 증가시키게 되는데, 이러한 성장 및 생리학적 과정에는 에너지가 많이 든다고 합니다. 즉, 상어가 오른쪽으로 헤엄치는 편측화가 발생한 건 에너지 절약 메커니즘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온도가 높은 바다에서 태어나는 상어들은 현재 해양 온도에서 태어나는 상어에 비해 더 빨리 발달해야하며, 뇌도 더 작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상어는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 '항상 우회전 해야 한다'는 특정 행동에 대한 자동화가 이뤄지며 편측화된 행동을 보인다는 해석입니다. 그래야 에너지가 비교적 덜 들기 때문이라는 거죠.

 

 

##참고자료##


Vila Pouca, Catarina, et al. "Incubation under Climate Warming Affects Behavioral Lateralisation in Port Jackson Sharks." Symmetry 10.6 (2018):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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