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 '집단지성'보다 '소수독점' 경향↑
위키백과 '집단지성'보다 '소수독점' 경향↑
  • 문현식
  • 승인 2018.12.22 03:55
  • 조회수 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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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기존 온라인 투표는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품습니다. 출처: fotolia
댓글 조작 하지 좀 말자. 출처: fotolia

요즘 댓글이나 여론을 조작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소수가 다수의 여론을 독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환경은 이와 같은 여론 조작에서 취약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경남과학기술대, KAIST 연구진과 함께 집단지성 형성 과정의 규칙성을 밝혀냈다고 밝혔습니다. 집단지성은 하나의 개체가 아닌 여러 개체들이 협력과 경쟁을 통하여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과 결과를 의미합니다. 연구진은 또 이를 바탕으로 모든 집단지성에서 지속적으로 소수가 기여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지식의 독점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습니다.

 

복잡계 방법론 적용

 

최근 인공지능·빅데이터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인간 지성의 형성 과정을 데이터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워낙 데이터가 방대해서 분석이 쉽지는 않죠.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는 복잡한 데이터에서 규칙성을 찾기 위해 복잡계(complex systems) 방법론을 도입해서 대규모 집단지성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위키백과, 논문, 특허 모두에서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질수록 소수 저자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현상을 관측했다. 출처: KISTI
위키백과, 논문, 특허 모두에서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질수록 소수 저자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현상을 관측했다. 출처: KISTI

연구팀은 먼저 273개 언어로 쓰인 863개 위키미디어 프로젝트 각각의 변화 양상을 분석했습니다. 위키미디어 백과사전은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해 지식을 일구는 집단지성의 장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위키미디어에 기여하는 신규 참가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겁니다.

 

소수 독점의 영향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질수록 소수 저자의 영향력이 강해졌다. 출처: KISTI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질수록 소수 저자의 영향력이 강해졌다. 출처: KISTI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독점의 영향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위키미디어에 기여하는 사람들의 기여도를 정량화해서 불평등 지수(Gini index)를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지식이 축적될수록 지식 생성의 불평등 지수가 높아졌으며, 소수의 독점적 영향력이 증가해 기여자의 행동을 대부분 지배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독점 집단은 집단지성 생성 초기에 나타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독점적 영향력을 미치며, 신규 기여자가 이런 독점 계층에 진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맹점도 연구진은 밝혀냈습니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후유증 중 하나는 의사소통 장애다. 출처: pixabay
소수가 독점하는 사이버 세상?! 출처: pixabay

논문과 특허를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독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논문과 특허가 많이 발표된 국가들일수록 소수 연구자에 더 의존한다는 의미입니다. 신규 참여가 더 쉽다고 알려진 인터넷 백과사전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것으로 알려진 논문과 특허에 비해서 더 독점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역설적 현상 역시 이번 연구진이 발견한 성과로 꼽힙니다. 

 

KISTI 윤진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간 지성과 여론 형성 과정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던 연구"라며 "대부분의 정보가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상황에서 소수의 독점을 줄이려면 새로운 참여자들의 적극적 활동을 지원하고 독과점을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습니다.
 

▶3줄 요약

-국내 공동 연구진, 집단지성 형성 과정 규칙성 밝혀
-집단지성서 소수가 기여하는 영향력 점증
-논문·특허도 독점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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