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님들, 지난해 5월을 기억하시나요. 늦은 봄이었지만 대한민국은 한여름처럼 달궈졌습니다. 평균 기온은 18.7℃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죠. 5월 29일에는 밀양이 무려 36.6℃까지 오르며 5월 기온으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962년 5월 31일 대구에서 기록했던 36.6℃ 기록과 동률이었죠.
지난해 여름은 평년보다 8일 정도 일찍 시작됐고, 5월 말엔 경상도와 전라남도에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 특보가 발효되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 이른 더위가 최근 자주 찾아오는 것일까요?
포스텍 연구진과 옥스퍼드 대학의 기후모델링 연구진이 이런 이상 고온 시스템의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연구 결과 지난해 5월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이상고온의 원인은 '인간' 때문이었습니다.
연구팀은 방대한 고해상도 지역기후모델(RCM)과 전지구기후모델(GCM) 모의 자료를 이용해 인간 활동이 포함된 경우와 포함되지 않은 경우의 기상 이변 발생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한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이상 고온과 빨라진 여름은 온실가스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폭염이나 기상이변은 식탁 물가를 비롯한 경제, 여가 활동, 보건 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많은 과학자는 기상 이변의 원인을 알고자 노력했죠.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오염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은 했지만 고해상도 기후모델을 이용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민승기 포스텍 교수는 "온실가스 증가로 한반도에서 여름의 시작일이 빨라졌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지속됨에 따라 때 이른 봄철 폭염이 좀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국기상학회보>에 소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