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이 조기 발병하는 경우는 환경적 요인보다 유전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또 남성보다 여성의 경우 위암이 조기에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11명의 국내 연구진은 '조기발병 위암'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조기발병 위암은 40대나 그 이전에 위암이 발병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조기발병 위암은 작은 크기의 종양이 군데군데 퍼져있는 형태라 발견이 쉽지 않고 전이가 빨라 치료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위암의 발병 요인을 밝히기 위해 80명의 조기발병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5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환자들의 암조직과 정상조직 비교해 유전자 서열의 차이를 분석한 것입니다.
연구진이 유전자 서열의 차이를 비교해보니, 위암이 조기 발병한 사람은 7,000여 개의 변이 유전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중에서 CDH1, ARID1A, RHOA이라고 부르는 3개 유전자가 조기위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연구성과는 조기발병 위암의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초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보입니다. 연구진이 조기발병 위암 환자를 유전자에 따라 유형별로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같은 조기발병 위암 환자라도 서로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위암 환자 중 15%는 45세 이하의 젊은 환자입니다. 이는 위암 환자를 나이로 따져보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황대희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는 "한국처럼 매운 음식을 즐기는 국가에서 위암 환자가 많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조기에 위암이 발병할 비율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캔서셀(Cancer Cell)>에 게재됐습니다.