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혈액원의 혈액 보유량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는 뉴스를 가끔 접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는 매년 동절기만 되면 혈액 부족 사태를 겪는다고 해요. 대형병원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지역의 중소병원들은 수혈을 위한 혈액 수급에 애를 먹곤 합니다.
겨울철 혈액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이유는 영하권의 계절적 요인과 중·고교의 방학으로 인한 학생 단체헌혈 감소가 배경이라고 합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헌혈 비율은 △10대 36.3% △20대 42.3% 등으로 10대와 20대가 헌혈의 78.6%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혈이 남발된다?
그런데 학술지 <네이처> 2015년 4월 2일자에 수혈과 관련된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습니다. 바로 수혈이 남발되고 있다는 건데요. 이러한 수혈의 남발은 환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내용까지 나왔죠.
또 남발되는 수혈 처방의 문제를 바로잡고자 병원에서 수혈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용한 결과 수혈 처방을 크게 줄였다고 합니다. 줄어든 수혈 횟수는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였는데요. 공교롭게도 수혈이 줄자 환자의 '사망률'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병원은 2010년 수혈 여부를 결정할 때 의사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가지 사항을 체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수혈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건데요. 해당 시스템 도입 이후 2013년에는 수혈 처방이 24% 떨어졌습니다.
수혈 처방 건수가 줄어들자 수혈을 받은 입원환자의 평균 입원 일수가 10.1일에서 6.2일로 줄었습니다. 또 수혈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도 5.5%에서 3.3%로 떨어졌어요.
수혈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볼 수 없어
미국 스탠퍼드대 의학센터 로렌스 팀 구드너프 교수는 수혈을 제한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구드너프 교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산소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수혈에 늘 잠재적인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의료진이 수혈 과정을 거듭해서 살펴도 예기치 못한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우선 감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포함된 혈액은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타인에게 수혈되지 못하는데요. 그럼에도 검사로 걸러내지 못하는 바이러스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것이죠.
그 외에 수혈로 야기되는 면역반응이나 의료진의 행정 착오 내지 실수로 잘못된 혈액을 투여할 가능성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수혈 처방 전 수혈의 필요성에 대해 한 번쯤 더 생각해본다면 혈액이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역 중소병원들은 정말로 혈액이 부족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가 많기 때문에 딱 잘라 좋다 나쁘다 이야기하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합니다.
##참고자료##
강석기, <티타임 사이언스>, MID,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